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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민주화 맡은 김종인, 최근 애독서는 재벌해체 소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6면

“이 괘씸한 것들을 모두 쳐버리고 완전히 판을 바꿀까? 왜, 내가 그렇게 못할 것 같은가?”

 지난 5월 21일에 발간된 재벌을 비판하는 소설 『이정구, 벌족의 미래』 중 한 대목이다. 김종인 새누리당 국민행복추진위원회 위원장이 최근 이 책을 “흥미롭게 읽었다”며 책 내용을 자주 인용하고 있다. 소설의 주인공인 삼현그룹 이정구(李鄭具) 회장은 삼성그룹의 이씨, 현대그룹의 정씨, LG그룹의 구씨 등 국내 3대 기업 오너의 성(姓)을 따서 만든 이름이다. 소설에서 삼현그룹은 비자금 축적, 편법증여, 경영권 3대 세습 등으로 여론의 지탄을 받는 당대 최대 재벌그룹으로 그려진다. 지은이는 노무현 정부에서 국무조정실장(장관급)을 지낸 경제관료 출신의 이영탁 세계미래포럼 이사장이다.

 박 후보 진영의 핵심 인사로 부상한 김 위원장의 최근 발언은 소설의 시각과 비슷하다. 그는 사석에서 “양극화를 해결하지 못하면 과거 촛불시위와 같은 것이 일어나게 되고 결국 (재벌이) 휘청거리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다른 자리에선 “이렇게 심각한 양극화가 계속된다면 ‘월가를 점령하라’(Occupy Wall Street)와 같은 시위가 서울 강남의 삼성 본관 앞에서 벌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누가 장담할 수 있겠느냐”고 했 다. 그래서 향후 강도 높은 재벌개혁 정책이 나올 것이란 분석이 제기된다.

이소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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