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시민 "난 끝나가는 사람, 안철수·문재인…"

중앙일보

입력 2012.08.31 02:04

업데이트 2012.08.31 0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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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통합진보당 유시민 전 공동대표가 ‘안철수’를 고리로 한 야권의 정계개편 시나리오를 거론했다. 민주통합당과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 그리고 통합진보당 내 ‘유심조(유시민·심상정·조준호)’그룹이 연대하는 그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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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 전 대표는 30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과거 노풍(盧風·노무현 바람)은 ‘중형급’ 정도였지만 순간 풍속이 셌던 것”이라며 “반면 안철수 바람은 주류(主流) 중의 주류로, 반경이 큰 대형 태풍”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안철수 바람은 순간 풍속은 세지 않지만 지속적으로 불 것”이라고 했다. 안철수 원장의 성향까지 언급했다. 유 전 대표는 “안 원장은 자유주의 좌파라기보다는 새누리당과 민주당의 중간쯤에 있는 사람”이라며 “(보수냐 진보냐 하는) 노선을 넘어서는 문화적인 면모를 갖추고 있어 지지층이 넓다”고 분석했다. 그래서 “민주당과 새누리당, 진보 유권자를 끌어오는 그런 양상”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안철수 원장이 결국엔 민주당에 입당해 민주당 후보와 단일화할 것으로 봤다. “민주당과 결합하지 않고는 대통령 되기도 어렵고, 되더라도 국정운영을 할 수 없다. 정당 밖에 있기 때문에 인기가 있는 점도 있지만 실제로 대통령이 됐을 때 뭘 할 수 있을 것인지를 감안하면 민주당 외의 기반이 없다”는 주장이다.

 안 원장을 중심으로 하는 ‘제3세력’이 탄생할 가능성에 대해선 “그런 게 만들어지면, 날씨 보고 맑으면 나가고, 비오면 안 나가는 사람들만 모인다. 그런 사람들로 정치세력을 형성할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내가 거기에 갈 이유는 없다”고도 했다. 민주당에선 문재인 후보가 결국 대통령 후보가 될 것으로 조심스럽게 예상했다. 그는 “안철수와 문재인의 관계가 결국 정권교체의 결정적인 변수가 될 것”이라며 “두 분 중 한 분이 (범야권의 대통령 후보를) 하면 될 것 같다”고 했다. 29일 라디오 인터뷰에선 “안철수 원장이 민주당 후보가 되는 것도 좋은 일이라고 본다”고까지 언급했다. 이와 관련, 민주통합당에선 문재인 후보와 안 원장의 멘토로 불리던 법륜 스님이 제주 경선 시작 하루 전인 24일 조찬 회동을 한 걸 주목하고 있다.

 그럴 경우 통합진보당의 ‘유심조’ 그룹이 참여할 수 있을 것임을 시사하는 발언을 했다. 그는 전날 라디오 방송에서 “통합진보당은 어차피 (같이 가기) 어렵게 되었지만, 그 와중에라도 정권교체가 이루어질 수 있게끔, 저희가 할 도리를 해야 한다”며 “안철수 원장이나 이런 분들과도 힘을 합치고, 그렇게 하다 보면 잘될 수 있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안철수+문재인+유시민’ 연합이란 ‘신(新)야권연대’ 가능성을 열어놓은 셈이다.

 다만 통합진보당이 쪼개질 경우 자신을 비롯한 이탈세력이 민주당에 입당하는 방식엔 부정적 반응을 보였다. “현실적으로 어렵다”면서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R&R의 배종찬 본부장은 “안 원장과 민주당 후보가 단일화해서 범야권 후보가 되면 통합진보당 진보세력이 이를 지지하면서 야권의 정계개편이 이뤄질 수도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이 경우 정치적으로 고립돼 있는 유 전 대표가 연대의 한 축을 이끌면서 정치적 공간을 확보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유 전 대표는 몸을 낮추고 있는 상태다. 그는 “나야 사업이 잘 안 된 사람이고, 다 끝나가는 사람”이라며 “민주당 후보와 안 원장, 두 사람의 행보에 달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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