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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함보다 한수 위 … 1조3000억짜리 ‘신의 방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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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새 이지스(Aegis) 구축함(7600t) ‘서애류성룡함’이 31일 해군에 인도된다. 세종대왕함(2007년), 율곡이이함(2008년)에 이어 세 번째 이지스함이다.

 해군은 이로써 해상 기동부대의 전략적 운용 능력이 한층 강화됐다고 설명했다. 지금까지 북한의 미사일 발사나 해외 훈련이 있을 경우 이지스함이 동원되다 보니 전력에 공백이 생기는 경우가 있었다. 하지만 이지스함 3척을 운용하게 되면 그 공백을 메울 수 있다.

우리나라 세 번째 이지스 구축함인 ‘서애류성룡함’이 31일 해군에 인도된다. 사진은 시험운항 중인 류성룡함. [사진 방위사업청][그래픽크게보기]

 서애류성룡함은 2009년 9월 현대중공업에서 건조를 시작해 해군의 평가와 국방기술품질원의 품질검사를 거쳤다. 다음 달 3일 진수식 후 9개월간의 전력화 과정을 거쳐 내년 중반 실전에 배치된다. 서애류성룡함은 해상 기동부대의 지휘함 역할뿐 아니라 SPY-1D 레이더와 각종 미사일, 기관포로 중무장해 강력한 대공 능력도 보유하고 있다. 360도를 감시하는 이지스 레이더는 1000㎞ 떨어진 1000여 개의 대공 표적을 동시에 탐지·추적하고, 이 가운데 20여 개를 동시에 공격할 수 있다. 광역 대공방어와 지상작전 지원, 유도탄 자동추적 능력도 보유해 역대 최고 성능을 가진 이지스함으로 평가받는다.

 이미 지난 4월 이지스 1번함인 세종대왕함이 평안북도 철산반도에서 발사된 북한의 미사일을 서해상에서 최초로 탐지하는 등 뛰어난 성능을 입증한 바 있다. 서애류성룡함은 그보다 한 단계 위의 전력을 보유하고 있다는 게 해군의 설명이다. 이지스함 함장은 해군 대령이 맡는다. 해군은 미국 등에서 이지스 전투체계에 대한 연수를 받은 사람에 한해 이지스함 함장에 임명해 왔다.

 함정 건조비용과 탑재한 무기를 합한 총 건조비는 1조3000여억원에 달한다. 한 해 국방예산의 약 4%에 달하며, 기업가치와 비교하면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창립한 안랩의 시가총액보다 1000억원쯤 비싸다.

 우리 해군의 주력인 충무공이순신함급(4800t) 구축함의 건조비는 약 5000억원이다. 일반 구축함 건조엔 무기 비용을 포함해 t당 평균 1억원가량이 소요되지만, 이지스함은 고가 첨단 장비 때문에 이의 2배가량 들어간다.

 이지스의 어원은 그리스 신화의 제우스 신의 방패에서 유래한다. 1969년 미국 해군이 신형 미사일 개발에 착수하며 최초로 사용한 이후 입체적인 공수(攻守) 전투체계를 탑재한 전투함을 이지스함으로 부르기 시작했다. 일본은 현재 6척의 이지스 구축함을 보유하고 있으며 2척을 추가로 건조 중이다.

 이에 따라 최근 군 안팎에선 모두 6~8척의 이지스함을 확보해 전략기동함대를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국회는 지난해 방위사업청을 통해 해군력 강화사업에 관한 연구용역을 발주했으며, 최근 이어도와 독도 전단을 만들어야 한다는 결과를 보고받고 대책을 마련 중이다.

◆서애 류성룡(西厓 柳成龍)=임진왜란 당시 영의정이자 전시 최고 군직이던 도체찰사(都體察使)를 맡아 군사업무를 총괄했다. 이순신 장군의 중용을 상신하고 훈련도감을 설치하는 등 전략가로 활동했다. 『징비록』에선 유비무환 정신으로 외세의 침략에 대비해야 한다고 주장했으며, 전투형 군대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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