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서 1년, 미국서 3년 공부하는 ‘1+3 미국 유학’서 새 길 찾은 3인

중앙일보

입력 2012.08.30 03:11

업데이트 2012.08.30 0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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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면

16일부터 2013학년도 대입 수시 원서접수가 시작됐다. 수험생들은 대학 진학에 대한 기대로 하루하루를 보내지만, 그들의 마음속 한 켠엔 대학 불합격에 대한 불안감이 공존한다. 수험생들이 이 시기에 자주 듣는 “인내는 쓰고 열매는 달다”는 말도 수험생활의 고통과 두려움을 극복해야만 합격의 기쁨을 누릴 수 있다는 메시지다. 합격증을 받는 그날까지 최선을 다해야 하는 건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한 번의 대학 진학 실패가 인생의 실패를 의미하는 건 아니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시야를 조금만 넓히면 새로운 도전의 기회는 얼마든지 있다.

글=전민희 기자
사진=장진영 기자

대학 진학에 실패했던 김형기·우유진·조영재(왼쪽부터)씨는 ‘1+3 해외학위과정’을 통해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다

김형기(20)씨=김씨는 얼마 전 TV에서 1차 수시원서 접수 기간이라는 뉴스를 접하고는 지난날 힘들었던 기억을 떠올렸다. 그는 2년 전 대학 진학에 실패한 경험이 있다. 국내 대학에 진학해 경영학을 전공하겠다는 꿈을 꿨지만, 고3 때 치른 수능은 그의 발목을 잡았다. 이듬해 기숙학원에서 ‘합격’의 그날을 위해 칼을 갈았지만, 두 번째 도전 역시 실패로 돌아갔다.

 일주일 동안 집 밖에 나가지도 않았다. 하루하루를 견디는 게 힘들었다. 삼수를 하는 수밖에는 방법이 없었다. 하지만 ‘다시 공부한다고 합격할 수 있을까’ 두려움이 앞섰다. 그러던 중 동국대 전산원의 ‘1+3 해외학위과정’을 알게 됐다. 1년 동안 국내에 머물며 토플 준비와 해외 대학 교양수업 수강을 통해 미국 유학 준비를 한 뒤 3년은 미국 발도스타 주립대(Valdosta State University)에 진학해 학업을 이어가는 유학 프로그램이었다. 국내에서도 미국 대학이 인정하는 커리큘럼으로 수업이 진행되기 때문에 별도의 시험을 치르지 않고 2학년으로 진학이 가능하다. “수능 성적과 학교 내신 점수가 큰 비중을 차지하지 않아 저같이 중위권 성적대 학생에겐 대학 진학을 실현하는 확실한 길이었습니다.” 그는 3월부터 국내에서 발도스타 주립대의 교양수업을 들으며 본격적인 유학준비를 해나가고 있다. 새로운 도전에 나선 그는 요즘 하루하루가 즐겁다. “유학 가서 공부하는 제 모습을 상상하기만 해도 엔도르핀이 솟아요. 지난 2년의 위기를 반드시 기회로 만들겁니다.”

우유진(19)씨=우씨는 어려서부터 해외 유학을 꿈꿨다. 그에겐 ‘국제기구에서 일하고 싶다’는 꿈이 있었다. 하지만 수능성적은 그의 1차 목표였던 ‘국내대학 국제학부 진학’을 막았다. 그러던 중 SAT를 치르지 않아도 해외유학을 떠날 수 있는 ‘1+3 해외학위과정’에 대해 알게 됐다. 국내에서 토플 준비뿐 아니라 해외에 유학 가서 적응하는 데 도움이 되는 다양한 수업이 진행된다는 점에 끌렸다. 그는 1~2월 국내에서 진행된 토플특강을 들었다. ‘1+3 해외학위과정’에 진학하기 위해선 iBT(internet-Based TOEFL) 69점을 넘어야 했다. 그는 자신의 약점이었던 비판적 읽기 부분을 집중적으로 학습했다. 결국 비판적 독해 점수가 10점에서 20점으로 껑충 뛰었고, 5개월 만에 iBT점수를 72점으로 끌어올렸다.

 우씨가 지난 1학기 받은 학점평점은 4.41이다. 한 과목을 제외하고는 모두 A+이었다. 그가 학업에 재미를 들일 수 있었던 건 ‘디베이트’와 ‘아카데믹 잉글리시’ 수업의 도움이 컸다. “다른 사람 앞에서 영어로 발표를 한다는 게 처음엔 큰 부담이었어요. 하지만 주당 3시간의 ‘디베이트’ 수업을 통해 토론연습을 하니 자연스레 영어실력이 향상되면서 자신감을 얻게 됐죠.”  ‘아카데믹 잉글리시’ 수업을 통해선 미국 대학의 수업방식에 대해 배울 수 있었다. “해외 유학은 영어 실력보다 적응력이 더 중요하다고 들었어요. 실제 수업방식을 따라가면서 해외에서 어떤 식으로 공부해나가야 하는지를 익혔습니다. 하루 빨리 미국에 나가 세계 여러 나라 친구들과 경쟁하고 싶어요.”

조영재(20)씨=고교 시절 꿈이 없어 공부와는 거리가 멀었던 조씨가 국내대학에 진학하지 못한 건 어찌 보면 당연한 결과였다. ‘1+3 해외학위과정’에 도전한 뒤 그가 가장 먼저 넘어야 할 산은 토플 점수였다. ‘모 아니면 도’라는 각오로 토플 준비에 매달렸다.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이어지는 수업 시간이 끝나면 같은 반 친구들 4명과 도서관에 모여서 공부를 했다. 실전모의고사 교재를 구입해 시간을 정해놓고 풀었다. 서로 틀린 문제를 공유하며 ‘왜 틀렸는지’를 분석했다. 노력은 결과물로 이어졌다. 6개월이 지나자 처음 치른 iBT에서 33점을 받았던 그의 점수는 87점으로 수직 상승했다. 그가 얻은 건 토플 점수만이 아니다. “이번 일을 계기로 ‘노력하면 이룰 수 있다’는 교훈을 얻었습니다. 고교 때까지 ‘난 뭘 해도 안돼’라고 생각하며 안주했다면, 이제는 ‘할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가득 차 있죠.”

 유학에 대한 궁금증은 교수들과 현지 선배들이 해결해 주고 있다. 6월에는 발도스타 주립대 재학생 4명이 국내에 들어와 ‘1+3 해외학위과정’ 준비생들을 위해 유학생활과 진로에 대한 다양한 얘기를 들려줬다. 이런 과정을 통해 조씨도 꿈을 찾았다. 3D 같은 입체영상에 관심이 많던 그는 졸업 후 구글에 입사하겠다는 진로계획을 세웠다. 대학원에 진학해 컴퓨터 공학·과학 분야를 심도 있게 연구하고 싶단다. “시계로 보는 영화 같은 걸 개발하는 게 꿈입니다. 앞으로 갈 길이 많이 남았죠. 하지만 반드시 목표한 바를 이루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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