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영역별로 5권, 3번씩 반복 풀이 … 3·2·4등급서 수능 땐 2·1·1 껑충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05면

꼭 이루고 싶다는 꿈이 없었다. 성적을 올려 좋은 대학에 합격하겠다는 욕심도 적었다. 성적에 맞춰 집(경남 창원) 근처 국립대에 갈 생각이었다. 박민정(18·성균관대 교육학과 1)씨가 고2 말까지 그랬다. 공부할 의욕이 없으니 수업시간에 졸리면 잤다. 야간 자율학습 시간에도 딴짓을 하기 일쑤였다. 시험 기간이 되면 이틀 전에야 교과서를 폈다.

박민정씨는 외국어 영역 수능연계 EBS교재 5권을 3번 반복 학습해 5개월 만에 50점이 올랐다.

 고2 겨울방학이었다. 우연히 성균관대 소개 책자에서 본 고시반이 박씨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어렴풋이 공무원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었기 때문이다. ‘여기다. 성균관대에 합격해 고시반에 들어가 공부를 해야겠다. 그리고 교육청에서 일해야지.’ 그는 ‘5급 교육공무원’이란 꿈을 가슴에 품었다. “창원이란 지역이 좋아요. 그곳에서 살고 싶어요. 막내 동생이 어려 창원 지역의 교육이 발전했으면 좋겠어요.” 박씨는 당장 성균관대 수능 영역별 등급컷을 알아봤다. 정시에서 모두 1등급을 받아야 희망이 보였다. 당시 그의 성적은 언어·수리·외국어 영역 3, 2, 4등급이었다. 원점수가 280점(450점 만점) 정도였다.

외국어 교재 표지 안 쪽까지 단어 적어 공부

가장 큰 문제는 외국어 영역이었다. 50점 이상이 나오지 않았다. 모르는 단어가 많아 독해가 제대로 되지 않았다. 안 되겠다 싶어 박씨는 수능 연계 EBS교재(이하 연계교재)를 모두 외우기로 결심했다. 수능 문제가 EBS교재에서 70% 이상 연계된다고 하니 교재만 외워도 70점대는 되겠다 싶었다. 실력이 쌓이면 90점대도 노려볼 만하다고 판단했다.

박씨는 외국어 영역 연계교재 5권을 구입했다. 처음에는 문제를 풀고 답지로 정답만 체크했다. 모르는 단어가 있으면 교재에 체크를 한 후 교재 표지 안쪽 빈 공간에 빼곡히 적었다. 전자사전으로 발음까지 꼼꼼히 확인했더니 듣기 공부를 따로 할 필요가 없었다. 그런 뒤 다시 지문을 읽었다. 이번에는 해설지를 보지 않고 스스로 독해가 될 때까지 매달렸다.

처음에는 1개의 지문을 소화하는데 20~40분 정도 걸렸다. 마음이 급해져 풀이 시간을 재기 시작했다. 점점 속도가 붙어 4시간 동안 40개의 지문을 독해하고 반복까지 할 수 있었다. 박씨는 지금 다시 하라고 하면 못한다며 웃었다. 어려운 지문만 체크해 수능 직전에 다시 풀었다. 6개월 후 수능에서 외국어 영역 1등급이 나왔다.

언어, 매일 EBS교재 50페이지씩 풀어

언어 영역도 연계교재 5권을 매일 50쪽씩 풀었다. 틀린 문제는 왜 틀렸는지 따로 정리했다. 문제 풀이 방법도 바꿨다. 그는 “내용이 기억 나지 않아 다시 읽더라도 지문을 처음부터 끝까지 읽고 문제를 풀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문을 먼저 읽으면 글의 구성이나 내용을 대략 알 수 있기 때문이다. 비문학·문학 모두 ▶지문 읽고 문제 읽기 ▶문항 5개 전부 확인하기 ▶헷갈리면 다시 지문의 그 부분만 읽기의 순서로 문제를 풀었다. 고2까지 3등급에 머물렀던 점수가 9월 모의고사까지 줄곧 100점이 나왔다. 수능에서는 1점 차로 2등급을 받았다.

다른 과목에 비해 상대적으로 자신 있던 수리 영역마저 3학년 첫 학기에 40점대가 나왔다. 역시 연계교재 4권을 한 달에 한 권씩 두 번 반복했다. 답지를 보지 않고 개념을 대입해 답을 찾았다. 모르거나 실수로 틀린 것을 체크해 다시 풀고, 수능 직전에는 오래 걸리는 문제, 못 푼 문제, 혼동되는 문제만 풀었다. 실전에서는 30문제를 1시간 안에 모두 풀고 1번부터 다시 확인한 후 나머지 시간에는 풀지 못한 한두 문제에 매달렸다. 수리 영역 역시 1등급이 나왔다.

  연계 교재를 반복해서 본 후 박씨는 1년 후 2, 1, 1등급 427점(450점 만점)을 받았다. “연계교재만 모두 외운다는 생각으로 반복해 공부하면 수능에서 비슷한 지문이 나왔을 때 풀이 시간을 줄일 수 있어요. 아는 문제라 자신감도 생기죠. 특히 외국어는 연계교재로 듣기·어휘·문법·독해가 다 해결됩니다.” 체험에서 우러난 박씨의 조언이다.

글=박정현 기자
사진=김경록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