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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3연승 상승기류 … 손학규·김두관 2위 다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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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민주통합당 대선 강원도 순회경선이 28일 오후 원주 인터불고호텔에서 열렸다. 문재인 후보(오른쪽)가 손을 들어 지지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왼쪽은 손학규 후보. [원주=김형수 기자]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가 28일 강원도 순회경선에서 또 1위에 올랐다. 누적 순위로도 수위를 굳혔다.

이날 원주시 인터불고호텔 컨벤션홀에서 열린 경선 결과 문 후보는 2837표(45.8%)로, 초반 3연전에서 누적 득표율 50%를 웃도는 1위(1만9811표·55.34%)를 이어갔다. 손학규 후보에게 ‘정신적 고향’이라는 강원도에서 승리했다는 의미도 있다. 손 후보는 한때 2년간 춘천에 칩거하면서 닭을 키우는 촌부 생활을 한 적이 있다. 이를 바탕으로 손 후보 측은 이곳에서 역전을 기대했었다.

 손 후보는 그러나 2328표(37.63%)를 얻으며 경선 후 처음으로 문 후보의 득표율을 50% 미만으로 떨어뜨리는 데 만족해야 했다. 민주통합당은 1위 후보가 과반을 획득하지 못할 경우 2위 후보와 결선을 치르도록 정했다. 손 후보 측 김유정 대변인은 “아쉬움이 크지만 선전했고, 역전의 발판을 마련했다”며 “충북에서 확실한 승리의 기틀을 다지겠다”고 말했다.

 경선은 파행 이틀 만에 재개됐지만 문 후보와 다른 세 후보 사이 감정의 골은 깊어지는 양상이다. 네 후보의 다자대결이 아니라 문재인 대 비(非)문재인의 양자대결 구도가 더 뚜렷해졌다. 문 후보는 정견발표를 통해 “경선 차질로 걱정과 실망이 크셨을 텐데 경선이 정상화돼 다행”이라며 “자신보다 당과 국민을 더 생각해주신 후보님들께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민주당 경선이 더 이상 국민을 걱정시켜선 안 된다. 경선이 신뢰를 잃는다면 누가 후보가 돼도 정권교체가 어렵다”며 “우리가 싸울 상대는 당 밖에 있다. 우리끼리 상처 내고 분열할 일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다음 연설자로 나선 김두관 후보는 계속 불공정 경선을 거론했다. 그는 “제주도 선거인단 중 1만3000여 명이 본인이 직접 선거인단에 가입해놓고도 불참한 것으로 처리됐다”며 “상식적으로 이해가 안 되는 이런 일이 어떻게 가능한 것인지 반드시 밝혀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문 후보 측 지지자들이 “600명 나왔는데, 거짓말 마라”며 야유했고, 김 후보 측 지지자들은 “조용히 하라”고 맞서 소란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어 정세균 후보는 “축제와 감동이 돼야 할 경선이, 어떤 선거보다 신뢰받고 투명해야 할 경선이 그렇게 되지 못했다”며 “정세균이 진정한 승리와 감동을 주는 예측불허의 경선, 힘 있는 경선, 정권 탈환의 축제가 되도록 할 것”이라고 했다. 손 후보는 성경을 인용하며 문 후보와 당 지도부를 동시에 겨냥했다. 그는 “악을 행하는 자들 때문에 불평하지 말며 불의를 행하는 자들을 시기하지 말지어다”로 시작하는 구절을 낭송한 데 이어 “제가 드리고 싶은 말씀이 무엇인지 알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이제 나침반 매고 온 초보 선장’ ‘갑자기 나온 사람’은 안 된다”며 ‘문재인 불가론’도 강조했다.

원주=류정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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