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한 손으로 이긴 남자’ 김재범 … 목표는 브라질, 수술은 은퇴 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28면

금메달을 깨물어 보이는 김재범. [중앙포토]

“유도를 그만두고 일반인이 되면 그때 수술받겠다.”

 런던 올림픽 남자유도 81kg급 금메달리스트 김재범(27·한국마사회)의 별명은 ‘한판승의 사나이’가 아닌 ‘한팔승의 사나이’다. 그는 왼쪽 어깨 물렁뼈와 왼쪽 무릎 연골판이 찢어진 상태로 올림픽에 출전했다. 왼쪽 팔꿈치 외측 인대 80% 이상이 손상됐고, 왼쪽 네 번째 손가락은 인대가 끊어진 상태였다. 최저 장애 6등급은 나오는 ‘고장난 몸’이었지만 그는 투혼을 발휘해 금빛 메치기에 성공했다.

  런던 올림픽이 끝난 지 보름 정도 지났다. 하지만 김재범은 수술 계획을 무기한 연기했다.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을 위해서다. 지난 27일 서울 잠실 롯데호텔에서 열린 ‘런던 올림픽 유도 국가대표 선수단 환영의 밤’ 행사에서 만난 김재범은 “수술 계획은 없다. 한 군데를 손대면 다 손대야 한다. 유도를 그만두고 일반인이 되면 그때 수술을 받겠다”고 말했다. 그는 “내가 살아온 길이 유도다. 금메달 땄다고 유도를 그만두면 인생의 무언가를 잃어버린 느낌이 들 것 같다. 목표는 브라질까지 가는 것이다”고 분명한 입장을 밝혔다.

  “죽기살기 아닌 죽기로 했다”는 김재범의 런던 올림픽 우승 소감은 유행처럼 번졌다. 홍명보 올림픽축구대표팀 감독과 김기태 프로야구 LG 감독, 황선홍 프로축구 포항 감독 등이 선수들에게 김재범의 명언을 들려줬다. 김재범은 “지난해 말 어깨 탈골로 대회를 중도 포기했을 때 생각해 낸 말이다”며 “금메달에 대한 절실함은 여전하지만 부담감은 분명 줄었다. 이젠 죽기살기보다는 즐기는 유도를 하겠다”고 다짐했다.

박린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