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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에서 ‘기’로 … 바뀌는 한국축구 아이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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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지난 25일 자신의 트위터에 스완지시티 유니폼을 들고 찍은 사진을 공개한 기성용. [기성용 트위터]

지(Ji)에서 기(Ki)로, 한국축구를 대표하는 아이콘이 넘어가고 있다.

 2002년 한·일 월드컵 이후 10년 동안 한국축구를 지배했던 아이콘은 ‘지(Ji)’라고 불린 박지성(31·퀸스파크레인저스)이다. 그러나 2011년 그가 A대표팀에서 은퇴하며 빈자리가 생겼다. 이 자리를 ‘기(Ki)’ 기성용(23·스완지시티)이 꿰찼다. 그는 2012년 런던 올림픽에서 한국축구 사상 첫 올림픽 메달을 따내는 데 중심 역할을 했다. 그리고 지난 25일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의 스완지시티로 이적했다. 스완지시티가 기성용의 전 소속팀 셀틱에 지불한 600만 파운드(약 107억원)는 한국 축구선수 사상 가장 비싼 이적료로 기록됐다.

 2000년대를 대표한 박지성은 신비주의로 자신을 숨겼다. EPL 1세대인 박지성은 수도승과 다름없는 생활을 하며 축구에만 집중했다. 자연스럽게 팬들과 소통은 미약했다. 당대를 함께했던 이영표(35·밴쿠버) 등 해외파 선수들도 미디어와 거리를 뒀다.

 그러나 2010년대를 대표하는 기성용은 다르다. 자신의 생각을 거침없고 솔직하게 털어놓는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며 팬과 소통한다. 셀틱으로 이적하기 전에도 KBS 이광용의 옐로카드 등에 출연하며 TV를 두려워하지 않았다. 그는 20일과 27일 방송된 SBS 힐링캠프에도 출연해 입담을 자랑했다.

 그동안 유럽에서 성공한 한국 선수들은 주로 측면에서 뛰었다. 박지성과 이영표는 체격이 크지 않아 중원에서 경쟁력이 떨어졌다. 대신 빠르고 성실한 플레이로 측면에서 활력을 불어넣었다. 박지성은 QPR로 이적하며 중앙 미드필더로 자리를 옮겼지만 PSV 에인트호번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는 주로 측면에서 활약했다. 그러나 기성용은 팀의 중심을 잡아주는 중원에서 뛴다. 1m86㎝인 그는 유럽 선수들과 몸싸움에서도 밀리지 않는 체격을 갖고 있다.

 이적 절차를 마무리하고 있는 기성용의 데뷔전은 9월 1일 오후 11시(한국시간) 선덜랜드와의 정규리그 3라운드가 될 가능성이 크다.

김민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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