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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음인은 삼계탕, 태음인은 설렁탕이 제격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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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5호 18면

어떤 사람은 더운 여름에도 뜨끈한 음식을 먹어야 힘이 난다 하고, 어떤 사람은 찬 음식이 몸에 맞는다고 말한다. 또 어떤 사람은 더워도 땀을 잘 흘리지 않는가 하면 어떤 사람은 조금만 더워도 땀이 비 오듯 한다. 왜 그런 차이가 나타나는 걸까. 바로 체질 때문이다. 한방의 사상의학에서는 사람의 체질에 따라 같은 환경에서도 다른 반응을 하고, 같은 음식을 먹어도 다른 효과가 난다고 말한다. 올여름같이 무더운 날씨에는 특히 체질에 따른 생활법과 보양법도 달리해야 한다. 강동경희대병원 사상체질과 황민우(사진) 교수에게 체질에 따른 건강관리법을 들어봤다.
 
-체질을 어떻게 나누나.
“체질(사상체질)에 따라 그 사람을 보호해주는 기운이 있다. 그것을 사상의학에서는 보명지주(保命之主)라 하는데, 그 사람의 건강상태를 유지시키는 중요한 기운을 뜻한다. 크게 따뜻한 기운, 찬 기운, 흩어지는 기운, 안으로 모으는 기운이 있다.따뜻한 기운(양난지기·陽煖之氣)이 몸을 보호하는 사람을 소음인, 찬 기운(음청지기·陰淸之氣)이 몸을 보호하는 사람을 소양인, 흩어지는 기운(호산지기·呼散之氣)이 몸을 보호한다면 태음인, 모으는 기운(흡취지기·吸聚之氣)이 보호해주면 태양인이라 한다.”

강동경희대병원 사상체질과 황민우 교수: 체질에 따른 건강법

-자신의 체질을 어떻게 아나.
“전문가가 아니면 정확히 판단하긴 어렵지만 대략적으로는 알 수 있다. 각 체질의 보명지주에 따른 증상·체형·얼굴생김새·목소리·치료에 대한 반응 등을 종합해 체질을 구분한다. 증상으로 보자면 소음인은 따뜻한 기운이 없어지면 몸이 차가워진다. 소화가 잘 안 되고 추위를 잘 탄다. 땀도 적고 체력이 쉽게 바닥나는 편이다. 배변습관도 불규칙해 변비나 설사를 자주한다.
소양인은 시원한 기운이 부족해지면 몸이 쉽게 뜨거워진다. 여름철 더위를 특히 많이 탄다. 조금만 더워도 얼굴이 달아오르고 수면·배뇨 장애가 온다. 장기가 쉽게 따뜻해져 소화기능은 원활하지만 허리·무릎 등 골관절 질환이 잘 생긴다.”

-태음인과 태양인은 어떤가.
“태음인의 보명지주는 ‘흩어지는 기운’이다. 건강상태가 안 좋으면 이 기운이 부족해져 속으로 기운이 몰린다. 신체 중심인 위와 장 쪽으로 기운이 몰리므로 소화기능은 좋다. 뭘 먹어도 거뜬히 소화한다. 하지만 배출하는 기운이 모자란다. 에너지를 잘 발산하지 못해 쉽게 살이 찐다. 순환장애로 몸이 붓고 저린 증상이 잦다. 호흡기·순환기 기능도 약하다.
태양인을 건강하게 하는 기운은 ‘모으는 기운’이다. 이 기운이 부족하면 다리 쪽에 기운이 빠지는 증상이 잘 생긴다. 헛구역질·구토가 빈번하고 땀·배변·배뇨 양이 적은 편이다. 불면증 등의 신경과민증도 잘 생긴다.”

-체형이나 얼굴 생김새, 성격과도 관련 있나.
“그렇다. 상체가 마르고 하체가 튼튼한 편이라면 소음인일 가능성이 높다. 얼굴도 동양적으로 유순하게 생긴 편이다. 성격도 차분하고 내성적이다. 소양인은 상체가 튼튼하고 하체가 약하다. 매사 적극적이고 호기심이 많은 성격이다. 태음인은 흔히 물 먹은 스펀지에 비유한다. 둥글둥글하게 생기고 목이 짧고 전신이 통통하다. 평소 과묵하며 의젓하지만 걱정이 많고 매사 조심스럽다. 태양인은 전체적으로 단단하게 생기고 아래보다는 상체가 좀 더 튼튼하다. 성품이 활달하고 추진력과 리더십이 뛰어나다. 하지만 주변에서 호응해 주지 않거나 하고 싶은 일을 못하면 쉽게 낙담하기도 한다.
증상·체형·성격 등으로 대략적인 체질을 알 수 있지만 치료 시엔 정확한 진단이 필수다. 사상의학을 전공한 한의사나 전문가에게 진단을 받아야 정확한 진료가 가능하다.”

-체질마다 보양식도 달라야 하는가.
“물론이다. 소음인은 몸을 데우는 음식을 먹어야 건강이 유지된다. 삼계탕·추어탕·장어구이가 몸을 따뜻하게 하는 대표 음식이다. 폭염 때 몸이 많이 상했다면 이들 음식을 먹어 보양하는 게 좋다. 하지만 칼로리가 높으므로 주의를 요한다. 활동이 많지 않은 소음인이라면 부추·감자 요리도 좋다. 소양인은 반대다. 시원한 기운이 있어야 오히려 몸이 보양된다.
삼계탕 대신 오리고기나 돼지고기가 좋다. 열을 돋우는 인삼·홍삼·꿀·녹용의 장기간 복용도 피한다. 실내 활동이 많다면 굴·녹두요리 등 칼로리가 낮은 음식으로 보양한다. 태음인은 밖으로 기운을 풀어줘야 한다. 소고기와 설렁탕, 미역국 등이 잘 맞는 음식이다. 과식이나 폭식, 야식을 특히 조심해야 한다. 태양인은 기운을 안으로 모아야 하는데, 연포탕과 조개탕이 잘 맞는다. 육류보단 해산물과 단백한 음식이 좋다.”

-체질에 따른 운동은 어떤 게 좋은가.
“소음인은 차분하고 세심한 성격에 체력도 약한 편이다. 짧은 시간에 체력 소모가 심한 운동(수영·테니스 등)보다는 긴 시간 동안 하는 가벼운 운동이 좋다. 걷기·스트레칭·맨손체조 등 땀을 한꺼번에 많이 내지 않는 운동이 좋다. 또 하체보단 상체를 단련해야 한다.
소양인은 뜨거운 냄비형이다. 쉽게 열이 올라와 기혈순환을 방해할 수 있다. 과격하고 승부욕을 불러일으키는 운동은 피한다. 하체가 부실하므로 등산이나 조깅 등의 운동을 하며 하체를 단련시킨다. 태음인은 살이 쉽게 찌므로 평소 충분히 몸을 움직인다. 식후엔 반드시 산책을 하고 땀을 충분히 흘릴 수 있는 수영·축구·농구 등이 좋다. 태양인은 평소 승부욕이 강하므로 운동은 마음을 느긋하게 하는 단전호흡과 천천히 오르는 등산이 몸을 건강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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