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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브·버섯·인삼 발효성분 담은 친환경 세정용품 ‘해무진’ 선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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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천안화훼농촌지도자회와 인삼·표고버섯 재배농민이 세정용품 6종 세트를 출시했다. 조영회 기자

충남 천안 지역 농민들이 세정용품 시장에 뛰어들었다. 대기업이나 화장품 전문 기업쯤은 돼야 가능할 법한 세정용품 개발에 농민들이 양심과 뚝심을 밑천으로 도전했다. 자신들이 직접 생산한 농산물로 만들어 ‘해무진’이라는 자체 브랜드도 내걸었다. 농민들은 브랜드가 아직 알려지지 않았는데도 사용해본 소비자의 만족도가 높고 재구매로까지 이어지자 잔뜩 고무된 표정이다. 대기업과 달리 마케팅 자금도 없고 영업할 사람도 없어 오로지 입소문에 의지해야 할 형편이지만 정직과 품질만을 내세운 웰빙 기능성 세정용품은 개발 그 자체만으로도 농민들 사이에 놀라움으로 다가오고 있다.

충남 천안시 수신면에서 허브농장을 운영하고 있는 권혁만 대표는 1997년부터 16년째 허브 생산에만 전념해 온 농민이다. 처음엔 허브 화분을 만들어 판매하다 천연재료를 가공해 만든 식용허브를 의료·식품 업계에 납품했다. 권 대표는 시장 흐름의 변화를 놓치지 않고 직접 세정제품을 연구하고 개발하기도 했다. 비누에서부터 샴푸·바디워시·로션·베갯속·방향제·차 등 허브가 들어간 제품은 다 만들어 봤다. 하지만 해당 제품을 만드는 기업들의 마케팅과 브랜드 장벽이 너무 높았다. 그의 제품들은 2007년부터 생산했지만 빛을 발하지 못했다. 품질만큼은 자신 있었지만 제품을 어떻게 알려야 할지 도움을 청할 데가 막막했다.

권 대표는 천안화훼농촌지도자회(회장 윤중근) 회원들에게 고민을 털어놨고 회원들이 “힘을 합쳐 세정제품을 만들어 보자”는 의견을 내놓았다. 원료 농산물도 허브만이 아닌 천안 지역에서 생산되는 농산물로 확대하자는 데에 의견이 모아졌다. 천안화훼농촌지도자회는 유기농 표고버섯을 재배하는 이재경 대표와 52년째 6년근 인삼을 재배하고 있는 정태원 대표를 만나 취지를 설명했고 동참 의사를 받아냈다. 이들은 농민이 생산·판매·홍보를 하기가 결코 쉽지 않다는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해무진’의 플라워리 6종 세정용품 탄생은 이렇게 시작됐다.

허브·버섯·인삼이 하나의 세트제품으로 모이기까지는 천안시농업기술센터(이하 농기센터)의 도움이 컸다. 농기센터는 농민들이 제안한 세정용품 개발을 지원하기 위해 농촌진흥청이 추진하는 화훼상품 개발 시범사업에 천안화훼농촌지도자회의 의견을 반영한 사업계획안을 만들어 신청했다. 이 사업안이 시범사업으로 확정되면서 상품 개발은 물꼬를 트게 됐다. 농촌진흥청과 천안시에서 자금을 지원받은 농민들은 영농법인 ‘해무진’을 만들어 본격적인 제품 개발에 나섰다. 원료·디자인·포장재료·가공비용을 감당하기가 빠듯하자 십시일반 투자금을 마련하기도 했다. 화장품 전문회사의 도움을 받아 개발한 해무진 6종 세트는 현재 특허청에 상표 출원을 마치고 내년에 열리는 천안국제웰빙식품엑스포에 출품될 예정이다.

농민들이 선보인 ‘해무진 플라워리 6종 세트’는 병풀과 티트리 등 허브를 비롯해 6년근 인삼, 유기농 표고버섯을 발효해 추출한 성분이 함유됐다. 농기센터에 따르면 병풀은 마데카식산이라는 성분이 함유돼 피부재생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티트리 역시 균이나 바이러스로부터 피부를 지키는 면역체 역할을 하고 있다. 6년근 인삼은 피부 저항력 증진, 세포 재생, 탈모 예방과 함께 피부표면을 매끄럽게 도와주는 작용을 한다. 유기농 표고버섯은 피부 깊이 영양을 공급해 탄력을 개선하며 외부자극으로부터 피부를 보호하고 항산화 작용으로 면역체계를 활성화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윤중근 회장은 “허브·인삼·버섯이 함유된 세정제품은 농민이 이름을 걸고 생산한 농산물을 발효해 만들었기 때문에 일반 기업의 제품과는 큰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문의 041-585-0577

글= 강태우 기자
사진=조영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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