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교(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 창시자 문선명(92) 총재가 서울성모병원 중환자실에서 입원 치료 중이다. 안호열 통일교 대외협력실장은 15일 “문선명 총재가 감기와 폐렴 합병증으로 14일부터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중환자실에 입원해 치료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문 총재는 지난달 중순 미국에서 입국, 피스컵 국제축구대회 개·폐막식 등 각종 행사에 참가했다. 안 실장은 “한 달 전만 해도 1만5000명이 참가한 집회를 집전할 정도로 건강했다”며 “14일 거처인 경기도 가평 천정궁 박물관에서 휴식을 취하다가 이상 증세를 느껴 병원으로 옮기던 중 의식을 잃었다”고 말했다.
부인인 한학자 선문대 이사장, 4남 문국진 통일그룹 이사장, 7남 문형진 통일교 세계회장을 비롯한 가족과 통일교 신도들이 병실을 지키고 있다. 문 총재는 한 이사장과의 사이에 7남6녀를 뒀다. 외국에 거주하고 있는 자녀들도 귀국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문 총재는 고령에도 불구하고 매달 한국과 미국을 오가며 선교 활동을 해왔다.
평안북도 정주 출신인 문 총재는 1954년 통일교를 만들었다. 스스로를 재림 예수(메시아)로 칭하고, 세계 평화를 위해 인류 모두가 한 가족이어야 한다는 교리를 내세워 70년대 들어 일본·미국 등으로 교세를 넓혔다. 이 과정에서 이단 논란 등 시련을 겪었고 84년 미국에서 탈세 혐의로 1년간 복역하기도 했다. 현재 통일교 신자는 한국 20만 명 을 비롯해 전 세계 194개국에 300만 명에 이른다. 문 총재는 1991년과 92년 잇따라 북한을 방문, 김일성 당시 주석을 만나 형제 관계를 맺는 등 정치력을 과시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