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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절한 청춘 또 폭동 … 올랑드 정권 첫 시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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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올랑드 대통령

프랑스에서 폭동의 악몽이 되살아났다. 17년 만에 탄생한 사회당 대통령에게 첫 번째 도전이 되는 셈이다.

 13일 밤 11시(현지시간) 파리에서 120㎞가량 떨어져 있는 프랑스 북부 도시 아미앵에서 젊은이들이 몰려 다니며 닥치는 대로 불을 질렀다. 이에 가담한 청년은 약 150명. 대부분 알제리·모로코·튀니지 등 북아프리카 지역 이민 2세였다. 약 100명의 경찰이 이를 막으려 했지만 소용 없었다. 돌멩이에 실탄까지 날아와 경찰관 17명이 부상했다. 폭동 진압 경찰이 추가 투입된 뒤에야 소요는 진정됐다.

 14일로 취임 100일을 맞은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은 치안 문제에 강경한 입장이라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애쓰고 있다. 그는 최근 루마니아와 불가리아 불법 이민자들이 모여 있는 야영지를 철거하라고 지시하기도 했다. 사실 전임자인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도 2년 전 똑같은 조치로 여론의 뭇매를 맞았었다. 하지만 그는 “프랑스는 불법 이민을 절대 용납하지 않는다”고 강경한 태도를 밀고 나갔고, 지금까지도 치안 확립은 사르코지의 가장 대표적인 성과로 각인돼 있다.

  그렇다 보니 청년들은 우파에서 좌파로 정권이 교체됐어도 바뀐 게 없다고 아우성이다. 폭동의 계기는 경찰에 대한 분노였다. 지난 10일 이 지역에서 경찰의 검문을 피해 달아나던 오토바이 운전 청년이 사고로 숨졌다. 그 뒤 동네 청년들과 경찰의 마찰이 늘어났다. 2005년 파리 외곽에서 큰 폭동이 났을 때도 같은 양상이었다.

 리베라시옹 등 프랑스 언론들은 아미앵 폭동의 원인을 좌절한 청년들이 느끼는 “차별당하고 있다는 피해의식”으로 설명했다. 이 지역처럼 교육 수준이 높지 못한 이민 2세가 몰려 있는 곳에선 17∼24세 실업률이 40%를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올랑드 대통령은 14일 “시민 안전이 최우선 과제다. 경찰 예산을 늘리겠다”고 말했다. 마뉘엘 발 내무장관을 아미앵에 보내 위로하려 했지만 주민들의 야유만 받았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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