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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연 “한국 올해 성장률 2.6%”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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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한국경제연구원(이하 한경연)이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을 2%대로 하향 조정했다.

 한경연은 15일 ‘KERI 경제전망과 정책과제’ 보고서를 내고 올해 성장률을 2.6%로 예상한다고 발표했다. 지난 5월 전망치 3.2%를 0.6%포인트 떨어뜨린 것이다. 국내 경제연구기관 중에 2%대 성장률 전망이 나온 것은 처음이다.

 한경연은 유럽 경기 침체가 길어지고 미국 경제 회복세도 지연되는 가운데 중국 성장률마저 하락하는 등 수출 여건이 악화되는 점을 성장률 하향 조정의 가장 큰 원인으로 꼽았다. 또 경기 부양을 위해 금리를 낮출 여력이 별로 없어 내수를 일으키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이미 한국은행 기준금리가 3%로 상당히 낮은 수준이어서 더 떨어뜨릴 여지가 크지 않다는 설명이다.

 실제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은 올 2분기에도 경기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유럽연합(EU) 통계청은 유로화를 쓰는 17개국(유로존)의 올 1분기 대비 2분기 성장률이 -0.2%를 기록했다고 14일(현지시간) 밝혔다. 그나마 유로존을 떠받치는 독일과 프랑스의 선방 덕에 소폭 마이너스 성장하는 데 그쳤다. 이탈리아의 성장률은 -0.7%, 스페인은 -0.4%였고 그리스는 전 분기 대비 -6.2%의 역성장을 기록했다. 이런 분위기를 감안하면 유로존의 하반기 경제전망도 밝지 않다. 2009년 이후 또다시 침체에 빠지는 ‘더블딥(이중 침체)’의 그림자가 어른거린다.

 독일도 버티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산업생산과 상품 주문이 줄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도이체방크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카스텐 브레스키는 “각국 정부가 재정 건전성을 생각해 갈수록 재정 지출을 줄이고 있기 때문에 독일 혼자만의 힘으로 유로존 경제 회복을 이끌기가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유럽 경기침체 장기화 전망 등으로 말미암아 국내에서는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 등 정부기관뿐 아니라 각 경제연구원과 글로벌 투자은행 등이 줄줄이 한국의 성장률을 내려 잡고 있다. 지난달 말에는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이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성장률이 2%대로 내려가는 걸 배제할 수 없다”고 말한 바 있다.

 일각에서는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의 싱크탱크인 한경연이 2%라는 낮은 성장률 전망을 발표한 것에 대해 “정치권을 중심으로 한 대기업 때리기가 이어지면 경제가 어려워질 수 있다는 일종의 경고가 포함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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