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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에도 전력난 잊은 가평 태양·땅이 전기 만들어줬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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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가평군 위곡1리 도곡마을 한 농가의 주택 지붕에 태양광 집열 발전시설이 갖춰져 있다. [사진 가평군]

#경기도 가평군 설악면 위곡1리에 사는 이충길(58)씨는 기록적인 폭염이 덮친 올여름 내내 더위를 모른 채 지냈다. 2008년 4월 태양광과 태양열 발전시설을 설치했기 때문이다. 총 설치비용 2200만원 가운데 370만원만 본인이 부담해 시간당 3㎾ 발전용량의 시설을 갖췄다. 나머지는 정부와 가평군에서 분담했다.

 이씨는 “이 시설 설치 전에는 여름에도 전기요금이 아까워 에어컨을 켜지 않았지만 올해는 대형 에어컨으로 교체하고 전기료 걱정 없이 에어컨을 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데도 전기료를 종전 월 4만∼5만원에서 3만∼4만원 줄어든 1만원 정도만 내고 있다”고 좋아했다.

 이씨가 사는 위곡1리 도곡마을 25가구는 2008년 모든 가구가 태양광 발전기를 설치하고 전국 최초로 ‘그린빌리지’로 지정된 곳이다. 그린빌리지는 신·재생 에너지 설비를 통해 전기를 자체 생산·활용하는 ‘그린 홈’이 10가구 이상인 마을에 붙여지는 이름이다.

 #경기도 김포시는 6일부터 9일까지 나흘 동안 오전 11시∼낮 12시, 오후 1∼5시에 냉방시설 가동을 전면 중단한 채 더위와 씨름했다. 이에 따라 공무원들은 선풍기나 부채를 이용해 무더위를 식혔다. 그러나 폭염주의보가 발령된 같은 기간 가평군청 공무원들은 시원하게 보냈다. 지난 1월 2중 유리를 3중 시스템창호로 교체하는 ‘에너지 세이빙 사업’을 완료한 덕분이다. 30분∼1시간 간격으로 에어컨을 가동하고 끄더라도 냉기가 보전돼 직원들은 시원하게 근무할 수 있었다. 전력 소비량은 50% 절감되는 효과를 거뒀다. 이 시설 설치로 난방비 절감을 위해 겨울이면 무릎에 담요를 덮고 근무하던 오랜 관행도 사라지게 됐다.

 ‘블랙아웃’이 우려되는 전력난 시대를 맞아 경기도 가평군이 일찍부터 앞장서온 신·재생에너지 활용 및 절전 시책들이 각광받고 있다.

 군은 각 가정의 에너지 비용을 절감하고 간접소득을 높일 목적으로 2009년부터 태양광과 태양열 및 지열을 이용한 ‘녹색에너지’ 보급사업에 본격 나섰다. 2009년부터 지난해까지 모두 73억원을 투자한 결과, 400여 가구에서 태양광·지열 등을 통해 시간당 2916㎾의 전력을 자연으로부터 얻고 있다. 이는 가평군민의 연간 전기사용량 6억5689만7000㎾의 0.64%에 해당한다. 올해도 62억6100만원을 들여 230가구에 이 같은 신·재생에너지 설비를 추가 보급할 예정이다. 이진용 가평군수는 “2013년부터 2016년까지 272억원을 들여 전체 가구의 10%에 태양광·태양열·지열 등 그린에너지를 공급한다는 목표”라며 “각 가정의 전기요금 부담도 덜어주고 온실가스 배출을 감축하는 효과를 얻고 있다”고 말했다.

 가평군은 이와 함께 올부터 ‘에너지 세이빙 사업’을 통해 군청사의 전력난을 해소하고 근무여건을 쾌적하게 개선하고 있다.

 군은 지난해 9월부터 올 1월까지 10억5800만원을 들여 지은 지 20여 년이 넘은 군청사(연면적 1300㎡)의 2중 유리를 3중 시스템창호로 교체해 단열효과를 크게 높이고 청사 외관도 개선했다. 이 시설 조성으로 냉방 에너지 50%, 난방 에너지 20%의 전기 절약효과를 거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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