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이석채 “세계 최고 보안 시스템 갖추자”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경제 03면

이석채 회장

870만 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사건과 관련해 이석채(67) KT 회장이 12일 전 직원에게 긴 e-메일을 보냈다. ‘임직원 여러분, 회장입니다’라는 제목이 붙은 A4용지 두 장 분량의 e-메일에서 이 회장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세계 최고 수준의 보안시스템을 갖춘 회사로 거듭나자”고 당부했다.

 이 회장은 우선 “보안은 아무리 강조해도 부족하다는 것과 누군가 항상 우리를 노리고 있다는 것을 이번 사건을 통해 확인했다”고 전제했다. 이어 “어떤 기업도 항상 잘나갈 수는 없지만 위대한 기업은 어려움이 닥칠 때 이를 성장·도약의 계기로 삼는다”며 “실추된 회사의 신뢰도를 회복하고 위기를 기회로 역전시키자”고 독려했다.

 그는 또 “KT의 힘이 얼마나 되는지 많은 사람이 지켜보고 있다”며 “시스템과 보안담당 인력을 세계 최고 수준으로 보완하기 위해 회장으로서 할 수 있는 모든 지원을 다할 테니 임직원들도 혁신적인 보안 인식을 가져 달라”고 주문했다.

 익명을 원한 KT 관계자는 “이 회장이 ‘위기를 기회로 바꾸자는 각오가 직원들에게 제대로 전달돼야 한다’며 문구와 단어 하나하나를 세심히 검토할 정도로 공을 들여 메일을 작성했다”고 전했다.

 이 회장은 그동안 모든 직원의 역량을 모아 추진해야 할 일이 있을 때마다 직접 작성한 e-메일을 띄웠다. 지난 4월 롱텀에볼루션(LTE) 전국망 완료를 앞두고는 “늦게 LTE 경쟁에 뛰어들었지만 우리의 저력을 믿자”는 내용의 메일을 썼다. 옛 KTF와의 합병 3주년을 맞은 5월에는 “이제 글로벌 시장에 진출해 KT의 미래를 열어가자”고 했다.

 이에 앞서 10일 KT는 내부 시스템 보안 강화 대책을 내놨다. 일반 PC로는 고객정보를 조회하지 못하도록 막고, 영업망을 통해 고객정보를 조회하는 것을 실시간 감시하는 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이다. 이 밖에 보안과 해킹 문제를 전담하는 ‘디지털 포렌식스’ 조직을 운영하고 고객이 자신의 개인정보 조회·활용 이력을 직접 확인하는 시스템도 연내 도입할 방침이다.

박태희 기자

디지털 포렌식스(digital forensics) 직역하면 ‘컴퓨터 범죄수사 과학’이란 의미다. 데스크톱 PC나 노트북 PC, 휴대전화 등 각종 기기나 인터넷상에 남아 있는 디지털 정보를 분석해 범죄 단서를 찾는 수사기법을 말한다. 현대인들은 이런 디지털 기기에 각종 기록이 남아 있는 경우가 많아 범죄 수사에서 활용도가 높아지고 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