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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 따라 강남 가다

중앙일보

입력

'오래 두고 가까이 사귄 벗'이라는 문구로 새삼스런 감동을 준 영화 〈친구〉는 요즘 극장가의 최대 흥행작이자 화제작입니다. 〈친구〉라는 영화에 감동 받았던 관객이거나, 혹은 실망했던 관객들에게 또 다른 '친구' 소재 영화들을 추천합니다. 엄밀히 말하자면 여기서의 친구 사이는 남자들끼리만 나누는 우정을 말합니다. 소위 '사나이들의 세계'를 그린 작품들이죠.

■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 ★★★★


감독 : 류승완
주연 : 류승완, 박성빈, 배중식, 류승범
출시 : 2000년 9월 18일

신예 류승완 감독은 이 영화 한 편으로 거장의 예우를 받았다, 고 하면 좀 과장이지만, 어쨌든 이 저예산 영화는 충무로 및 영화팬들에게 크나큰 관심을 받았다. 공고생과 예고생이라는 두 패를 축으로 액션 통쾌한 싸움이 펼쳐진다. '패싸움' '악몽' '현대인'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 총 4편의 챕터로 구성되어 있다.

수업을 빠지고 당구장에서 시간을 보내던 공고생 석환과 성빈은 역시 그곳에 와있던 예고생들과 신경전을 벌인다. 계속 공돌이라며 시비를 거는 예고생들에게 석환은 울컥 화가 치밀어 오르지만 성빈의 만류로 간신히 참는다. 그러던 중 석환의 후배가 피투성이가 된 채로 당구장에 들어온다. 누가 그랬냐는 석환의 말에 후배는 말없이 예고생들 중 한 명인 현수를 가르킨다.

■ 태양은 없다 ★★★☆


감독 : 김성수
주연 : 정우성, 이정재, 한고은
출시 : 1999년 4월 26일

충무로 스타일리스트 김성수 감독의 '청춘예찬'. 정우성, 고소영 주연의 〈비트〉 팀이 다시 뭉쳐 만든 영화로 "Love Potion No. 9" 등의 경쾌한 올드팝이 활력을 불러일으킨다. 끝없이 고달파 보이는 젊음의 뒤안길에서, 친구는 어쩌면 태양보다 따뜻한 존재일는지도 모르겠다. 보기 좋은 두 배우 정우성, 이정재의 환한 웃음이 인상적이다.

최근 시합에서 한번도 이겨본 적 없는 삼류복서 도철과 사기를 쳐서라도 크게 한 건해서 폼 나게 사는 게 꿈인 흥신소 양아치 홍기. 두 사람은 만나면 만나는 대로 사사건건 다툰다. 도철은 홍기를 돈에 눈먼 사기꾼쯤으로 생각하고, 홍기는 도대체 돈 한 푼 안 되는 경기에 목숨 걸고 뛰어드는 도철이 한심하기만 하다.

■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아메리카 Once Upon A Time In America ★★★★★


감독 : 세르지오 레오네
주연 : 로버트 드 니로, 제임스 우즈, 제니퍼 코넬리
출시 : 1990년 7월

갱스터 영화의 고전으로 꼽히는 이 작품은 무려 4시간에 이르는 긴 런닝 타임 안에 다양하고 섬세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어디 하나 모자란 데가 없다는 평가를 받았을 만큼 완성도 높은 드라마를 갖추고 있어, 길지만 전혀 지루하지 않게 관람할 수 있다. 20세기 초 미국이라는 땅에서 살아 남기 위해 몸부림치는 다섯 소년의 성장기를 통해 인생의 8할을 생각해보게 하는 작품.

누들스는 35년간 어렸을 적 뒷골목 단짝친구들을 자신이 죽였다는 죄책감에 시달리며 산다. 세월을 훌쩍 넘은 기억의 저편, 누들스는 순수하지만 고고한 데보라를 사랑하게 된다. 그래서 종종 화장실 나무틈새를 통해 춤추는 아름다운 데보라를 훔쳐보곤 한다. 술주정뱅이를 털려다 친해진 맥스와 누들스는 친구들과 함께 갱단의 밀수품을 빼돌리면서 돈을 벌며 우정을 다진다.

■ 좋은 친구들 GoodFellas ★★★★


감독 : 마틴 스콜세지
주연 : 로버트 드 니로, 조 페시, 레이 리요타
출시 : 1991년 8월

1930년대 배경의 니콜라스 필레지 소설 '깡패열전(WiseGuy)'을 영화화했다. 영화에서 '좋은 친구들(GoodFellas)'란 마피아 조직 일원을 가리키는 말로 액면 그대로의 뜻보다 다소 거친 의미로 쓰인다. 〈대부〉 이후 세대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 따라서 〈대부〉가 정적이며 고전적인 느낌이라면 이 영화는 비교적 원색적이고 속도감이 있다. 물론 요즘 영화와 비교하면 꽤 얌전한 수준이긴 하겠지만.

어린 시절부터 마피아 단원들의 심부름을 하면서 자란 헨리와 토미는 갱으로 이름이 높은 지미와 똘똘 뭉쳐 온갖 나쁜 짓은 다하고 다닌다. 이들의 일이란 주로 곳곳에 퍼져 있는 조직원들을 이용해 화물 트럭을 강탈하거나 공항의 화물을 훔쳐 시장에 파는 것이다. 카렌과의 결혼 후에도 이 일을 계속하는 헨리는 지미와 함께 마피아 단원인 폴리의 심부름을 하다 FBI의 추적을 받아 체포된다.

■ 첩혈쌍웅 The Killer ★★★★


감독 : 오우삼
주연 : 주윤발, 이수현, 엽청문
출시 : 1990년 1월

색 바랜 화면마저도 감동을 불러일으키기에 부족함이 없는 명작이다. 오우삼 팬들은 종종 모여 이 영화를 보고 있는지도 모른다. 우정의 눈물이 무엇인지 체험하게 해주는 홍콩 느와르의 고전. 주윤발, 이수현, 엽청문은 당대 최고의 홍콩 스타로 군림했으며, 오우삼은 이 작품 외에 〈영웅본색〉 〈첩혈가두〉 등으로 명실공히 홍콩 느와르의 대가로 인정받았다.

살인청부를 받은 아송은 눈 깜짝 하지 않고 쌍권총을 발사하며 무참히 일을 처리하고 나온다. 일을 마치고 나오던 그는 복도에서 우연히 여가수 제니와 마주치는데, 그녀는 총격전 끝에 눈에 부상을 입었다. 각막 손상으로 앞을 못 보게 된 제니는 계속 노래를 부르나 아송은 죄책감으로 그녀 곁을 맴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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