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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돈벌이 주도권 이관하고 세대교체…이영호, 김정은 조치에 반발하다 숙청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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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북한 군부의 실세였던 이영호 총참모장(우리의 합참의장)이 지난 15일 전격 숙청된 것은 김정은 국방위 제1위원장의 군 통제 강화에 협조하지 않았기 때문으로 파악됐다. 국가정보원은 26일 국회 정보위 전체회의에서 “김정은이 나이가 많은 군 인사에 대한 세대교체 인사를 단행하고 돈벌이 등 경제활동 주도권을 군이 아닌 내각으로 이관하는 과정에서 이영호가 반발한 것으로 보인다”고 보고했다.

 정보위 소속 윤상현 새누리당 의원은 브리핑에서 “북한 조선중앙TV가 지난 21일 김정은의 기록영화를 방영하면서 이영호가 등장한 장면을 삭제한 것으로 미뤄 숙청된 것으로 보인다는 게 국정원 평가”라고 말했다. 윤 의원은 ‘완전히 숙청된 것이냐’는 질문에 “완전히 숙청됐다”고 전했다.

 국정원은 또 북한이 김정은 지시에 따라 경제관리 방식을 개편하기 위한 ‘상무조’(태스크포스)를 조직·운영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노동당과 군의 경제사업을 내각으로 이관하고 ▶협동농장의 분조(分組) 인원 축소 ▶기업의 경영자율권 확대 ▶근로자 임금인상 등을 추진하고 있다고 한다. 국정원은 그러나 “김정은이 사회주의 원칙 고수를 가이드라인으로 제시하고 있어 근본적인 개혁·개방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정은의 리더십과 관련해 국정원은 “정치적 연륜과 북한 실태에 대한 이해 부족으로 비현실적 지시를 하거나 모순된 정책을 추진하는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체제 불안을 막기 위해 국가안전보위부의 권한을 확대했으며, 박남기 노동당 계획재정부장 등 고위 간부 20여 명을 숙청·해임하는 등 3대 세습의 위협 요소 제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김정은의 고모인 김경희 노동당 비서는 그의 정신적 지주 역할을 하고, 고모부인 장성택 국방위 부위원장은 정책 조언을 하는 등 친족들의 후견인 역할이 강화되고 있다는 게 국정원 분석이다. 또 김정은은 지도자로서의 이미지 조작을 위해 더블버튼 코트와 중절모 차림을 즐기고 뒷짐을 지거나 저음의 목소리를 내는 등 김일성 따라하기를 지속하고 있다고 한다.

 정보위 소속 정청래 민주통합당 의원은 북한 내 반체제 세력과 관련, “확인된 게 없다”면서도 “다만 불온삐라가 뿌려진 사실이 있고 만경대(김일성 생가) 문짝이 날아간 적은 있다고 확인됐다고 한다”고 전했다. 또 윤상현 의원은 “북한이 주장한 ‘동까모(동상을 파괴하기 위해 미국과 한국이 조직해 북한에 파견한 불온세력)’의 존재는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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