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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하수악단, 김정일 11차례 관람 … 정명훈 “연주 실수 안 하더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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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퍼스트레이디 이설주가 활동한 은하수관현악단은 2009년 9월 9일(북한 정권 수립일) 북한 언론에 처음 모습을 드러냈다. 정통 클래식 중심의 평양국립관현악단과 달리 클래식과 대중음악을 함께 공연해 왔다. 평소 음악을 즐겼던 김정일을 위한 공연과 주민들에게 새로운 볼거리를 제공하기 위해 결성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정일은 생전 신년이나 당 창건 기념일 등 주요 행사에 11차례나 이들의 공연을 관람했다. 김정은도 후계자 내정 이후 아버지와 함께 관람하다 이설주를 만났을 가능성이 있다.

 단원들은 최고의 실력자들로 구성됐다는 게 정설이다. 지난 2000년 북한 어린이들의 서울 공연 때 ‘드럼 신동’으로 불렸던 이진혁도 김일성종합대를 졸업하고 이곳에서 연주하고 있다. 성악 엘리트 코스를 밟은 이설주도 지난해 신년 음악회 등에서 ‘여성은 꽃이라네’ ‘병사의 발자욱’ 등을 불렀다.

 올 3월엔 프랑스 파리에서 정명훈 서울시향 감독과 협연하기도 했다. 정 감독은 지난달 21일 본지 인터뷰에서 단원들의 실력에 대해 “기술적인 실력은 예전 (서울) 시향보다 낫다고 본다. 기술적인 부분을 굉장히 잘한다. 특별한 점은 절대 실수를 안 한다는 것이다. 준비를 얼마나 해왔는지, 처음 해보는 곡들인데…”라고 말했다.

 단원들은 클래식을 전문으로 교육하는 평양음악대학 출신과 대중음악 전문 양성소인 금성학원 출신이다. 이설주의 모교인 금성학원은 컴퓨터와 음악에 소질 있는 초등학생들을 모아 집중적인 영재교육을 하는 곳이다. 1966년 11월 1일 개교했으며, 학생 수는 1000여 명이다. 소학교 4년, 중학교 6년, 전문반 3년의 교육과정으로 이뤄져 있다. 전문반을 마치면 김일성종합대학이나 평양연극영화대학으로 진학하거나 중국 베이징 영화대학에 유학하기도 한다. 이설주는 중국 유학 경험이 있다.

 북한은 김일성 시절부터 왕재산경음악단·보천보전자악단 등을 내세워 대중가요를 보급해 왔다. 그러나 2000년대 후반 들어서는 이들보다 수백 명 규모의 은하수관현악단이 각광을 받았고, 최근에는 모란봉악단이 탄생했다. 김정은의 지시로 탄생한 모란봉악단은 미키마우스가 등장하고 팝송을 번안해 부르는 등 북한에 신선한 충격을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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