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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올림픽] 코 납작해진 멕시코 … 한국 축구, 1차전 우세 속 무승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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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4면

한국의 주장 구자철(오른쪽)이 멕시코 수비진과 몸싸움을 벌이면서 볼을 따내려 하고 있다. 한국은 우승 후보로 꼽히는 난적 멕시코를 맞아 우세한 경기를 펼쳤지만 득점 없이 비겼다. [뉴캐슬=올림픽 사진공동취재단]

“멕시코의 실력이 뛰어나다는 점을 인정한다. 많은 전문가들이 우승 후보로 꼽는 데에는 나름의 이유가 있을 것이다. 하지만 모든 전망은 오늘까지만이다. 실제 경기에서 어떤 결과가 나올지는 누구도 모른다.”

 홍명보(43) 올림픽팀 감독은 경기 하루 전인 26일 새벽(한국시간)에 열린 기자회견에서 의미심장한 발언을 했다. 당시 현장에서 통역을 통해 내용을 전달받은 멕시코 기자들은 서로 마주 보며 코웃음을 쳤다. 그들은 경기 결과를 결정하는 게 이름값이나 역대 전적이 아니라 실력이라는 사실을 잊고 있었다.

 한국 올림픽 축구대표팀이 런던 올림픽 본선 첫 경기에서 의미 있는 무승부를 거뒀다. 27일 새벽 영국 뉴캐슬의 세인트 제임스 파크에서 끝난 멕시코와의 B조 예선 첫 경기에서 시종 우세한 경기를 펼치고도 0-0으로 비겼다. 멕시코는 대회 개막을 앞두고 스페인·브라질 등과 함께 우승 후보로 거론된 강팀이다.

 양 팀이 똑같이 승점 1점씩을 나눠 가졌지만, 경기 내용은 한국의 압승이었다. 경기 전 비가 내려 물기를 잔뜩 머금은 그라운드는 당초 예상과 달리 한국에 유리하게 작용했다. 우리 선수들이 전반 20여 분 만에 그라운드 적응을 끝내고 본격적인 공세를 시작한 것과 달리, 멕시코는 전반 막판까지도 미끄러지는 선수가 속출하는 등 젖은 잔디에 고전했다.

 홍명보 감독이 멕시코전을 앞두고 여러 차례 강조한 요소들이 그라운드에서 구현됐다. 한국은 강력한 압박과 정교한 패스, 빠른 공간 침투로 멕시코의 수비진영을 유린했다.

결정적인 장면도 여러 차례 만들어냈다. 후반 8분 구자철(23·아우크스부르크)이 기성용(23·셀틱)의 패스를 받아 시도한 오른발 슈팅은 상대 크로스바를 맞고 튀어나갔다. 3분 뒤 기성용이 날린 회심의 중거리 슈팅은 몸을 날린 상대 골키퍼의 손끝에 걸렸다. 후반 35분에 김보경(23·세레소 오사카)의 크로스를 거쳐 구자철이 시도한 헤딩 슈팅 또한 상대 골포스트 왼편 바깥으로 살짝 벗어났다. 경기 초반 시끄럽게 떠들어대던 멕시코 팬들은 시간이 지나면서 차츰 입을 다물었다. 반면 250여 명의 한국 교민이 외치는 “대~한민국”은 영국 축구팬들의 동참을 이끌어내며 경기장 분위기를 지배했다.

 멕시코와의 일전을 의미 있는 무승부로 마무리 지은 올림픽팀은 30일 새벽 코번트리에 위치한 시티 오브 코번트리 스타디움에서 스위스를 상대로 2차전을 갖는다.

뉴캐슬=송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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