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펀드보다 수수료 싸고 현금화 쉬워 … 자산총액 12조원 눈앞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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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시작은 미약하였으나 끝은 창대하리라’. 국내 출시 10주년을 맞은 상장지수펀드(ETF)를 두고 하는 말 같다. 2002년 4개 종목으로 문을 연 ETF 시장은 10년 만에 종목 수가 122개로 늘어났다. 3500억원 수준에 불과하던 자산총액은 34배 가까이 늘어 12조원을 바라보고 있다. 상장 종목 수로는 아시아 1위, 자산총액 기준으로도 4위다.

 ETF는 ‘주식시장에 상장돼 주식처럼 거래되는 인덱스 펀드’다. 인덱스펀드이기 때문에 추종하는 지수의 상승률과 같은 수익률을 추구한다. 예를 들어 국내에서 가장 규모가 큰 ETF인 코덱스(KODEX)200은 코스피200지수 상승률을 그대로 추종한다. 코스피200지수가 하루 1% 상승하면 코덱스200의 가격도 거의 1% 오른다.

 ETF가 급성장한 이유는 일반 펀드에 비해 비용이 싸기 때문이다. 일반 주식형 펀드의 평균 수수료가 연 2% 안팎인 데 반해 ETF는 대부분 연 0.5% 미만이다. 주식 매매 시 내야 하는 거래세(0.3%)도 면제된다. 현금화도 쉽다. 주식처럼 사고 팔 수 있고, 이틀 뒤 현금으로 받을 수 있다. 하루 만에 샀다 팔아도 환매수수료가 없다. ‘10%룰’(한 종목을 펀드 자산의 10% 이상 보유할 수 없다는 규정, 단 삼성전자의 경우엔 시가총액 비중까지 가능)에서도 자유롭다.

 게다가 주식과 비교하면 덜 위험하다. ETF는 한 종목만 사도 해당 종목이 추종하는 지수 구성종목 전체를 사는 것과 같다. 분산투자인 셈이다.

 ETF가 인기를 끌면서 투자 방법도 진화하고 있다. 직접 ETF를 사는 것 외에 증권사가 투자자를 대신해 다양한 ETF에 분산투자해 주는 ‘ETF랩’도 있다. 적립식 펀드처럼 ETF를 자동 적립해주는 서비스도 나왔다.

 ETF 시장이 급성장했지만 한계도 있다. 개인 투자자 비중이 절반에 육박할 정도로 높은 반면 기관 투자가 비중은 15%에 그친다. 전문가들은 “ETF 시장이 지속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연기금 등 기관 투자가의 참여 확대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일부 종목에만 거래가 쏠리는 것도 문제다. 레버리지ETF와 인버스ETF의 거래량이 하루 전체 거래량의 70%를 웃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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