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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라아파트 4공주, 미니 올림픽 열던 추억 딤섬처럼 모락모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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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사람들의 특별한 만남 자리를 마련하는 ‘즐거운 수다’, 그 세 번째 주인공은 함께 고무줄 놀이를 하며 뛰놀던 서초3동 신중초등학교 졸업생이다. 1994년 초등학교를 졸업한 후 약 20년 만에 만난 이들은 함께 딤섬을 만들고 중국음식을 먹으며 어린 시절을 추억했다.

글=송정 기자
사진=김진원 기자

신중초등학교 졸업생 (왼쪽부터)박선아·김윤아·임태희·김희남씨. 이들은 같은 아파트에 살았던 만큼 방과 후 대부분 시간을 함께 보냈다.

13일 오후 2시 논현동 중식 레스토랑 ‘js garden’, 동창생 네 명이 모였다. 미술전시를 기획하며 큐레이터로 일하는 김희남(31·방배동)씨, 패션 디자이너 박선아(사당동)씨, 푸드 스타일리스트이자 요리연구가인 김윤아(방배동)씨, 줄기세포 연구원 임태희(경기도 의왕)씨다. 예중에 진학한 윤아씨 외 세 명은 같은 중학교를 나와 종종 연락하고 지냈다. 모임은 주로 희남씨가 주선해왔다. 이날 윤아씨를 초대한 것도 희남씨다. “작년에 갤러리에서 케이터링을 진행했는데 요리를 윤아가 맡았어요. 초등학교 졸업하고 처음 만났는데도 단번에 알아볼 수 있었어요.”

덕분에 윤아씨와 태희씨는 초등학교 졸업 후 20년 만에 만날 수 있었다. 태희씨는 이날 모임에 윤아씨가 나온다는 소식을 듣고 전날 초등학교 졸업 앨범을 찾아봤다. “이름만 들었을 때는 가물가물했는데 앨범을 보니까 단번에 알겠더라. 윤아는 초등학교 때 얼굴 그대로야.” 선아씨도 윤아씨에 대한 기억을 떠올렸다. “집에 놀러가면 윤아네 엄마가 올챙이 모양의 김밥 만들어주셨는데 정말 맛있었지.” 다들 고개를 끄덕이며 맞장구치자 선아씨가 말을 이었다. “아! 태희네 엄마가 만들어주신 강정도 기억난다.”

서로 안부를 묻는 사이, 딤섬 배울 시간이 됐다. js garden의 쉐프 김광희씨가 고기딤섬과 새우딤섬 재료를 준비하고 이들을 기다렸다. 깨끗하게 손을 씻고 온 이들은 만두피를 하나씩 집어들었다. 김씨가 만두피 위에 속을 올리고 빠른 손동작으로 딤섬을 빚자 감탄사가 이어졌다. “인위적으로 만들려 하지 말고 편안하게 하면 됩니다.” 김씨의 조언에 따라 다들 피 위에 속을 올리고 모양을 잡기 시작했다. “이거 안 닫혀요.” 희남씨가 만두피 위에 속을 너무 많이 올린 탓에 만두피의 끝이 맞물려지지 않자 친구들이 한바탕 웃었다. 희남씨는 “우리집은 이렇게 작게 만들지 않는다”며 수줍게 웃었다. 김씨는 한 명씩 만두 빚는 모습을 지켜보며 설명을 계속했다. “중국 딤섬은 한국 만두에 비해 크기가 작아요. 고기에서 육즙이 나오니까 피를 오므릴 때 물을 바르지 않습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제 모양을 갖춘 딤섬이 만들어졌다. 딤섬 만들기에 어느 정도 익숙해지자 이들은 각자의 개성을 담아 네모나거나 동그란 모양의 딤섬을 만들었다. 이들이 빚은 딤섬은 찜통으로 옮겨졌다.

딤섬 만들기 수업이 끝난 후, 이들의 본격적인 수다가 시작됐다. 이들의 수다 자리에는 조금 전에 만든 딤섬과 해물 누룽지탕, 탕수육 등 푸짐한 중식이 함께 했다. 같은 초등학교를 졸업했다는 것 말고도 이들에게는 공통점이 한 가지 더 있다. 모두 ‘소라 아파트’에 살았다는 것. 모임의 이름이 ‘소라파’인 것도 이 때문이다. 지금은 방배 래미안이 들어서 옛 모습을 찾아볼 수 없지만 이들에게는 그 시절의 기억이 생생하다. “아파트가 ‘ㅁ’자 모양으로 돼 있어서 마치 성 같았어요. 같은 아파트에 사니까 엄마들도 서로 잘 알아서 더 친했죠.” 선아씨의 이야기를 듣던 친구들의 얼굴에 미소가 번졌다. 이들은 “학교가 끝난 후에도 함께 몰려다니다 보니 추억이 많을 수밖에 없다”고 입을 모았다. 태희씨는 함께 체육대회를 했던 기억을 떠올렸다. “우리끼리 올림픽을 열었어요. 그때 다들 롤러스케이트가 있었는데 그걸로 피겨스케이팅 경기를 하고 점수 매겨 1·2·3등을 뽑았어요.” 여름에는 물풍선을 던지고 겨울에는 폭죽을 터트리다 혼나기 일쑤였다. 이들은 엄마가 문을 열고 ‘밥 먹자’고 부를 때까지 함께 놀았다.

이날의 수다는 세 시간 가까이 이어졌다. 모임이 끝날 무렵, 선아씨가 윤아씨에게 다음 모임에도 꼭 오라고 당부하자 윤아씨는 환하게 웃으면 그러겠다고 약속했다.

즐거운 수다가 열린 ‘js garden’은

14년 동안 청담동 ‘이닝’ 레스토랑을 운영했던 김정석 대표가 새로 선보인 중식 레스토랑으로 지난 5월 논현동에 문을 열었다. 재료가 지닌 본연의 맛을 살리기 위해 스팀 조리법을 활용할 뿐 아니라 해산물 재료 대부분을 통영 현지에서 직송받는다. 정원과 뉴욕의 맨해튼을 연상시키는 세련된 인테리어, 은은한 조명과 재즈 음악이 들려오는 js garden은 기존의 중식 레스토랑의 틀을 깼다. 11개의 테이블이 마련돼 있는 메인 홀과 4인, 8인, 12인, 24인용 예약 룸 등 총 5개의 룸으로 구성되어 있다. 7월에는 더위에 맞서기 위한 보양식으로 도삭면으로 만든 자장면, 새우 상치 쌈, 어향 가지 새우를 준비했다. 오전 11시30분부터 오후 10시까지 운영한다.

문의 02-3446-5288

주소 강남구 논현동 92번지 SB타워 C동 1층

‘즐거운 수다’에 참여하세요

다음 달 ‘즐거운 수다’에 참여할 독자 여러분의 신청을 받습니다. 7월 30일까지 동창, 가족, 같은 학교 학부모, 동네 주민, 직장 동료 등의 모임 계기와 사연을 로 보내주세요. 원하는 모임 방법도 함께 적어주세요. 당첨자는 개별 통보합니다.

문의 02-6262-5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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