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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기술 전망에 있어「빗나간 예측」몇 가지

중앙일보

입력

필자의 예측은 가끔씩 완전히 빗나가곤 한다. 일부 e-메일과 토크백에서 주장하는 것처럼 그렇게 자주는 아니지만, 미래를 점쳐보려는 필자의 시도는 때때로 완전히 그릇된 일이 되고 만다.

그래서 오늘은 그렇게 빗나간 일부 예측들에 대해 속죄하고, 또 아직 옳은지 그른지 판명되지 않은 몇 가지에 대해 얘기하고 싶다.

유닉스 선구자인 덕 미첼스는 필자가 처음 웹에 대해 가졌던 회의적인 시각에 대해 독자들에게 얘기했었다(물론 바로 그 매체가 몇 년째 필자를 일꾼으로 부리고 있다). 덕은 흥분했지만, 필자는 그 이유를 몰랐다.

그와 관련된 예측에서, 필자가 썬으로부터의 상당한 압력을 무릅써가며 그들이 이미 예정된 일이라고 주장하는 것처럼 자바가 세계를 뒤바꿔 놓지는 못할 것이라고 했던 것은 잘못된 예측이 아니었다.

마찬가지로 ''무료'' 인터넷이 오래 지속되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 역시 잘못된 생각이 아니다.

하지만 리얼오디오의 첫번째 버전이 나오자마자, 낮은 대역폭 접속을 통한 오디오 음질이 인터넷 라디오를 진정한 미디어로 만들어줄 만큼 충분히 개선될 것인지에 대해 회의적인 의견을 표명했던 것은 잘못이었다.

이런 얘기를 언급하는 이유는 필자가 이런 시각을 표명했던 상대방이 리얼네트웍스 창립자인 롭 글래이저였기 때문이다. 롭이 옳았다. 필자는 테크놀로지가 그의 꿈을 실현시킬 수 있다는 것을 미리 예측하지 못했다.

또한 몇년 전 로터스 창립자인 미첼 케이퍼가 필자에게 조만간 1만 개의 인터넷 라디오 방송국이 생길 것이라고 말했을 때 회의론을 표명했던 것도 잘못이었을지 모른다.

그 당시 필자가 말했던 바는 우리가 그런 숫자에 도달할지는 모르지만, 수익성있는 것은 하나도 없을 것이라는 주장이었다. 그 주장에 있어서는 필자가 옳았다.

오늘날 수많은 온라인 라디오 방송국이 있지만, 그 중에서 실제로 상업적으로도 성공한 곳은 찾아보기 힘들다.

애플은 필자가 잘못됐다는 것을 수많은 경우에서 입증했다. 이를테면 필자가 애플이 결국은 결의를 모아 시장 점유율을 회복할 수 있는 일을 실제로 해낼 것이라고 여러 차례 생각했던 것은 잘못된 예측이었다.

하지만 아이맥(iMac)에 대한 수요 급증이 일시적인 현상일 것이라고 예측했던 것이나 네모 반듯한 디자인이 광고보다 더 깜찍하다고 말했던 것, 또는 스티브 잡스가 전임 CEO였던 질 아멜리오를 재빨리 밀어낼 것이라고 판단했던 것도 잘못된 것이 아니었다.

올해초 필자는 텔레비전에서 MS가 해체되지 않을 것이라고 예언하면서도 그것이 잘못된 추측으로 판명될지 모른다고 생각했다. 법정 싸움이 아직도 남아있긴 하지만, 그 예측에 대해서는 좀더 확신이 생기고 있다.

아직 결론나지 않은 또 하나의 예언은 통합 휴대폰/PDA 장비가 인기를 얻지 못하리라는 것이다. 유럽인들은 실제로 단일 장비 컨셉을 밀어붙이고 있지만, 필자는 실제로 작동하는 그런 장비를 하나도 보지 못했다.

아마도 언젠가는 휴대폰과 PDA를 모두 들고 다닐 필요가 없어지겠지만, 그러자면 사용자 인터페이스나 장비 크기에 납득할 수 있을 정도의 중대한 변화가 있어야 할 것이다.

무선이 크게 성장할 것이라는 필자의 예측은 수년 앞 선 것이었다. 특히 무선 모바일 e-메일에 관해서는 말이다. 무선은 이미 인기를 모으기 시작했지만 진전 속도는 여전히 비교적 느리다.

필자는 무선 LAN을 처음으로 채택했는데 그 아이디어에 홀딱 반했다. 이것은 이미 5~6년이나 됐건만 작년에서야 겨우 가격이 내렸다.

때때로 필자는 지나칠 정도로 판단을 그르쳤다. 닷컴 붐이 곧 끝날 것이라고 말했던 그런 시절처럼 말이다. 필자는 그런 일이 닥칠 것이라고 판단했고, 그래서 기회와 부를 놓쳤다.

필자 생각이 잘못됐을지도 모르니 신생 닷컴에 합류하자고 결정했을 무렵 주식 시세가 바닥까지 내려갔다. 이미 목숨이 날아간 필자의 전직 고용주의 옵션이 필요한가?

이런 일의 재미는 아주 똑똑한 사람들과 일하게 된다는 점이다. 그리고 대부분의 시간 동안 제품의 성패나 산업이 어느 방향으로 나갈 것인지 미리 내다볼 수 있다는 점이다. 하지만 그 이외에는...글쎄 독자들도 이제 그런 시간에 대해서는 잘 알 것이다.


David Coursey (Executive Editor, AnchorDes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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