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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집 여성과…" 43세 차기 총리감 불륜 스캔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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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일본의 차기 총리감으로 거론되는 차세대 유망주 하시모토 도루(橋下徹·43·사진) 오사카(大阪) 시장이 불륜 스캔들에 휘말렸다.

 19일 발매된 ‘주간문춘(週刊文春)’은 하시모토가 2006년 오사카의 유흥주점에서 손님과 종업원으로 만난 당시 20대 후반의 여성(현재 30대 초반)과 2007년까지 불륜관계를 맺었다고 보도했다.

 ‘하시모토는 스튜어디스 차림의 나를 끌어안았다’란 자극적 제목의 기사에서 이 주간지는 상대 여성의 증언을 그대로 소개하는 방식으로 관련 의혹을 폭로했다. 당시 정계 입문 전이었던 하시모토는 각종 TV 프로그램에 출연하며 ‘탤런트 변호사’로 인기를 모았다. 또 1995년 결혼한 고교 동창생 부인과의 사이에 5남매(현재는 7남매)를 둔 아버지였다.

 주간지가 발매되기 하루 전인 18일 밤 하시모토는 퇴근길 기자회견에서 보도 내용을 일부 시인했다. 평소 ‘주간문춘’이 자신을 비판하는 기사를 게재할 때마다 ‘바카(바보) 분슌’이라고 비웃었던 그였지만 이날은 “이번엔 ‘주간문춘’을 바카라고 부를 수 없겠다”며 말문을 뗐다. 그는 이어 “함께 식사한 것은 사실”이라거나 “(보도 내용 중엔) 사실도 있고, 사실이 아닌 것도 있다” “(2008년 오사카) 지사가 되기 전엔 성인군자처럼 살지는 않았다”며 애매모호하게 보도를 시인했다. “사실이 아닌 부분이 무엇이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그는 “아직 아내에게 설명하지 않았다. 어디까지 설명해야 할지 생각 중”이라며 피해갔다. 그러면서 “아이들에겐 정말 미안하다. 솔직히 너무 어려운 상황이다. 집에 들어가면 엄청난 벌칙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불륜 사실이 폭로된 사람이라고는 보기 어려울 정도로 회견 내내 특유의 여유 있는 표정을 유지했고, 이따금씩 농담과 웃음을 섞기도 했다. 19일 밤엔 “시민들의 신뢰가 크게 추락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시장직을 그만둘 생각은 없으며 (다음) 선거를 통해 심판받겠다”고 말했다.

 하시모토는 2008~2011년 오사카 지사를 지낸 뒤 지난해 11월 시장으로 자리를 옮겨 당선됐다. 화려한 언변으로 인기몰이 중인 그는 자신이 이끄는 지역정당 ‘오사카 유신의 모임’을 앞세워 차기 총선에서 돌풍을 노리고 있다. 일본 언론들은 차기 총선에 걸려 있는 중의원 480석 중 ‘오사카 유신의 모임’이 100~200석을 차지할 것이란 관측을 내놓으며 그를 정계개편의 핵으로 지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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