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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월 동강, 사진이 흐르는 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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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다츠키 요시히로(75)의 ‘타락한 천사’(1965·부분). ‘혀를 내민 천사’라고도 부르는 이 데뷔작에 그는 젊은이들의 동경과 좌절을 담았다. 성조기 원피스는 당시 젊은이들의 미국에 대한 선망을 뜻한다. [사진 도쿄도사진미술관]

강원도 영월 동강은 긴 시간을 굽이 지르며 흐르고, 순간의 예술인 사진은 어느새 11년을 회고한다. 제11회 동강국제사진제가 20일 개막한다. 인구 4만 명 소도시, 한때 광산으로 흥성거렸던 폐광지 영월은 2002년부터 사진축제를 시작했다.

 사실 지자체마다 그만그만한 축제들이 생겼다 없어졌다 하는 마당이다. 동강을 끼고 시작된 이 사진제는 11년째 꾸준히 열리며 영월을 박물관 도시이자 사진 도시로 자리매김토록 하는 공을 세웠다. 2006년 4000명에 불과하던 방문객은 지난해 5만 명을 넘어섰다.

 비결은 ‘욕심 없는 접근’. 위원장 김영수 중앙대 교수는 “우리는 비엔날레가 아니다. 현대 사진계의 이슈를 전한다기보다 사진의 저변을 넓히겠다는 쪽이다. 사진 애호가들에게 오리지널 프린트의 힘을 보여주는 것이 그런 노력의 일환”이라고 말했다.

 이 사진제는 ‘패밀리 세트’다. 8개의 전시와 워크숍과 공개강좌 등 교육행사가 이어진다. 올해의 화제는 일본의 근대, 그리고 우리의 분단일 것. 특별 기획전으로 일본 도쿄도사진미술관이 소장하고 있는 1960~70년대 일본 사진이 대거 나왔다. 아라키 노부요시·모리야마 다이도·스다 잇세이·구와바라 시세이 등 일본 대표 사진가 40명의 오리지널 프린트 156점이 나온다.

 또한 일본사진가 협회 창립 60주년 기념전 ‘여자-멈추지 않는 여성들 1945∼2010’전은 일본이 전후의 혼란을 극복하고 경제성장을 이루기까지 여성들의 역할을 사진 211점으로 살펴본다.

 올해 동강사진상 수상자인 노순택(41)의 전시 제목은 ‘실성한 성실’. 한반도 분단 상황을 다룬다. 그의 대표 시리즈 ‘얄읏한 공’ ‘좋은 살인’ ‘붉은 틀’이 나온다. 마흔 전후 사진가 중 우리 시대의 얘기를 가장 잘 하는 이 중 하나인 그의 데뷔작들을 볼 수 있다.

 이밖에 ‘자연을 그리다’라는 제목의 보도사진가전엔 김영수·송형석·조용철·최재영 등 8명의 보도사진가가 참여한다.

전시는 10월 1일까지. 일본사진가협회전은 8월 19일까지진행된다. 성인 3000원, 어린이·청소년 1500원. 033-370-2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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