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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회 없는 여름방학 특강 선택하려면

중앙일보

입력

여름방학은 수능을 앞둔 고3에게 대학입시 결과를 가르는 시간이기도 하다. 이 기간을 계획적으로 활용할 경우 성적역전의 발판을 마련하기도 한다. 학원을 선택하는 경우도 많다. 혼자서 할 때 보다 유리한 점이 많아서다. 여름방학 특강반, 썸머스쿨 같은 여러 이름을 내건 재학생 대상 강좌들은 옥석을 가려 선택하는 것이 필요하다. 부실한 운영으로 피해를 입을 수 있기 때문이다.

 박재형(19·서울시립대 컴퓨터공학과 1·사진)씨는 고3 때인 2010년 여름방학을 생각하면 한숨만 나온다. 모 기숙학원이 진행하는 여름방학 특강에 참가한 것이 후회되기 때문이다. 박씨는 고2 겨울방학 때 한 남학생 전문기숙학원에서 특강을 들었다. 한달 남짓한 기간 동안 짧지만 많은 도움이 됐다. 학습계획서 작성법과 영역별 공부방법을 배울 수 있었고 전국에서 모인 학생들과 경쟁하면서 위기감도 느꼈다. 그때의 힘들었던 경험은 실력향상으로 돌아왔다. 고3에 올라와 치른 첫 모의고사에서 평균 1.5등급씩 성적이 상승한 것이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슬럼프가 찾아왔다. 잡념도 많아졌고 공부에 대한 의욕은 갈수록 떨어졌다.

 고민 끝에 다시 한번 기숙학원에 들어가기로 했다. 겨울방학 때처럼 얻는 것이 많을 거라 생각했다. 꽤 유명한 기숙학원이 모집하는 여름방학 특강반에 등록했다. 주변에서 추천한 학원이라 별다른 확인 없이 믿고 신청한 것이 화근이었다. 기숙학원 출발을 앞두고 문제가 발생했다. 처음에 신청한 학원에서 정원이 다 찼다며 강원도에 위치한 자매학원으로 보낸 것이다. 그는 “꺼림칙했지만 시설도 좋고 교육과정도 다르지 않다는 학원 관계자의 말을 믿을 수 밖에 없었다”고 회상했다.

 박씨가 도착한 학원은 설명과는 많이 달랐다. 학생들의 면학분위기와 생활을 관리하는 직원은 2명에 불과했다. 그것도 임시로 채용한 아르바이트였다. 생활담임과 강사담임, 기숙사 사감까지 정직원들이 철저히 학생들의 동선을 확인하고 면학분위기를 만들었던 겨울방학과는 너무나 달랐다. 관리직원이 학생들을 지도한 경험이 없다 보니 면학분위기는 한 순간에 흐트러졌다. 학생들의 이탈도 이어져 후반기에는 한 반에 6명 정도로 줄었다. “분위기에 상관 없이 공부에 집중하려고 노력했지만 남은 아이들끼리 친해지는 바람에 하루 종일 놀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회상한 그는 결국 대학 진학에 실패해 재수를 선택해야 했다.

 박씨의 사례처럼 재학생 대상 여름방학 특강에서 기대와 다른 경우가 발생해 낭패를 겪기도 한다. 특히 박씨는 겨울방학 특강을 다녀온 후 변화된 자신을 보고 친구가 함께 여름방학 특강에 참가한 만큼 그 때의 기억은 뼈아프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 할까. 우선적으로 필요한 것은 여름방학 특강반을 개설한 학원 정보를 얻는 것이다. 시내에 위치한 일반학원은 정보수집에 큰 어려움은 없지만 경기도와 강원도 등지에 위치한 기숙학원은 거리가 멀어 한계가 있다.

 기숙학원비교센터 김호영 대표는 “특히 기숙학원에서 진행하는 여름방학 특강은 선택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재수생을 다 채우지 못한 기숙학원이 비용 충당을 위해 재학생 특강반을 모집하는 경우 부실운영으로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재수생에 우선순위가 밀려 재학생 관리가 소홀해 질 수 있다.

 일명 떳다방 학원들도 조심해야 한다. 이들은 호텔이나 대학, 연수원 건물을 빌려서 과정을 운영한다. 김 대표는 “학원 따로 숙소 따로 위치한 학원이 이런 경우에 해당할 수 있다”며 “버스로 이동하거나 학원영내를 벗어난 곳에 숙소가 있다면 의심해 봐야 한다”고 당부했다. 교육청에 등록된 학원이 아니기 때문에 문제가 발생될 때 환불과 피해보상을 받기가 힘들어 진다. 이름이 알려져 있고 규모도 있는 학원 위주로 선택하는 것이 필요하다. 방문이 힘들다면 학원에서 안내책자를 받아보거나 전문기관의 도움을 받는 것도 방법이다. 인터넷 커뮤니티를 활용해 학원의 장·단점을 비교해 보고 경험자의 조언을 구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철저한 학생관리’, ‘영역별 강사와 일대일 컨설팅’ 여름방학 특강을 홍보하는 내용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문구들이다. 실제로는 지켜지지 않는 경우도 많다. 유웨이중앙 이만기 평가이사는 “학원을 알아보는 과정에서 질문횟수, 컨설팅, 수준별 반편성 등과 같이 학원에서 제시한 내용들이 실제로 지켜질 수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학원을 방문한다면 자신이 사용하게 될 교재를 꼼꼼히 살펴보는 것도 필요하다. 수준에 맞는 교재인지 흥미를 유발할 수 있는지, 정해진 기간 동안 따라갈 수 있는 분량인지를 확인하는 것이다. 이 평가이사는 “교재를 보여줄 수 없다거나 정보제공을 꺼린다면 그 만큼 과정운영에 대한 신뢰성이 떨어지는 학원이라고 생각해 선택에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여름방학 특강 선택법

1. 직접 학원을 방문해 광고 내용과 동일하게 과정을 진행할 수 있는지 살펴보고 안전시설은 제대로 갖춰졌는지 확인하는 것이 좋다. 나중에 환불이나 피해보상을 받아야 할 경우를 대비해 교육청 등록여부도 확인해야 한다.

2. 재수생과 병행하는 학원은 재수생 정원을 채우지 못해 어쩔 수 없이 여름방학 특강을 개설하는 학원도 있다. 부실하게 과정을 운영할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3. 기숙학원 같이 외부와 차단된 경우는 학생관리가 중요하다. 오랜 경험을 가진 관리직원이 있다면 그 만큼 면학분위기도 달라진다. 야간에 기숙사 관리 직원이 몇 명인지도 확인해야 한다. 일부 학원은 1명이 기숙사 전체를 관리하기도 한다. 이 경우 화재나 응급환자 발생시 도움을 받기 어려울 수 있다.

4. 학원에서 자신에게 적당한 수준의 교재를 사용하는지 살펴보는 것이 필요하다. 특히 동일한 교재를 가지고 있다면 환불여부도 확인해야 한다.

<글=김만식 기자 nom77@joongang.co.kr, 사진="장진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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