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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의 칼럼] 발기부전 10명 중 8명 전립선 질환 … 함께 치료해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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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원 대한남성과학회 회장 (삼성서울병원 비뇨기과 교수)

중년 남성에게 암을 제외하고 흔히 생길 수 있는 질환이 바로 ‘발기부전’과 ‘전립선비대증’이다. 중년 남성의 건강과 삶의 질을 위협하는 대표적인 질환이 ‘비뇨기과 질환’이라는 사실만 봐도 비뇨기과 검진은 남성의 건강과 직결된 것임을 알 수 있다.

 특히 발기부전과 전립선비대증은 함께 나타날 확률이 50% 이상으로 높다. 대한비뇨기과학회지에 기재된 연구 논문에 따르면 국내 발기부전 환자 10명 중 8.5명이 전립선질환을 동반했다. 독일에서 30~80세 5000여 명의 남성을 대상으로 진행한 연구에서도 발기부전 환자 10명 중 7명 이상이 전립선비대증으로 인한 하부요로증상이 있었다.

 두 질환이 함께 나타나는 것은 발병 원인이 같기 때문이다. 발기부전은 음경에 공급되는 동맥혈이 부족해 생기는데 이러한 만성 허혈은 방광의 유순도와 신축성을 떨어뜨리고 전립선 구조를 변형시킬 수 있다. 또 두 질환은 당뇨병·고지혈증·고혈압과 같은 심혈관질환이 있다면 생기기 쉽다는 공통점이 있다.

 이 때문에 두 질환 중 한 가지 질환으로 진료를 받더라도 두 질환과 관련된 증상 모두를 살피고, 비뇨기과 전문의와 상담을 통해 정확히 진단받은 뒤 치료받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환자 대부분이 두 질환이 함께 나타날 수 있다는 사실을 잘 모른다.

 고령화 사회에서 중년층은 사회활동 못지않게 성생활이 활발하다. 하지만 빈뇨·야간뇨와 같은 전립선비대증의 ‘배뇨장애’ 증상에 발기부전 증상이 동반되면 삶의 질에 나쁜 영향을 끼친다. 전립선비대증을 앓고 있는 남성의 배우자 또는 파트너 삶의 질을 조사했더니 66%가 성 문제로 삶의 질이 떨어졌다고 대답했다. 전립선비대증만 있어도 약물 부작용으로 성기능이 저하되기도 한다. 성생활은 당사자와 배우자 삶의 질에 중요한 만큼 두 질환의 연관성을 고려한 치료제 선택이 중요하다.

 발기부전과 전립선비대증은 대부분 약물로 치료가 가능하다.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청은 타다라필 성분의 발기부전 치료제를 발기부전과 전립선비대증 동반 치료제로 승인했다. 하루 한 알 복용으로 두 질환의 증상을 동시에 개선할 수 있게 됐다. 이 치료제는 전립선·방광·골반 혈관의 평활근을 이완시키고, 혈액량 공급을 증가시켜 발기력은 물론 전립선비대증 증상 개선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약물 치료를 할 때는 의사 처방에 따라 적극적이고 꾸준히 치료받는 것이 중요하다. 성생활이 원활치 못할 때는 즉시 전문의를 찾도록 해야 한다.

이성원 대한남성과학회 회장 (삼성서울병원 비뇨기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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