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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멈춰선 의정부 경전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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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4면

5477억원을 들여 수도권에서 처음 도입한 의정부경전철이 ‘사고철’로 낙인찍힐 위기에 처했다. 개통한 지 열흘 만에 사고가 세 차례나 잇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기관사 없이 컴퓨터 프로그램에 따라 자동으로 움직이는 의정부경전철의 운영시스템에 문제가 있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8일 오전 11시15분쯤 의정부역에서 범골역으로 향하던 전동차가 갑자기 운행을 멈췄다. 승객들은 25분가량 전동차 안에 갇힌 채 불안에 떨었다. 뒤따르던 6개 전동차도 다음 역에서 멈춰섰다. 일부 승객은 환불을 요구하며 항의하는 소동을 벌였다. 의정부경전철㈜ 관계자는 “자동 제동장치가 작동하면서 전동차의 운행이 중단됐다”며 “안전운행 조건에 맞지 않는 상황이 발생해 자동 정지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하루 전인 7일 오전 5시에는 발곡역 방면 첫 전동차의 제동장치가 풀리지 않아 한 시간 동안 운행이 중단됐다. 승객들은 다른 대중교통을 이용해야 하는 불편을 겪었다. 시승 운행 중이던 지난달 30일에는 한 취객이 ‘비상 열림 손잡이’를 작동하는 바람에 전 구간 전동차가 멈춰섰다. 승객들은 20m 높이 선로 위에서 긴급 대피했다. 시민 이기영(52·자영업)씨는 “하루가 멀다 하고 사고가 이어지니 불안감을 떨칠 수 없다”며 “시민 안전을 위해 운행을 중단하고 문제점을 바로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의정부경전철㈜ 이명세 본부장은 “전동차 제작사인 독일 지멘스 측에 운영시스템 점검 및 보완을 요청했다”며 “안전한 운행을 위한 관제실 운영 능력 향상에도 나설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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