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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휴양지 그리고 탐정이 있었다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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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7호 09면

헐록 숌즈(Herlock Sholmes)는 모리스 르블랑의 소설에 나오는 인물로, 셜록 홈즈와 동일인물이다. 르블랑은 홈즈와 뤼팽을 함께 등장시켜 늘 뤼팽이 이기게 했는데,이에 영국인들의 엄청난 비난이 쏟아졌다. 그래서 셜록 홈즈의 성과 이름의 머릿글자를 바꿔 헐록 숌즈라고 했다.

추리소설 속의 명탐정들도 휴가 떠나는 것을 즐긴다. 가는 곳마다 반드시 범죄가 발생한다는 것이 문제이긴 하지만. 전설의 명탐정 셜록 홈즈를 예로 들어 보자. 과로로 지친 그가 휴식을 위해 시골로 떠났을 때에도 때맞춰 살인사건이 벌어지는 바람에 수사에 나서야 했다(『라이게이트의 지주들』). PD 제임스의 유능한 수사관 댈글리시 경감 역시 병원에서 퇴원한 뒤 휴양하러 간 곳에서 의문의 죽음과 마주친다(『검은 탑』). 인터넷이나 스마트폰은 있기는커녕 전화 사정도 변변치 않던 시대에 명탐정들은 범죄에서 자유로울 틈이 없었다.

무더위 킬러, 추리소설의 공식

한적한 산장·해변…무인도가 단골 사건현장
추리소설들은 휴가지를 범죄 장소로 선호한 것 같다. 도심을 벗어나 문명으로부터 멀어지고, 사람이 북적거리는 곳보다는 한적한 곳을 등장시킨다. 연락이 며칠 정도 끊겨도 이상하게 여길 사람이 없다. 무인도처럼 고립된 곳이라면 더욱 좋다. 추리소설의 여왕 애거사 크리스티의 최고 걸작 중 하나로 꼽히는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의 배경이 무인도다. 8월의 어느 날, 초대장을 받고 휴가를 즐기기 위해 무인도에 모인 사람들이 숨겨진 죄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충격에 빠진다. 배가 끊기고 통신수단도 끊겼다. 옛 동요에 맞춰 등장인물들이 차례로 살해되면서 결국은 모두 죽음을 맞이한다. 그런데 단 한 명도 빠짐없이 모두 죽었다면 과연 범인은 누구일까?

여행을 즐겼던 애거사 크리스티는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해외나 휴양지를 무대로 한 작품을 여러 편 남겼다. 작품에는 명탐정 푸아로나 미스 마플 등이 등장하지만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에는 고정 주인공이 등장하지 않는다는 점에서도 독특한 작품이다.일본 추리소설 문화의 특징 중 하나는 대학의 추리소설 동호회다. 이 모임을 통해 많은 작가가 탄생했다. 그중 대표주자라고 할 만한 아야츠키 유키토는 『십각관의 살인』을 발표했다. 이 작품에서는 여름방학을 맞은 미스터리 연구회 대학생들이 ‘십각관(十角館)’, 즉 열 개의 변으로 이루어진 기묘한 건물이 있는 무인도를 찾아간다. 독자의 예상대로 살인을 예고하는 메시지가 나타나면서 어김없이 누군가 죽는다.

무인도가 아니어도 사건은 발생한다. 역시 대학 추리소설동호회 출신 작가인 아리스가와 아리스의 『월광게임』에서는 대학 추리소설연구회 회원들이 산의 캠프장으로 여름 합숙을 떠난다. 그런데 난데없이 화산 활동이 일어나면서 캠프장은 고립무원의 단절상태가 되고, 역시 때맞춰 연쇄살인이 벌어진다.
이처럼 외진 탓에 범죄자가 사건을 벌이기 만만해서인지, 휴양지 자체가 사건 다발지역이 되기도 한다. 와카다케 나나미의 ‘하자키 일상 미스터리’ 3부작의 무대인 가상 도시 ‘하자키’는 한적하고 낭만적인 바닷가 마을이다. 물론 여기에서도 원인 모를 죽음이 이어진다. 사람들이 하나씩 차례로 살해돼 마을에 아무도 없었다…까지 가는 것은 아니니 그나마 다행이라고 할 수 있을까.

휴가지를 소재로 한 추리소설에서 빠지지 않는 것이 알리바이(현장부재증명)다. 일본에서는 특히 기차를 이용한 알리바이 트릭이 많다. 워낙 철도망이 촘촘하게 짜여 있는 데다 대중적이기도 해서 누구나 실감할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과거 마쓰모토 세이초가 『점과 선』을 통해 절묘한 철도 알리바이 트릭을 보여줬다. 요즘도 니시무라 교타로, 우치다 야스오 같은 작가는 ‘여행 추리소설’이라는 분야의 독보적인 존재다.
그런데 독특한 건 철도 알리바이 트릭은 사실상 일본에서만 존재한다는 것. 일본처럼 출발·도착시간을 철저하게 준수하는 나라가 없기 때문에 다른 나라의 작가들은 1~2분 차이로 성패가 갈리는 정교한 트릭을 사용할 수 없다는 것이다.

패키지 여행이라고 안심했다간 큰코 다칠라
일반 패키지 여행을 가도 위험하기는 마찬가지다. 영국의 여성작가 크리스티애너 브랜드의 『위험한 여로』에서 휴가를 즐기기 위해 패키지 여행에 나섰던 코크릴 경감은 연속살인 사건과 마주친다. 이탈리아 근처 카프리 섬의 아름답고 환상적인 경치를 감상할 틈도 별로 없이 말이다.
같은 영국의 여성작가 조이스 포터가 만들어 낸 심술꾸러기 주인공 윌프레드 도버 경감 역시 휴가지의 저주(?)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하마 같은 몸집에 지저분한 콧수염으로 인상도 험악한(또한 유능하다는 평가 역시 받지 못하는) 도버 경감은 『도버 4/절단』에서 여름휴가를 떠나는 도중 하필이면 아내가 누군가의 자살 장면을 목격한다.그런데 작가들의 심경에 약간 변화가 생긴 것 같기도 하다. 데니스 루헤인의 『신성한 관계』나 마이클 코널리의 『트렁크 뮤직』처럼 강력한 사건을 해결한 다음 휴가지로 보내기도 하는 것이다. 한숨 돌리면서 다음 사건을 준비하라는 작가의 배려일까.올여름에 휴가를 가신다면 부디 추리소설 한 권 챙겨 가시길. 그러나 주변에 ‘명탐정’이 있는지 반드시 확인하시는 것이 좋을 것이다. 그들의 주변에는 언제나 범죄가 끊이지 않으니까.

부담없이 술술 코지 미스터리
박광규 계간 ‘미스터리’ 편집장
-셜록 홈즈의 모험
(아서 코난 도일 지음, 백영미 옮김, 황금가지)
‘코지 미스터리’의 정의에 딱 들어맞는다고 하긴 어렵지만 추리소설에 흥미를 들이기에는 가장 적합한, 짤막하고 흥미진진한 단편집. 단순한 해결사를 넘어 역사를 훑고 소외된 자의 아픔을 드러내고 종교적 신념에도 도전하는 홈즈의 철학까지 들여다 볼 수 있다.
-원 포 더 머니
(자넷 에바노비치 지음, 류이연 옮김, 시공사)
추리소설 특유의 긴장감과 로맨스 소설의 말랑말랑함이 잘 버무려진 작품이다. 실업자가 되어 생활고에 몰린 스테파니 플럼이 얼떨결에 현상금 사냥꾼이 되면서 벌이는 좌충우돌 모험극이 펼쳐진다.
-넘버 원 여탐정 에이전시
(알렉산더 매콜 스미스 지음, 이나경 옮김, 북@북스)
-스틸 라이프
(루이즈 페니 지음, 박웅희 옮김, 피니스아프리카에)

윤영천 howmystery.com 운영자
-예고 살인 (애거사 크리스티 지음, 이가형 옮김, 해문출판사)
‘코지 미스터리’란 작은 공동체, 아마추어 탐정, 해피엔딩 등 몇 가지 특징을 가진 미스터리 소설을 뜻한다. 전 세계적으로 알려져 있지만, 원조는 애거사 크리스티의 할머니 탐정 ‘미스 마플’ 시리즈라 할 수 있다. 작은 마을에 배달된 ‘살인 예고장’. 언제나 인간 본성에 귀 기울이는 마플 여사가 사람들 사이에 숨겨진 격렬한 감정을 날카롭게 찾아낸다.
-용의자 X의 헌신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양억관 옮김, 현대문학)
히가시노 게이고는 부지런한 다작 작가다. 그 작품들이 고루 사랑받는 행운을 가진 작가이기도 하다.『용의자 X의 헌신』은 마음 편한(?) 코지 미스터리와는 다소 거리가 있지만, 미스터리 소설을 처음 접하는 초심자에게 최고의 작품이다. 천재와 천재의 대결 구조, 기상천외한 트릭, 뜨거운 감동까지. 미국 에드거상 후보작이었다.
-브라운 신부 전집 1 결백 (G.K.체스터튼 지음, 홍희정 옮김, 북하우스)
-나의 미스터리한 일상 (와카타케 나나미 지음, 권영주 옮김, 북폴리오)
-탐정 레이디 조지애나 (라이스 보엔 지음, 김명신 옮김, 문학동네)

김준혁 황금가지 편집장
-13계단 (다카노 가즈아키 지음, 전새롬 옮김, 황금가지)
에도가와 란포 상에 심사위원 만장일치 선정, 역대 최단기 100만 부 돌파, 영화화돼 일본 박스오피스 석권 등 이력부터 화려한 작품. 누구나 쉽게, 너무나 순식간에 읽어버릴 수밖에 없다. 사회파 추리소설이라 읽고 나서도 묵직한 생각거리를 준다. 현대 일본 추리소설에 입문한다면 가장 먼저 추천한다.
-Y의 비극 (엘러리 퀸 지음, 강호걸 옮김, 해문출판사)
20세기를 대표하는 미스터리의 거장 엘러리 퀸의 작품. 세계 3대 추리소설로 꼽힌다. 엘러리 퀸은 한 사람의 이름이 아니라 두 사촌 형제, 만프레드 리와 프레데릭 다네이의 필명이다. 겉으론 행복해 보이지만 실상 속에서부터 썩은 모습을 드러내며 반전을 거듭한다. 추리소설의 모든 재미를 주는 고전이다.
-모방범 1, 2, 3 (미야베 미유키 지음, 양억관 옮김, 문학동네)
-셜록 홈즈 바스커빌 가문의 개 (아서 코난 도일 지음, 백영미 옮김, 황금가지)
-천사의 나이프 (야쿠마루 가쿠 지음, 김수현 옮김, 황금가지)

김지아 알에이치코리아 소설팀장
-더 레이븐: 에드거 앨런 포의 그림자 (에드거 앨런 포, 조영학 옮김, 알에이치코리아)
근현대 거의 모든 추리소설에 직·간접적 영향을 끼친 에드거 앨런 포의 대표작은 물론 마이클 코널리, 스티븐 킹, 제프리 디버 등 포를 기원으로 삼는 스타 작가들의 헌정 에세이 20편이 포함돼 있다. 포가 현대의 작가들에게 어떠한 영향을 끼쳤고, 현대의 작가들이 그를 어떻게 해석하는지 한눈에 볼 수 있다. 재미있고 신기하고 유익하다.
-원 포 더 머니 (자넷 에바노비치 지음, 류이연 옮김, 시공사)
올해 개봉한 동명의 영화에 좋은 인상을 받지 못한 이들에게 원작을 권한다. 미국에서 18편(19편 출간 예정)이나 출간됐을 정도로 인기 있는 스테파니 플럼 시리즈 1편이다. 유쾌·상쾌·통쾌한 현상금 사냥꾼 스테파니의 ‘깨물어주고 싶은’ 매력이 돋보인다. 전성기 때의 샌드라 블럭 외에는 스테파니 플럼 역을 소화할 배우는 생각나지 않는다.
-내가 잠들기 전에 (S J 왓슨 지음, 김하락 옮김, 알에이치코리아)
-스틸 라이프 (루이즈 페니 지음, 박웅희 옮김, 피니스아프리카에)
-수상한 라트비아인 (조르주 심농 지음, 성귀수 옮김, 열린책들)

김지아 알에이치코리아 소설팀장
-인어의 노래 (발 맥더미드 지음, 유소영 옮김, 알에이치코리아)
핏빛 작렬 하드코어 심리 스릴러. 일상에선 어눌하지만 범죄자와의 교감만큼은 누구도 따라갈 수 없는 범죄 프로파일러 토니 힐 박사가 소설을 이끈다. 국내에서는 ‘피철사’라고 알려진 ‘The Wire in the Blood’라는 제목으로 영국에서 드라마화해 6시즌까지 만들어졌다. 섬뜩한 연쇄 살인범과 범죄 프로파일러가 펼치는 심리 대결이 볼 만하다.
-원 샷 (리 차일드 지음, 안재권 옮김, 알에이치코리아)
1m96cm의 키, 군 수사관 출신의 비상한 추리력. 살육의 복판에서도 재즈를 생각하고, 자신과 하등 관련 없어도 약자라면 동정심을 발휘하는 정의의 사내. 그러나 정착에는 관심 없는 방랑자 잭 리처 시리즈 『원 샷』이다. 12월엔 영화로도 나오는데 주인공이 톰 크루즈다. 잭 리처의 팬들은 키부터 전혀 매치가 되지 않는 그를 무지 궁금해하고 있다.
-외과의사 (테스 게리첸 지음, 박아람 옮김, 알에이치코리아)
-검은 선 1, 2 (장 크리스토프 그랑제 지음, 이세욱 옮김, 문학동네)
-모든 죽은 것 (존 코널리 지음, 강수정 옮김, 오픈하우스)

핏빛 작렬, 심지어 ‘19禁’ 하드코어
윤영천 howmystery.com 운영자
-개의 힘 1, 2 (돈 윈슬로 지음, 김경숙 옮김, 황금가지)
마약 단속반, 마약 조직 보스, 고급 매춘부, 아일랜드계 킬러가 얽히고 설킨 30년 동안의 이야기. 정치적·역사적으로 다양한 의미를 지닌 ‘마약’을 소재로 피와 배신, 총과 역사로 얼룩진 지옥을 그렸다. 그 속에서 발버둥치는 인간의 모습도. 1000쪽 가까운 책이 마약처럼 넘어간다. ‘개의 힘’은 성경에서 따온 말로 인간의 악을 뜻한다.
-살육에 이르는 병 (아비코 다케마루 지음, 권일영 옮김, 시공사)
비닐에 싸여 서점 구석에 보관돼야 하는 19세 미만 구독 불가 작품. 키르케고르의 저서에서 제목을 따온 이 작품은 잔혹한 살인을 저지르는 범죄자의 행동을 시간대로 나누어 촘촘히 좇는다. 그 생생하고 충격적인 장면보다 더욱 경이로운 것은 이 작품의 마지막 한 줄이다. 단 한 줄로 모든 것이 뒤집히는 반전의 매력을 만끽할 수 있다.
-팔묘촌 (요코미조 세이시 지음, 정명원 옮김, 시공사)
-악의 영혼 (막심 샤탕 지음, 이세진 옮김, 노블마인)
-아웃 1,2 (기리노 나쓰오 지음, 김수현 옮김, 황금가지)

김준혁 황금가지 편집장
-살인자들의 섬 (데니스 루헤인 지음, 김승욱 옮김, 황금가지)
마틴 스코세이지 감독, 리어나도 디캐프리오 주연의 영화 ‘셔터 아일랜드’의 원작. 정신병으로 살인을 저지른 환자만 격리 수용한 셔터섬에서 기괴한 사건이 벌어진다. 인간의 기억과 상처를 소재로 만들어낸 작품으로 아무도 예상 못한 충격적인 결말이 기다려진다. 데니스 루헤인은 독자에게 묵직한 무언가를 남기기로 유명하다.
-아웃 1,2 (기리노 나쓰오 지음, 김수현 옮김, 황금가지)
여성 독자에게 특히 인기가 많은 작가의 대표작. 현실에 치이고 찌든 4명의 중년 여성이 살인사건과 엮이며 벌어지는 섬뜩한 이야기를 담았다. 일본 작품 중 흔치 않게 미국에 수출돼 에드거 앨런 포 상 후보에도 오르고 ‘타임’ 선정 올해의 필독서에 선정되기도 했다. 여성의 악마성을 드러낸『아임소리마마』도 국내에서 인기를 끌었다.
-빅 슬립 (레이먼드 챈들러 지음, 박현주 옮김, 북하우스)
-신주쿠 상어 (오사와 아리마사 지음, 김성기 옮김, 노블마인)
-붉은 수확 (대실 해밋 지음, 김우열 옮김, 황금가지)

박광규 계간 ‘미스터리’ 편집장
-블랙 달리아 1,2
(제임스 엘로이 지음, 이종인 옮김, 황금가지)
2차대전 후 LA에서 실제로 발생한 희대의 살인사건을 재구성해 부패로 얼룩진 사회를 적나라하게 드러냈다. 부패와 타락에서 벗어나려는 한 형사의 모습을 보여준다. 브라이언 드 팔머의 영화 ‘블랙 달리아’의 원작이기도 하다.
-붉은 수확
(대실 해밋 지음, 김우열 옮김, 황금가지)
대실 해밋은 여과 없는 묘사와 극도로 감정을 절제하는 등장인물, 악으로 가득 찬 세상에 몸을 던지고 폭력을 행사하는 탐정과 팜므 파탈의 매력을 지닌 여성 캐릭터 등을 통해 현대 범죄 스릴러 소설의 기초가 된 하드보일드를 완성했다. 출간된 지 80년이 넘었지만 여전히 넘치는 힘이 느껴지는 하드보일드 대표작.
-블랙 아이스
(마이클 코널리 지음, 한정아 옮김, 알에이치코리아)
-스노우맨
(요 네스뵈 지음, 노진선 옮김, 비채)

막판 뒤통수 후려치는 두뇌게임
김지아 알에이치코리아 소설팀장
-버닝 와이어 (제프리 디버 지음, 유소영 옮김, 알에이치코리아)
링컨 라임 시리즈 9편. 왼손 약지와 목 위 근육만을 사용할 수 있는 사지마비 환자 링컨 라임(1편 『본 컬렉터』가 동명의 제목으로 영화화됐다)이 천재적 두뇌로 희대의 범죄자들을 상대해 나간다. 반전과 트릭의 지뢰밭이다. 현존하는 세계에서 가장 창의적인 작가 제프리 디버의 작품에서 독자가 미리 범인을 짐작하기란 불가능하다.
-살인자들의 섬 (데니스 루헤인 지음, 김승욱 옮김, 황금가지)
이만큼 큰 충격을 주었던 작품은 손가락으로 꼽을 정도다. 영화 ‘셔터 아일랜드’의 원작. 영화보다 원작이 훨씬 견고하고 무시무시하다. 정신병자들의 섬에 갇힌 주인공이 현실과 비현실, 정상과 비정상 사이를 오가는 부분에선 공포 소설의 느낌을, 모든 사건이 꿰어 맞춰지는 순간엔 뒤통수를 후려치는 정교한 미스터리의 참맛을 느낄 수 있다.
-옥문도 (요코미조 세이시 지음, 정명원 옮김, 시공사)
-코핀 댄서 (제프리 디버 지음, 유소영 옮김, 알에이치코리아)
-팔란티어 (게임중독 살인사건 1,2,3(김민영 지음, 황금가지)

박광규 계간 ‘미스터리’ 편집장
-브라운 신부 전집 1 결백
(G K 체스터튼 지음 , 홍희정 옮김, 북하우스)
‘역설과 반전’이라는 간결한 주제로 집약되는 고전 단편집. 하나하나가 되씹을 맛을 주며 『이즈레일 가우의 명예』는 추리의 다양한 방향성을 역설적으로 보여준다.
-애크로이드 살인사건
(애거사 크리스티 지음, 유명우 옮김, 해문출판사)
한 미망인의 죽음 이후 그녀의 약혼자이자 지역 유지인 로저 애크로이드가 살해된다. 독창적인 트릭이 돋보이는 작품으로, 작가 자신이 선정한 베스트 10에도 드는 명작 중 명작이다. ‘페어플레이’ 논쟁으로 아직까지도 불씨가 남아 있는 작품.
-아 아이이치로의 낭패
(아와사카 쓰마오 지음, 권영주 옮김, 시공사)
-수수께끼 풀이는 저녁 식사 후에
(히가시가와 도쿠야 지음, 현정수 옮김, 21세기 북스)

윤영천 howmystery.com 운영자
-별 내리는 산장의 살인 (구라치 준 지음, 김은모 옮김, 검은숲)
외딴 곳 산장에 폭설이 내린다. 사람들은 오갈 수 없다. 전화도 끊기고 휴대전화도 터지지 않는다. 그리고 살인사건이 발생한다. 미스터리 소설에서 흔히 사용되는 ‘눈 내린 산장’ 테마를 집요하게 물고 늘어진다. 9명의 등장인물 중 범인이 아닌 사람은 4명. 남은 5명을 차근차근 소거하면 범인이 이상한 곳에서 툭 튀어나온다.
-잘린 머리처럼 불길한 것 (미쓰다 신조 지음, 권영주 옮김, 비채)
제2차 세계대전 직후 일본. 적자가 가문을 잇고 신의 지벌이 지배하는 불합리한 인습에 사로잡힌 시골 마을. 그곳에서 10년에 걸쳐 일어난 네 건의 살인사건을 다뤘다. 작가는 미스터리 편집자 출신으로 가능한 모든 장치를 작품에 담았다. 지도, 알리바이 표, 평면도, 21개 항목으로 정리한 전개도 등 그야말로 독자의 머리를 뒤흔드는 패기가 돋보인다.
-그리스 관 미스터리 (엘러리 퀸 지음, 김희균 옮김, 검은숲)
-시계관의 살인 (아야츠지 유키토 지음, 김난주 옮김, 한스미디어)
-인사이트 밀 (요네자와 호노부 지음, 최고은 옮김, 북홀릭)

김준혁 황금가지 편집장
-셜록 홈즈 실크 하우스의 비밀 (앤서니 호로비츠, 이은선 옮김, 황금가지)
셜록 홈즈 재단에서 거의 1세기 만에 공식적으로 출간한 새로운 셜록 홈즈 시리즈. 저자가 오랜 연구와 조사를 거쳐 아서 코난 도일이 쓴 셜록 홈즈에 가장 가까운 문체를 사용하면서도 현대적 추리 기법과 셜록 홈즈만의 스타일을 잘 결합해 빼어난 사건 추리를 선보인다. 올 초 국내에서도 베스트셀러에 오른 화제작.
-점성술 살인사건 (시마다 소지, 한희선 옮김, 시공사)
일본의 정통파 추리소설. 일본 추리의 돌직구를 맛보려 한다면 반드시 읽어야 할 작품이다. 이 작품에서 사용된 트릭은 당시의 상상을 뛰어넘는데 『소년탐정 김전일』에서도 동일한 트릭을 차용한 걸로 유명하다. 보다 복잡한 트릭이 난무하는 지금에 와서는 부족한 부분을 느낄 곳도 없지 않으나 추리 팬이라면 꼭 봐야 할 작품.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 (애거사 크리스티 지음, 김남주 옮김, 황금가지)
-십각관의 살인 (아야츠지 유키토 지음, 양억관 옮김, 한스미디어)
-밀실 살인게임 2.0 (우타노 쇼고 지음, 김은모 옮김, 한스미디어)

추리는 기본, 상상을 자극하는 +α
박광규 계간 ‘미스터리’ 편집장
-라인업:세계 최고의 범죄소설 작가들이 창조한
위대한 탐정 탄생
(오토 펜즐러 엮음, 박산호 옮김, 알에이치코리아)
마지막 추천은 소설이 아니다. 하지만 추리소설 팬이라면 군침을 흘릴 ‘종합선물세트’. 미국을 대표하는 명탐정들이 탄생하게 된 계기를 작가들이 진솔하게 털어놓는다. 친구나 가족을 소개하듯, 작가만이 알고 있던 소설의 비화를 볼 수 있다.
-가다라의 돼지
(나카지마 라모 지음, 한희선 옮김, 북스피어)
제목만으로는 도저히 어떤 내용인지 짐작할 수 없다. 아프리카의 주술을 연구한 교수 오우베 다이치로가 사이비 종교가 보여주는 ‘기적’의 속임수를 파헤쳐 나가는 과정을 그려냈다. 주술과 저주·초능력·종교·심리학까지 버무려 서스펜스와 공포, 모험으로 가득 찬 소설은 책의 두께를 잊게 할 만큼 흥미진진하다.
-팅커, 테일러, 솔저, 스파이
(존 르 카레 지음, 이종인 옮김, 열린책들)
-명탐정의 규칙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이혁재 옮김, 재인)

김지아 알에이치코리아 소설팀장
-탄환의 심판 (마이클 코널리 지음, 김승욱 옮김, 알에이치코리아)
전직 변호사·의사들이 전문 소설을 많이 집필하지만 취재가 전문인 기자도 이런 소설에 능하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전직 기자 마이클 코널리의 대표작 ‘해리 보슈 시리즈’도 훌륭하지만 미워할 수 없는 속물 변호사 미키 할러를 등장시킨 『링컨 차를 타는 변호사』『탄환의 심판』도 해리 보슈 버금가는 그의 대표작 반열에 오르게 됐다.
-원티드 맨 (존 르 카레 지음, 김승욱 옮김, 알에이치코리아)
동명 영화로 만들어진『팅커, 테일러, 솔저, 스파이』로 우아함 속에 녹아든 사회성과 정치성을 보여준 존 르 카레의 2008년작. 『원티드 맨』은 이름·고향· 존재 자체도 베일에 싸인 한 사내를 통해 거대 사회가 인간의 가치를 얼마나 무너뜨릴 수 있는지 진지하게 고찰한다. 필립 세이무어 호프먼과 레이철 매캐덤스 주연으로 영화화될 예정이다.
-도시탐험가들 (데이비드 모렐 지음, 최필원 옮김, 비채)
-완전범죄에 고양이는 몇 마리 필요한가 (히가시가와 도쿠야 지음, 권일영 옮김, 폴라북스)
-밤의 기억들 (토머스 H. 쿡 지음, 남명성 옮김, 시작)

윤영천 howmystery.com 운영자
-개를 돌봐줘 (J M 에르 지음, 이상해 옮김, 작가정신)
마주 본 아파트에 살고 있는 두 사람은 서로가 서로를 엿본다고 오해한다. 말로 잘 해결해 볼 법도 하건만, 둘은 곧 치졸하고 유치한 싸움을 벌이기 시작한다. 여기에 독특한 주변 인물이 엮이고 또 개 한 마리가 실종되면서 유쾌하고 발랄한 소동은 살인사건으로 치닫게 된다. 일기와 편지 등으로 이뤄진 독특한 구성과 블랙 코미디가 돋보인다.
-라 트라비아타 살인사건 (돈나 레온 지음, 황근하 옮김, 휴먼앤북스)
20년 이상 이탈리아 베네치아에 머물고 있는 돈나 레온이 베네치아를 배경으로 쓴 작품. 그의 오랜 캐릭터인 형사 브루네티가 처음 등장한다. 베네치아의 명소인 라 페니체 오페라 극장에서 ‘라 트라비아타’의 선율이 울려퍼지는 가운데 마에스트로가 시체로 발견된다. 이국적인 풍경과 오페라 그리고 인간의 악의가 어우러진 독특한 작품이다.
-내 이름은 빨강 1, 2 (오르한 파묵, 이난아 옮김, 민음사)
-바티스타 수술 팀의 영광 (가이도 다케루, 권일영 옮김, 예담)
-수수께끼 풀이는 저녁 식사 후에 (히가시가와 도쿠야, 현정수 옮김, 북이십일)

김준혁 황금가지 편집장
-제노사이드 (다카노 가즈아키 지음, 김수영 옮김, 황금가지)
새로운 신인류가 태어나고, 그로 인해 현생인류가 종말에 이를 수 있다면? 『13계단』의 작가 다카노 가즈아키가 SF 기법을 동원해 집필했다. 2012년 ‘이 미스터리가 대단하다’ 1위, ‘일본 서점 대상’ 2위 등 현재 일본에서 가장 뜨거운 작품. 내용 중 한·일 역사에 대한 반성적 시각과 한국 유학생의 활약이 돋보인다.
-얼터드 카본 1, 2 (리처드 모건 지음, 유소영 옮김, 황금가지)
인간의 뇌를 USB 같은 칩에 저장해 놓고 몸만 바꿀 수 있는 시대, 대부호 한 명이 자살한다. 백업된 일주일 전 기억으로 부활한 부호는 자신이 왜 자살했는지 사설 탐정에게 조사를 의뢰한다. 하드보일드 탐정 소설과 SF 스릴러를 결합해 큰 화제를 모은 소설이다. 2003년에는 그해 최고의 SF소설에 수여하는 필립 K 딕 상을 수상했다.
-스타터스 (리사 프라이스 지음, 박효정 옮김, 황금가지)
-팔묘촌 (요코미조 세이시 지음, 정명원 옮김, 시공사)
-이케부쿠로 웨스트게이트파크 (이시다 이라 지음, 김성기 옮김, 황금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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