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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용사 이름 부른 군통수권자 “조국은 결코 안 잊을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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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제2 연평해전 10주년 기념식이 29일 경기도 평택시 해군 제2함대사령부에서 열렸다. 이명박 대통령이 고 윤영하 소령의 아버지 윤두호씨(가운데), 어머니 황덕희씨와 함께 ‘윤영하함’ 현판을 만져보고 있다. 현직 대통령이 제2 연평해전 기념식에 참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경빈 기자]

29일 경기도 평택의 제2함대사령부 앞바다. 고속함인 윤영하함·조천형함·서후원함이 정박해 있다. 한상국함·황도현함·박동혁함은 먼바다에서 작전 중이었다. 2002년 제2 연평해전에서 산화한 6인의 용사는 이제 우리 바다를 지키는 ‘수호신’으로 돌아와 있었다.

 이날 오전 제2함대 사령부에선 이들을 기리는 제2 연평해전 10주년 기념식이 열렸다. 이명박 대통령이 군통수권자로서 처음 참석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6인의 이름을 일일이 불렀다. 이들의 이름을 딴 여섯 척의 고속함도 거명했다. 그러면서 “조국이 그들을 불렀을 때 그들은 바로 거기에 있었다. 그리고 온몸을 던져 조국을 지켰다”며 “조국은 그들을 결코 잊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난 10년 동안 국민의 가슴속에 묻혀 있던 여섯 순국 용사들은 이제 우리 바다를 지키는 수호신으로 다시 태어났다” 고 했다.

 이 대통령은 2002년이 북한과 교류가 본격화하고 한·일 월드컵이 열렸던 해란 점을 거론했다. 그러곤 북한의 도발을 비난했다. 당시의 느슨한 안보태세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2002년 연평해전은 우리가 북한에 본격적으로 많은 지원을 제공하고 남북대화와 교류가 활발했던 바로 그 시기에 일어났다. 그때 우리는 잠시나마 더 이상 전쟁은 없고 곧 평화통일이 이뤄질 것이라는 환상에 젖었는지도 모른다. 북한은 바로 그때 오히려 직접적인 대남 군사공격을 자행했다.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 도발을 포함해 그 어떤 도발도 우발적 실수가 아니었다. 모두가 계획된 도발이었다.”

 이 대통령은 군통수권자로서 단호한 대처를 약속했다. 그는 “저는 국군 통수권자로서 대한민국을 철통같이 방위할 것”이라며 “어떤 도발에도 단호히 대응하고, 어떠한 침공에도 과감히 맞서 대한민국을 굳건히 지켜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제2 연평해전 전적비에 헌화했다. 유가족들의 손을 두 손으로 일일이 잡고 위로하기도 했다. 기념식 후엔 유가족들과 함께 윤영하함에 올랐다. 승선하기 전엔 함을 향해 거수경례를 했다. 주갑판 옆에 붙어 있는 ‘대한민국 해군 윤영하함’이란 청동 표지를 어루만지기도 했다. 함정에 근무 중인 병사들에겐 “(북한군이 당시) 조준했다는 건 사실상 전시다. 같이 조준하고 있어야 피해가 덜하다. 앞으로 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어 유가족들에겐 “아버지·어머니가 보내줘야 하늘나라에 있는 윤영하 소령도 마음이 편할 거다. 자랑스럽게 생각하시고 슬퍼하지 마라”고 위로했다. 이 대통령은 하선하며 다시 몸을 돌려 함을 향해 두 번째 거수경례를 했다.

  기념식엔 황우여 대표를 비롯해 새누리당 의원들이 대거 참석했다. 비(非)박근혜계 주자인 정몽준·이재오 의원과 김문수 경기도지사도 함께했다. 박근혜 전 비상대책위원장은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민주통합당에선 손학규 상임고문과 신학용 의원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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