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의 이동통신’으로 불리는 차세대 이통통신(IMT-2000) 사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정부는 지난해말 SK와 한국통신을 비동기식 사업자로 선정했고,다음달에는 동기식 사업자를 선정할 예정이다.2002년으로 예정된 차세대 이동통신 서비스를 앞두고 세계적인 통신장비회사 관계자들이 만나 IMT-2000의 사업성과 이동통신 서비스시장 전망 등에 관해 토론했다.
지난 19일 열린 토론회의 사회는 윤창번 정보통신정책연구원장이 맡았다.토론에는 한국노키아의 미코 엘로마 지사장,에릭슨코리아의 라아스 비요크 IMT-2000 사업단장,한국루슨트 테크놀로지스의 박종구 무선기술 총괄 상무가 참여했다.
-한국에서 사업하면서 어려운 점은.
▶라아스 비요크=한국 사업환경이 많이 좋아졌지만 투명성이 더 제고되었으면 한다.국내업체들이 외국업체에 비해 더 빨리 정보를 얻는 경우가 있는 것 같다.
▶미코 엘로마=우리는 IMT-2000을 위해 사업을 시작하는 단계다.잠재고객과 사업 기회를 개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현재의 진행상황에 만족한다.
▶박종구=루슨트는 1978년 한국에 진출해 외국업체로는 처음 한국통신에 장비를 공급하는 등 오랫동안 한국통신시장과 함께 성장해왔다.그래서 한국시장을 잘 알며 특별한 어려움은 없다.
-제3세대 이동통신으로 불리는 IMT-2000이나 3G(Generation) 서비스가 일상생활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는지.
▶박=3G는 한마디로 인터넷과 모빌리티(이동성) 의 통합이다.많은 용량의 데이터를 한꺼번에 보낼 수 있어 오디오·비디오 등 모든 종류의 통신이 가능할 것이다.
▶엘로마=3G는 새로운 시장형성을 가능하게 하는 기술이다.개인간 커뮤니케이션이 그 핵심이 될 것이다.예컨대 동영상까지 전송할 수 있는 메시지를 들 수 있다.3G의 넓은 대역폭으로 인하여 통신사업자들은 진정한 모바일 인터넷을 이용한 이동간 전자상거래 등을 통해 새로운 수입원을 확보할 것이며,가입자들은 풍부한 콘텐츠를 받게 된다.
-어떤 종류의 단말기 장비가 가장 효율적이라고 생각하나.
▶비요크=고객과 사용자의 요구에 따라 다양한 단말기가 선보일 것이다.기존의 이동전화와 크기나 형태가 같은 제품도 있고 개인휴대단말기(PDA) 처럼 화면이 큰 단말기도 나올 것이다.가격은 3백∼5백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한다.
▶엘로마=단말기의 형태나 가격은 시장과 고객이 결정할 것이다.
-3G 시장에 대한 전망은.
▶박=많은 통신사업자들이 기존 2G 및 2.5G에 대한 투자비용을 효율적으로 이용하면서 새로운 수익모델을 창출하길 바라고 있다.주파수대역 효율성에 있어서 기술적으로 많은 진보가 있어 2G보다 3G에서의 주파수대 효율성은 16배로 증가한다.기존 사업자들은 이미 2G에 막대한 투자를 했기 때문에 3G의 주파수대역 이용 기술의 개선으로 아주 큰 이익을 기대할 수 없을지 모르겠지만,신규 사업자들은 기술발전에서 오는 이익을 누릴 수 있을 것이다.
▶엘로마=3G의 사업전망이 좋다고 본다.우리 고객들은 3G의 사업성에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IMT-2000사업자를 선정할 때 한국이 채택한 심사제와 유럽 경매제도의 장단점을 말해 달라.
▶엘로마=심사제는 통신사업자의 장점을 고려하기 때문에 이익이 클 수 있지만 단점도 있다.경매제는 사업자가 3G 사업의 수익성을 충분히 검토해 참여하는 것이다.
▶비요크=통신사업자의 선정에 대해 한국 정부는 한국 실정과 통신사업자 현실에 알맞은 제도를 채택하는 올바른 결정을 내린 것 같다.가격도 적절하다고 믿는다.정부와 국민이 다른 사업을 위한 자금을 확보할 수 있어 좋다고 생각한다.
-국내 이동통신 시장이 언제 포화상태에 이를 것으로 보는지.
▶엘로마=시장의 발전에 한계라는 것은 없다고 믿는다.3G 시장은 단순한 가입자 숫자로 측정하는 게 아니다.가입자들이 얼마나 많은 시간과 비용을 이동통신에 사용하는가 하는 것이 더 중요한 문제다.
▶비요크=2010년에는 인구의 약 70%가 이동통신을 이용할 것으로 보여진다.단순한 숫자를 언급하는 것 보다 사용시간·용도 등을 고려한 전체적인 안목으로 봐야 한다.
▶박=지금까지의 예로 보면 어떤 사업이나 시장의 성장에 대한 전망은 맞은 일이 거의 없다.실제 시장은 항상 예상을 뛰어 넘었다.굳이 숫자를 들어 시장을 말한다면 이제는 가입자 수가 아닌 단말기 숫자로 판단해야 할 시기다.게임·전화기·PDA 등의 다양한 단말기가 통합하기도 하고 한 고객이 용도에 따라 복수의 단말기를 보유하기도 할 것이기 때문이다.
-한국의 단말기 제조업체를 평가한다면.
▶엘로마=한국의 단말기 제조업체는 매우 잘 발전해 있다.
▶비요크=한국업체는 우수한 품질과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하지만 또 하나의 중요한 측면은 시장논리다.14개 업체 모두 살아 남을 것으로 보지 않는다.어떤 형태로든 통합이 이루어 질 것으로 예상한다.
-2∼3년 내에 3G 서비스를 본격 개시하면,이 막대한 시장을 놓고 장비업체간의 경쟁이 심화할 것으로 본다.각사의 진행상황은.
▶박=현재 많은 국민들이 비동기식 제3세대 이동통신인 W-CDMA 표준은 유럽형 기술이고,동기식인 CDMA-2000 표준은 미국형 기술이라고 잘못 인식하고 있다.이 두 표준은 모두 CDMA 기술에 근간하고 있다.루슨트는 이미 전 세계 1백60여 나라에 4만개 이상의 CDMA 시스템을 설치해 운영하면서 축적한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동기식과 비동기식 인프라를 모두 개발하고 있다.
▶엘로마=한국시장의 중요성을 고려해 노키아는 잠재고객을 찾고 있다.장기적인 안목에서 협력방안을 구축하고 있다.이제 한국시장에도 진출할 시기라고 생각한다.
▶비요크=한국에서 TDX스위칭 등의 분야에서 많은 협력을 해왔으며,시스템·인터넷 등 광범위한 분야에서 국내기업과 협력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다.
-루슨트·에릭슨·노키아가 모두 한국 통신네트워크 시장에 기여하는 업체로 성장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