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해품달’ 소현이는 휴대전화 안 써요, 그 시간에 공부하거든요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04면

JTBC ‘러브 어게인’에 출연 중인 김소현양은 “연기 외 시간에는 공부에만 몰두한다”며 학업에 의욕을 보였다.

일과 학업을 병행하는 것은 꽤나 힘든 일이다. 바쁜 연예활동을 하면서 우수한 성적을 내는 아역들에게 ‘엄친딸’ ‘엄친아’와 같은 수식어가 붙는 이유다. 드라마 JTBC ‘빠담빠담’ ‘러브 어게인’과 MBC ‘해를 품은 달’에 출연해 주목을 받은 김소현(13)양. 최근 쉼 없는 연기 일정에도 불구하고 최근 SNS로 우수한 성적을 증명해 보였다. 국어 91.5점, 수학 87.4점, 과학 92.7점. 5일 중앙일보 N빌딩에서 학교 수업을 마치고 온 김양에게 비결을 물었다.

김양은 2008년 ‘전설의 고향-아가야 청산가자’를 시작으로 연기 생활을 시작했다. “9살 때부터 오디션을 보러 다녔어요. 가까이 알고 지내던 언니가 연기를 하는 걸 보면서 연예인을 꿈꾸게 됐죠. 자연스럽게 연예계에 발을 딛게 됐어요.” 김양의 첫 중학교 중간고사 성적은 인터넷에서 화제를 모았다. “사실 제가 시험 둘째 날에 쓰러져서 시험을 못 쳤거든요. 첫째 날에 시험 본 과목의 성적만 인터넷에 공개한 거였어요”. 당시 김양은 트위터에 ‘저 전교 1등 아닌 거 인증되나요?’라는 글로 자신의 ‘엄친딸’ 논란을 해명했다. 인터넷 누리꾼들은 ‘바쁜 연기생활을 하면서 이 정도면 대단’ ‘멋지다’ 등 호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사실 김양은 초등학생 때에 전교 1등을 했을 만큼 공부에 욕심이 많다. “초등학교 때 한 번 1등을 하고 나니까 촬영에 시간을 많이 뺏기면서도 1등에 욕심이 생기더라고요. 그때 이후로 그날 배운 수업 내용은 무슨 일이 있어도 반드시 복습하고 자는 습관이 생겼어요.”

어머니 김지연(40)씨가 “입시 수험생처럼 새벽까지 공부한다”고 할 정도다. “제가 공부를 한번 시작하면 새벽 3, 4시까지 하거든요. 밤에 공부하면 집중도 잘 되고 조용하니까 촬영이 끝난 밤 시간을 최대한 활용해요. 남들보다 훨씬 모자란 시간 안에 공부를 해내야 하니까 촬영 외의 시간을 절대 놓치지 않아요. “연기 외의 모든 시간은 공부에 투자한다는 것이 김양의 공부철학이다. 일부 아역이 이동시간에 차 안에서 공부하는 것과 다르게 김양은 잠을 택한다. 무리해서 공부를 하기보다 새벽시간에 공부하느라 모자란 잠을 청하는 것이다.

4~5시간 정도로 공백이 긴 촬영 대기시간은 공부시간으로 활용한다. 김양은 ‘마인드맵’을 활용해 도덕과 같은 암기과목을 학습한다. “종이 가운데에 단원 제목, 핵심 문장 등 교과서의 중요 줄기를 적어놓고 옆으로 가지를 뻗어나가는 마인드맵을 그리면서 외운 내용을 확인해요. 마인드맵을 한 번 그리는 것에서 끝나지 않고, 여러 번 그리면서 내용을 첨삭하는 게 특징이에요.”

국어 과목의 경우 학습서와 문제집을 같은 분량으로 공부한다. 학습서로 익힌 내용은 반드시 그 자리에서 문제집까지 이어서 풀어보는 것. 과학은 문제를 많이 풀기보다는 교과서를 보면서 개념을 이해하려고 노력한다. 중간고사에서 김양이 과학 서술형 문제를 만점 받을 수 있었던 이유다. 김양은 “개념을 이해하고 나니 ‘규격화된 정답’을 외우지 않아도 서술형 주관식 문제의 답을 충분히 쓸 수 있었다”고 말했다. 수학은 교사가 나눠주는 유인물과 문제집을 익숙해질 때까지 반복해서 푼다. 김양은 “수학은 짧은 시간 안에 섭렵할 수 있는 과목이 아니기 때문에 아는 문제도 반복해서 풀고, 시험 1주일 전에는 새벽 늦게까지 공부했다”고 말했다.

차기 한류스타 대열에 서겠다는 꿈으로 영어 공부에도 열심이다. 요즘 중학교 수준 영어듣기 파일을 MP3에 넣고 다니며 항상 듣는다. “수업을 빠지다 보니 영어의 기본이 약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영어 듣기’와 ‘단어 외우기’에 집중하고 있어요. 단어를 외울 때는 수능 영어단어와 같은 어려운 수준을 택하기보다 딱 중학교 수준에 맞춰 공부하려고 해요. 집에서는 부모님께 외운 단어를 불러달라고 한 다음에 받아쓰기를 틈틈이 하고 있고요.”

김양은 공책 2~3장에 걸쳐서 일기를 쓸 정도로 글 쓰는 걸 좋아한다. 초등학생 때부터 틈틈이 글짓기 대회에 나가 최우수상 등을 휩쓸었다. 책 읽는 것도 좋아해 도서를 구입할 때는 몇 십 권을 통째로 사서 읽는다.

“문학과 비문학을 가리지 않고 읽어요. 가장 좋아하는 책은 ‘동백꽃’인데, 저도 언젠가는 글을 쓰는 일을 해보고 싶어요.” 대학에 진학하면 국문학과를 전공해 예술·문화에 관한 글을 써 보는 것이 꿈이다. “글쓰기도 결과적으론 연기와 맞물린다고 생각해요. 연기는 제가 하고 싶을 때까지 할 수 있는 거니까, 글 쓰는 걸 전문적으로 배워보고 싶어요. 각본도 쓰면서 감독을 해보고 싶은 꿈도 있고요.”

‘오늘 할 일은 오늘 다 끝내자’란 좌우명을 가진 김양. 그가 바쁜 연기생활을 하면서 공부에 충실할 수 있었던 배경이다. 또래 연기자들을 제치고 성적으로 선방한 그에게 ‘우수한 점수의 비결이 뭐라 생각하느냐’고 물었다. “제가 휴대전화를 아예 안 써요. 학교 갈 때도, 촬영할 때도 제 휴대전화는 부모님께 맡겨 놓아요. 모두가 자신도 모르게 휴대전화에 할애하는 시간이 꽤 많잖아요. 그 시간을 공부에 쓴 게 비결이 아닐까요.”

아역배우 김소현양의 공부법

● 연기 외의 시간은 공부에만 투자 “공부와 연기 둘 다 좋아해요. 상대적으로 공부 시간이 부족한 만큼 연기를 하지 않을 땐 공부만 합니다.”

● 마인드맵을 반복해서 그리며 암기과목 개념 정리 “마인드맵을 그리면 학습 내용의 윤곽이 잡혀요. 나무를 그리듯이 마인드맵의 줄기 부분에 핵심 내용을 적은 후 연관 내용들을 가지를 뻗어나가듯 적죠.”

● 휴대전화는 부모님에게 양도. 쓸데없는 시간 낭비 줄임 “평소에 휴대전화를 안 들고 다녀요. 알게 모르게 낭비되는 시간을 줄일 수 있어요.”

● 수준에 맞는 영어단어집 골라 외운 후 받아쓰기 “수준 높은 고급 영어단어를 외우기보다 중학교 수준에 맞는 단어를 외워 기초를 튼튼히 하려고 해요.”

● ‘영어듣기’ MP3 틈날 때마다 듣기 “연기를 하다 보면 이동과 대기시간이 길어요. MP3로 영어듣기를 하며 꾸준히 실력을 키워 나가고 있습니다.”

글=김슬기 기자
사진=황정옥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