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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 매출 미끄러지자 백화점 주가도 휘청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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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8면

럭셔리 브랜드의 판매 부진으로 백화점 주가가 타격을 받고 있다.

 17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올 들어 5월 말까지 국내 주요 백화점의 럭셔리 브랜드 매출신장률은 10% 정도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절반 수준으로 뚝 떨어졌다. 지난해 25%에서 올해 13.1%를 기록한 신세계가 그나마 나은 편이다. 현대백화점은 10.3%로 두 자릿수에 겨우 턱걸이했고, 롯데는 21%에서 8%대로 주저앉았다.

 백화점 매출 증가의 한 축을 담당했던 ‘명품’ 관련 매출이 가파르게 줄면서 백화점 주가도 조정받고 있다.

 15일 현대백화점 주가는 전날보다 3000원 떨어진 13만1000원에 마감했다. 이 회사 주가는 2분기 들어 24.7%나 하락했다. 다른 백화점도 상황은 비슷하다. 롯데쇼핑과 신세계도 2분기 들어 각각 17.3%, 7.7% 하락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 수익률은 -7.7%를 기록했다. 해외 럭셔리 브랜드를 수입하는 신세계인터내셔날도 같은 기간 21.7% 떨어져 시장 평균 수익률을 한참 밑돌았다.

 해외도 마찬가지다. 유로존 재정위기로 유럽 소비가 곤두박질치면서 미 뉴욕 증시에 상장한 주요 럭셔리 브랜드 주가가 지난달부터 하락 곡선을 그리고 있다. 보석 브랜드 티파니가 속한 티파니앤코 주가는 2분기 들어 22.5% 하락해 주당 53달러대로 떨어졌다. 루이뷔통 등 수많은 럭셔리 브랜드를 소유한 LVMH 주가는 12.9%, 의류 브랜드 버버리 주가는 13.3% 떨어졌다. 같은 기간 S&P500 지수의 수익률(-4.7%)에 비해 약세가 두드러진다.

 명품시장 매출 부진은 경기침체 장기화에 따른 후폭풍이라는 분석이 많다. 유럽 재정위기로 인한 경기침체가 1년 넘게 지속되면서 고소득층도 지갑 여는 걸 주저하고 있다는 것이다. 증권가에서는 “지난해 유통업계 실적이 전반적으로 부진해진 가운데 백화점 업계가 그나마 선방했던 게 럭셔리 브랜드 매출 덕”이라며 “럭셔리 브랜드 매출이 줄면 백화점 업계도 기댈 곳이 별로 없다”는 리포트가 줄을 잇는다.

 김기영 SK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4분기 이후 약화된 소비심리 회복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태”라며 “세계 경기가 되살아나야 국내 유통업계의 실적 개선도 바라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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