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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대학 특허전략 전문가 한기대 박검진 교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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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검진 교수는 “일부 특허가 기업의 기술이전 성사 단계까지 와 있다. 앞으로도 특허출원에서 끝나지 않고 기술이전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국기술교육대학교 산학협력단 기술이전지원실(212호실)은 이 대학에서 가장 늦게까지 불이 켜져 있는 곳으로 유명하다. 사무실에는 2009년 3월 특허청에서 파견 나온 특허관리 어드바이저 박검진 교수가 있다. 그는 한기대 특허출원 지원을 위해 교수와 학생들의 자문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재학생들을 중심으로 ‘특허동우회’를 조직해 지도하는 등 대학의 지적재산권(이하 지재권) 강화를 위해 힘쓰고 있다. 그는 이 같은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달 ‘제47회 발명의 날 기념식’에서 지식경제부장관상을 받았다. 박 교수를 만나 대학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지재권 창출·보호·활용 등에 대한 생각을 들어봤다.

- 그동안 어떤 성과가 있었나.

“2009년 특허청이 주관한 지재권 오션공모전에서 한기대가 전국 최우수 대학으로 선정됐다. 2010년, 2011년에는 한국공학한림원과 특허청이 주관한 캠퍼스 특허전략유니버시아드대회에서 한기대 학생들이 지경부 장관상(1개팀), 특허청장상(3개팀), 우수상(5개팀), 장려상(3개팀)을 받는 등 우수한 성적을 거뒀다. 이 대회는 기업이 필요한 인재를 대학과 연계(산학협력)하기 위해 열렸다. 2009년 특허전략유니버시아드 대회는 전국 80개 대학에서 2720팀이 경합을 벌였다. 당시에만 해도 한기대는 53개팀이 출전했지만 한 팀도 수상하지 못했다. 대회에 입상하면 취업의 문호가 넓어진다는 점에서 인기가 높아 어떻게든 성과를 내기 위해 학생들을 모아 특허법 교육부터 시작했다. 도서관에서는 특허정보검색시스템을 구축했다. 특허정보검색 전문가를 초청해 세미나도 열었다. 그 결과 2010년과 2011년 12개팀이 수상하는 쾌거를 올렸다.”

- 성과를 올릴 수 있었던 이유는.

“한기대 학생들의 졸업연구작품은 어느 대학에도 뒤지지 않는다. 처음 한기대에 왔을 때 가장 관심이 가는 것이 졸업연구작품이었다. 작품의 우수성을 기고문 등을 통해 홍보했고 운이 좋았던지 2009년 오션공모전이 처음 생겼다. 이 대회는 대학(원)생들이 연구한 논문이나 졸업연구작품을 특허화 해보자는 취지의 대회였다. 한기대의 우수성을 알릴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졸업작품경진대회에서 수상한 작품과 평상시 눈여겨봤던 작품을 전문변리사들과 함께 특허명세서로 만드는 일에 몰두했다. 공학교육혁신센터에서는 3000만원을 학생들의 특허출원 비용으로 내놨다. 이 때문에 전략적으로 특허출원을 할 수 있었다. 그 결과 공모전에서 전국 최우수대학이라는 영예를 얻을 수 있었다. 중심에는 졸업연구작품이 있었다.”

- 몇 년 사이 특허출원이 크게 늘었다.

“교수 대부분이 기업에서 근무한 경우가 많은 데다 특허출원 경험이 있는 교수들도 전체의 72%나 된다는 점은 매우 고무적이다. 하지만 한기대가 보유하고 있는 지재권 관리규정을 알고 있는 교수들은 40%에 그쳐 특허에 대한 관심은 상대적으로 적었던 것 같다. 실제 2009년 이전까지 학교 명의로 특허를 출원한 실적은 20건도 되지 않았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기술이전 실적도 전무했다. 그러나 현재는 학생발명을 특허출원으로 연결시킨 실적이 전국 4년제 대학 가운데 최상위권이다. 2009년에만 전체 53건(교수 29건)의 특허를 출원했다. 학생들의 경우 2009년 24건, 2010년 23건, 2011년 29건을 출원했고 2012년에는 학생과 교수를 합해 92건(학생 30건)의 특허출원을 계획하고 있다.”

- 특허동호회와 랩(연구실)도 만들었다는데.

“2009년 9월 특허동우회를 처음 결성했다. 학생은 5명에 불과했다. 당시만 해도 특허전략유니버시아드 대회 수상 실적이 전무해 상을 꼭 받아 보자는 생각에 5명을 대상으로 매일 늦은 밤까지 교육했다. 소문이 나면서 두 달 만에 학생은 40명까지 불어났다. 겨울방학을 이용해 매주 3시간씩 특허법도 지도했다. 또 핵심 랩(LAB) 10개를 선정해 학생과 교수들을 대상으로 교육도 가졌다. 현재 교육받은 학생들의 특허법 지식 수준은 대기업 사원 못지않을 정도로 성장했다.”

- 학생들에게 맞는 교육자료가 있었나.

“2006년 다른 대학에서 근무할 당시 쓴 『특허의 허와 실』이란 책이 학생들에게 많은 도움이 된 것 같다. 이 책을 갖고 특허 기초에서부터 학생들이 이해하기 쉽게 사례 위주로 가르쳤다. 기업에서 근무할 때의 경험도 학생들을 가르치는데 큰 도움이 된 것 같다.”

- 향후 계획과 특허에 대해 한 말씀.

“올해 열리는 특허전략 유니버시아드 대회에서도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해 교수와 학생들이 많은 준비를 하고 있다. 올해에는 26개 기업에서 문제를 출제 했다. 한기대는 22명의 학생이 신청했다. 대회는 선행자료조사부문과 특허전략부문으로 나눠 진행된다. 매년 꾸준한 수상 성과(3년 연속 4명 수상)를 올리고 있는 선행자료조사부문(3년 연속 4명 수상)과 특허전략부문(2010년 2개팀, 2011년 2개팀 수상)에서 더욱 큰 성과가 나올 수 있도록 노력할 예정이다. 특허는 곧 발명이다. 발명은 누구나 쉽게 할 수 있는데 특허가 문제다. 누군가 도움을 줘 특허가 어렵지 않다는 것을 교육시킬 필요가 있다. 요즘에는 특허관련 무료교육이 많이 있다. 특허는 결코 어려운 것이 아니다. 앞으로는 학생들의 발명품과 교수들의 연구논문을 특허등록으로 연계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기술이전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하겠다. 한기대의 경쟁력이 국내는 물론 세계에서도 인정받을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한다.”

글·사진=강태우 기자

박검진 팀장 이력 및 경력

· 1987년 반도체공학 석사 학위 취득
· 1988년~1999년 LG반도체㈜ 특허부 근무
· 1999년~2004년 하이닉스반도체㈜ 특허분석팀 근무
· 2004년~2006년 매그나칩반도체㈜ 특허팀 근무
· 2006년~2008년 호서대학교 특허관리전문가
· 2007년~현재 한국전자정보통신산업진흥회 특허 분쟁전문위원 / 대덕특구 기술사업화 평가위원
· 2009년~현재 한국기술교육대학교 산학협력교수
· 2009년 충남북부상공회의소 특허분과 전문위원
· 2010년 한기대 특별공로상 수상 / 캠퍼스 특허전략유니버시아드 대회 특허청장 표창
· 2012년 제47회 발명의 날 기념식 지식경제부 장관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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