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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의 나라’ 카자흐에 경마장 설립 추진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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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면

인류와 말이 첫 인연을 맺은 ‘말의 나라’ 카자흐스탄에서 한국 업체가 경마장 설립에 도전하고 있다.

투자전문업체인 GH인베스트먼트(GHI)는 지난달 말 일본 마사회와 경마 운영, 기술 교육 등에 대한 업무협약을 맺었다고 10일 밝혔다. 이 회사는 카자흐스탄의 경제 중심지인 알마티의 위성도시(G4시티)에 경마장이 포함된 경마공원 건설을 추진 중이다. 오우웅 GHI 회장은 “이미 부지를 확보했으며 2014년 개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경마장 외에 20개 장외 발매소를 설치하는 방안도 함께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회사뿐 아니라 휴먼앤호스피아도 카자흐스탄 경마 산업에 진출하기 위해 공을 들이고 있다. 시엔코도 알마티주 정부와 경마사업에 대한 합의각서(MOA)를 체결한 상태다.

한국 업체가 카자흐스탄 경마산업 진출을 노리는 것은 카자흐스탄의 말 문화 때문이다.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인류와 말이 직접적 연관을 맺은 것은 카자흐스탄에서 5500년전 말을 식용으로 사용하면서부터다. 카자흐스탄 전통 결혼식에선 말을 타고 앞서 달리는 신부를 신랑이 좇아가서 잡는 의례를 할 정도로 말과 친숙하다. 카자흐스탄식 폴로 경기인 ‘콕파르’는 기수 1000여명이 참가할 정도로 인기가 높다. 현대식 경마장은 없지만 경주용 말은 20만 마리에 이른다. 한국 업체들도 경마장이 설립되면 처음에는 카자흐스탄 전통 경주마를 활용한 경기부터 시작한다는 전략을 세워놓고 있다. 삼일회계법인는 사업성 검토보고서를 통해 현지 경마장이 연 10%의 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분석했다.

그러나 실질적 투자는 아직 초기 단계다. 투자 의향서(LOI)를 체결하는 단계인 업체도 있고, 일부는 기존의 투자자 모집 전략을 수정해 재도전에 나서고 있다. 정태인 한국마사회 국제화팀 차장은 “사업 성공의 관건은 국내외 투자자 유치”라며 “경마장이 없고 천연자원을 바탕으로 한 경제가 성장세에 있는 점은 장점이지만 카지노 등 경마의 경쟁산업이 활발한 것은 단점”이라고 말했다.

◆G4 시티=카자흐스탄의 남서부 알마티에서 휴양도시인 캅치가이까지 4개의 신도시를 건설하는 중장기 프로젝트. 알마티에서 가까운 순으로 게이트·골든· 그로잉·그린 시티의 건설이 추진 중이다. 각각 경제·교육·문화·과학·레저 중심지로 특성화한다는 계획이다. 한국의 건설업체와 병원 등도 이 지역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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