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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속의 과학] 안경 김 서림 방지의 비밀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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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겨울 따뜻한 실내에 들어설 때 안경에 김이 서려 쩔쩔 맬 때가 많다.

실내.외 온도차로 작은 물방울에 해당하는 김이 안경 렌즈 표면에 달라붙어 하얀 막을 만듦으로써 안경이 제구실을 할 수 없게 되기 때문이다. 자동차나 건물 유리창 등에서도 이런 현상을 자주 본다.

그런데 묽은 용액인 김서림 방지제만 바르면 요술을 부린 듯 김이 서리지 않는다. 비결은 렌즈에 물방울이 달라붙지 못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아주 착 달라 붙게 하는 것. 물이 얇은 막이 되면 투명하게 보이는 원리를 이용하는 것이다.

김이 서릴 때 물방울을 확대해 보면 공기가 반쯤 빠진 비치볼처럼 아랫부분이 넓게 퍼진채 렌즈 표면에 붙어 있다. 그 가장자리는 40~70도 정도의 경사를 이루며 공간이 생긴다.

이 공간이 하얗게 김을 서리게 하는 요인. 물방울이 아예 평평하게 퍼져 수막을 만들거나, 연잎 위처럼 떼굴떼굴 굴러떨어져 버리면 렌즈 시야가 가리는 일은 없을 텐데 어중간하게 붙어 있어 문제가 되는 것이다.

김서림 방지제는 물과 잘 어울리는 성질이 있기 때문에 물방울 가장자리까지 렌즈 표면에 붙게 한다. 빈 공간 없이 물방울이 퍼지므로, 곧 수막이 되는 것이다. 방지제는 비누나 글리세롤 등 친수성 물질로 만든다.

이 용액을 발라 수막이 만들어진 렌즈 위에 더 많은 물방울이 앉으면 그 물방울은 스스로의 무게를 못 이겨 흘러내려 버린다. 그래서 일정한 두께의 수막은 일정 시간 유지되고, 어느 순간 말라버린다.

그러나 이 방지제는 물이나 천으로 렌즈를 닦고 나면 없어지는 단점이 있다.

박방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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