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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 유리엔 주행정보, 차선 이탈 땐 시트 부르르~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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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면

기아 K9의 풀 컬러 헤드업 디스플레이(왼쪽)는 6만5000가지의 컬러를 표현할 수 있다. 오른쪽은 K9의 어댑티브 풀 LED 헤드램프.

최신 기술이 적용된 첨단 장비는 그동안 국산차와 수입차를 구분짓는 암묵적·실질적 경계였다. 상대적으로 비싼 수입차의 가격을 정당화할 근거이기도 했다. 그러나 이 같은 논리는 점차 설득력을 잃고 있다. 국산차가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최신 장비를 발 빠르게 도입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달 2일 선보인 기아차의 최고급 세단 K9이 좋은 예다.

기아차는 K9의 경쟁상대로 프리미엄 브랜드 수입차를 손꼽았다. K9의 장비를 보면 수긍할 만하다. 각종 정보를 앞 유리창에 띄우는 헤드업 디스플레이(HUD), 하늘에서 내려다보듯 차의 사방을 비추는 어라운드 뷰 모니터(AVM), 사각지대의 장애물을 알려주는 후측방 경보시스템(BDS), 어댑티브 풀 LED 헤드램프 등 기존 수입차의 전유물로 인식되던 첨단 장비를 몽땅 갖췄기 때문이다.

K9의 전자식 변속레버(앞)와 운전자 정보시스템(DIS) 통합 조작키.

심지어 K9은 수입차에 없는 장비까지 챙겼다. 깜박이를 켜지 않고 차선을 밟으면 부르르 떠는 시트나 혈액순환에 좋은 음이온을 뿜는 은나노 코팅 가죽 인테리어가 대표적이다. 헤드업 디스플레이는 6만5000 컬러를 표현할 수 있다. 이 분야의 선구자인 BMW도 갓 적용한 방식이다. 반면 렉서스나 GM은 여전히 한 가지 컬러로만 헤드업 디스플레이를 띄운다.

기아차 개발팀에 따르면 후측방 경보시스템은 해외에서 BMW가 다는 장비 이상의 성능을 목표로 삼아 개발됐다. 이를테면 사각지대의 장애물을 포착하는 속도가 더 빠르다. 또한 BMW보다 경고등이 밝아 눈에 더 잘 띈다. BMW의 어라운드 뷰 모니터는 좌우와 뒤만 비추는 반면 K9은 360도의 풍경을 최소한의 오차 범위로 빠짐없이 띄운다.

오디오도 첨단이다. K9의 고급형 오디오엔 인텔의 칩이 들어가는데 현존하는 오디오 중앙처리장치(CPU) 가운데 성능이 가장 앞섰다. 또 롤스로이스 오디오로 유명한 렉시콘 시스템을 쓴다. 현대 제네시스의 오디오보다 출력은 50% 높이되 무게는 70% 줄였다. K9 오디오 개발을 맡은 허광승 멀티미디어 설계팀 책임연구원은 “K9 오디오는 따로 튜닝할 필요가 없다”며 “몇 억원 줘도 꿈쩍 않을 전문가들이 2년여 동안 매달려 개발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물론 K9의 첨단 장비 가운데 일부 부품은 수입에 의존한다. 가령 헤드업 디스플레이는 유리 부품의 품질에 민감하다. 하지만 당장 국내 기술로 소화할 수 없어 벨기에산 유리를 수입해 쓴다. 후측방 경보시스템의 레이더 센서 역시 수입한다. 그러나 이들 부품을 전체 시스템의 기능에 맞게 조율하고 국내 환경에 맞춰 테스트한 건 기아차의 솜씨다.

취재팀=심재우 자동차팀장, 이가영·문병주·한은화·조혜경 기자, 김기범 중앙SUNDAY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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