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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브 어게인’ 한국 출연진, 너무 동안이라 놀랐어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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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이노우에 유미코

지금 일본에서 가장 ‘핫’한 드라마 작가가 한국을 찾았다. 드라마 ‘하얀거탑’ ‘러브 어게인’의 원작자로 유명한 이노우에 유미코(井上由美子·51)다. 현재 JTBC에서 방송 중인 ‘러브 어게인(수·목, 오후 8시45분)’의 촬영 현장을 방문하는 게 목적이었다.

 이노우에는 ‘일본의 현재’를 그리는 드라마 작가로 불린다. 일례로 2010년 일본 아사히TV에서 방송된 ‘동창회: 러브 어게인 증후군’은 경기 불황의 일본 사회에 동창회 붐을 일으켰었다. 지난주 방한한 그는 경기 연천의 ‘러브 에게인’ 세트장을 둘러보고 황인뢰PD와 배우들을 만났다. 17일 만난 그는 “40대 배역을 맡기엔 한국 배우들이 너무 동안이어서 놀랐다. 하이라이트 영상을 봤는데 배우들의 표정이나 발성에서 아련한 감성이 잘 느껴졌다”고 했다.

 -‘러브 어게인’은 어떻게 쓰게 됐나.

 “요즘 일본에선 러브 스토리가 인기 없다. 그래서 조금 다른 ‘어른들의 마지막 멜로’를 써보고 싶었다. 40대가 된 중학교 동창들이 첫사랑을 다시 만나 아름다웠던 시절을 기억하는 모습이 예쁠 것 같았다. 가족붕괴, 계급격차 등 일본의 사회 문제도 짚어보고 싶었다.”

 -일본에선 이 작품 때문에 동창회 붐이 일었다는데.

 “드라마 때문에 동창회에서 첫사랑을 만나 이혼을 했다고 누가 블로그에 글을 올렸더라. 그런 글을 보면 심정이 복잡해진다.” (웃음)

 -불륜을 조장한다는 이야기는 없었나.

 “(웃음) 그래서 육체관계를 배제하고 플라토닉 사랑으로 풀려고 했다. 보는 사람은 기대했겠지만 마지막까지 키스 장면이 없었다. ‘저 사람이랑 키스를 하면 어떤 느낌일까’하는 여지를 남겨두고 싶었다.”

 이노우에는 1년에 한두 편의 드라마를 발표하며 왕성하게 활동 중이다. ‘기프트’ ‘굿럭’ 등 기무라 타쿠야((木村拓哉)가 주연한 드라마를 많이 집필했다. 어릴 때부터 드라마를 즐겨 봤던 그는 대학에서 문학을 전공한 후 TV도쿄에서 영업 관련 일을 했다. 드라마를 쓰고 싶어 뒤늦게 극작 공부를 시작했고, 1991년 시나리오 작가로 데뷔했다. 지난해 빅뱅의 탑과 승리가 출연하는 한·일합작 드라마 ‘텔레시네마’에도 참여했다.

 -의학드라마 ‘하얀거탑’이 한국에서 큰 인기였다.

 “리메이크 작품을 보고 원작보다 더 훌륭하다고 생각했다. 출세에 목 맨 한 남자의 연기가 더 박력 있게 그려졌다.”

 -매년 1~2편을 쓰는데, 에너지가 넘친다.

 “유행하거나 이미 많이 나온 작품은 쓰지 않고 실험적인 작품을 쓴다. 아이디어는 일상에서 얻는다. 승용차 대신 지하철을 타며 평범한 사람들을 관찰한다.”

 -연애·추리·사극까지 장르가 다양한데.

 “처음에는 의사·변호사·경찰처럼 전문직 이야기를 좋아했다. 지금은 가족이나 연애 쪽으로 관심이 옮겨갔다. 아이가 대학생이 되면서 연애를 시작할 나이가 되니까 관심이 가는 것 같다. 다음 작품도 조금 다른 느낌의 러브스토리가 될 것이다.”

 -‘러브 어게인’은 작가 개인의 판타지가 반영된 거 아닌가.

 “안 그래도 그런 질문 많이 받았다. 비밀로 해두겠다.”(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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