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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더 잘 이해하려 로봇 만들어…로봇이 월드컵 우승팀 꺾는 게 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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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신개념 지식콘서트 ‘부산 테크플러스’가 24일 부산 롯데호텔에서 열렸다. 첫 번째 연사로 나선 데니스 홍 버지니아 공대 교수가 ‘창조적 아이디어가 만드는 로봇의 진화’를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부산=송봉근 기자]

로봇 축구대회에서 우승한 로봇이 실제 월드컵 우승팀 선수를 이길 수 있을까. 로봇 분야의 ‘레오나르도 다빈치’로 불리는 데니스 홍 미국 버지니아 공대 교수는 “2050년 로봇이 월드컵 우승팀 인간을 이기는 게 우리의 꿈”이라고 말했다. 홍 교수는 24일 부산 부전동 롯데호텔 아트홀에서 ‘창조적 아이디어가 만드는 산업의 진화’를 주제로 열린 지식 콘서트 ‘부산 테크플러스’에 참석했다. 2009년 시작된 테크플러스가 지방에서 열린 건 이번이 처음이다.

 홍 교수팀은 지난해 세계 로봇 축구대회인 로보컵 휴머노이드(인간형 로봇) 성인형 부문에서 우승했다. 미국팀의 첫 우승이었다. 1997년 시작된 로보컵은 일본과 독일이 주름잡고 있었다. 그가 보여준 로봇 축구대회 영상에서 로봇은 간단한 킥을 구사하고, 공을 인식하고 다가가며, 넘어지면 일어나는 정도였다. 그런데 어떻게 감히 인간을 이길 수 있다는 말일까. 홍 교수는 “로보컵에 뛰어든 것은 새로운 로봇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스스로 걷고 생각하며 컨트롤하는 모든 로봇 기술이 축구에 쓰인다고 했다. 그는 “축구조차 못하면 청소하고 설거지하는 로봇을 어떻게 만들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인간형 로봇을 만드는 이유는 인간을 더 잘 이해하기 위해서다. 그는 “사람이 걷는 것도 단순해 보이지만 로봇이 그대로 따라 하기 쉽지 않다”고 했다. 왜 휴머노이드 로봇은 항상 다리를 쭉 펴지 못하고 엉거주춤 서 있을까. 홍 교수는 “로봇이 사람처럼 다리를 쭉 펴면 컨트롤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로봇은 융합학문이다. 잘나가는 공학자인 그조차도 “로봇 학회에 가보면 나도 무슨 얘기 하는지 모르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기계공학뿐만 아니라 전기·전자, 재료공학, 생물학 등 다양한 학문이 로봇 만드는 데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는 “모든 분야의 전문가가 될 수는 없겠지만 어느 정도 다른 학문도 알아야 하며 협력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는 제임스 파우더리 홍익대 교수, 빅터 최 디스트릭트 대표 등 과거 테크플러스 유명 연사가 대거 참여했다. 김용근 한국산업기술진흥원장은 “기술 하나만으로는 세상을 앞서가기 어렵다”며 “좀 더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기술에 인간미를 더해 생명력을 불어넣어야 한다”고 했다.

테크플러스 포럼 ‘세상을 바꾸는 생각들(Ideas Changing the World)’을 슬로건으로 테크(TECH), 즉 기술(Technology)·경제(Economy)·문화(Culture)·인간(Human)의 융합을 추구하는 지식나눔 축제다. ‘기술 그 이상(tech+)’을 추구한다는 뜻도 담았다. 지식경제부·한국산업기술진흥원·중앙일보가 2009년부터 매년 주최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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