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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홀린 OLED TV … 아노 “여러 대 사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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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5면

LG전자가 23일(현지시간) 모나코에서 유럽 신제품 발표회를 열었다. 이날 유럽에선 처음으로 공개된 55인치 OLED TV 앞에서 포뮬러원(F1) 2011시즌 챔피언 제바스티안 페텔(왼쪽)과 영화감독 장 자크 아노, 모델 젬마 샌더슨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LG전자가 고급 TV 시장 1등 도전에 시동을 걸었다.

 이 회사는 23일 유럽의 휴양지 모나코에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를 사용한 최고급 TV 공개 행사를 열었다. 올해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소비자가전전시회(CES)’에서 첫선을 보였던 제품을 유럽의 가전제품 딜러와 취재진 등에게 소개하는 대규모 이벤트였다. OLED TV는 전류를 흘리면 스스로 빛을 내는 유기 물질로 화면을 만든 제품이다. 기존 액정(LCD) TV보다 화사하고 잔상도 남지 않기 때문에 차세대 TV로 불린다. 현재 시판되고 있는 발광다이오드(LED) TV는 액정 뒤에서 빛을 내는 백라이트유닛을 기존의 형광등(CCFL) 대신 LED로 바꾼 것이다. LED TV는 일반 LCD TV보다 얇고 전력소모도 적지만 빛이 액정을 통과하며 색을 내는 방식이어서 화질에서 OLED TV와 비교하기 어려웠다. 단점은 비싸다는 것이다. LG는 이날 공개한 55인치 모델(55EM9600)을 올해 하반기에 1000만원 정도에 내놓을 계획이다. 점차 가격이 내려가겠지만 일단은 LED TV의 두 배 이상이다.

 현재 전 세계 가전제품 업체 중 OLED TV를 양산하는 능력을 갖춘 곳은 삼성과 LG전자 두 곳뿐이다. LG전자 유럽본부 대표인 조성하 부사장은 “일본 업체도 개발 중이지만 시판까지는 3년 정도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LG전자는 화이트 OLED에 컬러필터를 씌워 색을 내는 화이트OLED 방식을 채택했다. 화소마다 적·녹·청을 내는 OLED를 배치하는 삼성 방식에 비해 화질은 다소 떨어지지만 생산성이 높아 대량 생산에 유리하다. 이 제품은 최근 한국 멀티미디어 기술대상 대통령상을 받았다.

 LG전자는 3D 평판 TV 시장에서 선두 삼성전자를 맹렬히 추격하고 있다. 지난해 초까지만 해도 시장 점유율 면에서 34%대 8%로 크게 뒤졌으나 올해 1분기에는 25%대 16%로 간격을 좁혔다. LG전자는 OLED TV로 전세 역전을 기대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스마트폰은 몰라도 TV만큼은 삼성에 질 수 없다는 분위기가 회사 내에 널리 퍼져 있다”고 말했다. LG전자의 전신인 금성사는 1966년 일본 히타치사와의 기술 제휴로 처음으로 한국산 TV를 만들었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장미의 이름’의 감독 장자크 아노는 “모든 사람이 기다리던 뛰어난 화질의 TV”라며 “한 대가 아니라 여러 대를 사야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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