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제주 ~ 평양만큼 떨어진 거리서 …아리랑 3호, 승용차 종류 식별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3면

‘아리랑 3호’를 탑재한 H2A 로켓 21호기가 18일 오전 1시39분 일본 가고시마현 다네가시마 우주센터에서 발사되고 있다. [가고시마 교도=연합뉴스]

‘주력 전력 40.3V, 위성 회전율 0.02~0.03…’.

 18일 오전 3시18분18초 대전시 대덕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위성종합관제실. 지상 685㎞의 상공을 돌고 있는 아리랑 3호 위성으로부터 정보가 쏟아져 내려오기 시작했다. 약 10분간에 걸친 지상국과 아리랑 3호 위성 간의 교신 결과 태양전지판도 활짝 펴졌고, 자세제어기도 제대로 작동되는 등 모든 것이 정상이었다. 그 순간, 종합관제실을 가득 메운 연구원들은 일제히 박수를 치며 환호했다.

 우리나라 세 번째 다목적 위성인 아리랑 3호가 18일 오전 1시39분 일본 가고시마(鹿兒島)현 다네가시마(種子島) 우주기지에서 일본 우주로켓(H2A)에 실려 발사된 지 약 1시간40분 만에 성공적인 궤도 진입과 정상 작동이 국내 지상국에서 확인된 것이다. 이로써 우리나라는 첩보위성으로도 손색이 없는 아리랑 3호와 아리랑 2호 등 고성능 지상관측위성 두 기를 동시에 운영하게 됐다. 한반도 상공에 아주 밝은 ‘우주의 눈’을 띄워 놓은 셈이다.

 아리랑 3호 위성은 발사 뒤 4년 동안 685㎞(대략 제주~평양 거리)의 우주에서 매일 지구를 14바퀴 반씩 돌며 지상의 승용차가 대형인지 소형인지까지 구분할 수 있을 정도의 영상을 촬영하게 된다. 본격적인 임무 수행은 앞으로 3개월간의 시험 운영을 거친 뒤부터다.

 2006년 7월 발사한 아리랑 2호 위성이 한반도를 촬영하는 시각은 매일 오전 10시30분 전후 약 10분, 아리랑 3호 위성은 매일 오후 1시30분 전후 약 10분씩이다. 아리랑 2호가 3호에 비해 카메라의 성능이 떨어지기는 해도 서로 지상관측의 공백을 줄일 수 있는 효과가 크다.

 아리랑 3호 개발 책임자인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최해진 박사는 “위성 본체와 고성능 카메라를 우리나라 주도로 개발한 첫 위성이 아리랑 3호”라 고 말했다.

 아리랑 3호 발사는 한반도 상공에 우리의 손으로 전천후 위성 지상 감시망을 촘촘히 구축하는 신호탄이기도 하다. 교육과학기술부는 올해 레이더를 장착한 아리랑 5호와 적외선 카메라를 장착한 과학기술위성 3호를 우주 궤도에 올릴 계획이다. 또 적외선 카메라와 해상도 55㎝급 초고해상도 광학카메라를 장착한 아리랑 3A호, 해상도 높은 레이더를 장착한 아리랑 6호도 개발 중이다. 이들이 우주에 올라가면 비가 오나 밤이나 낮이나 지상을 손금 보듯 할 수 있는 위성 관측망 체제가 갖춰진다. 평상시에는 환경과 과학 등에 활용하지만 유사시에는 북한군의 동태를 면밀하게 추적할 수 있는 국군의 ‘눈’ 역할을 할 수도 있다.

박방주 과학전문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