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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 11시까지 LED 조명 … 황홀한 여수의 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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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여수엑스포의 야경이 잊혀지지 않을 것 같다. 낮의 전시가 청정 남해 바다와의 어울림이라면 밤의 전시장은 각각의 건물에서 쏘아대는 LED 조명의 경연이다. 야경은 여수엑스포의 별미다. 행사장에서 가까운 여수의 명물 오동도와 연결된 다리 위에서 바라본 엑스포의 불빛은 홍콩의 야경마저 떠올리게 한다. 여수엑스포의 불빛은 밤 11시까지 밝혀진다. 전시장 건물의 퇴장시간은 오후 8~9시이지만 건물 밖 야경은 밤 11시까지 감상할 수 있다.

 박람회장 내 가장 높은 수직구조물인 스카이타워(73m)는 전체를 내려다볼 수 있는 전망대다. 스카이타워는 폐사일로(버려진 시멘트 저장고)를 재활용했기에 낮에는 언뜻 우중충한 느낌을 주지만 저녁이 되면 조명 빛을 받으면서 새롭게 다시 태어난다. 특히 스카이타워 외곽에는 초대형 파이프오르간이 건물을 휘감듯이 설치돼 있는데, 두 명의 피아니스트가 30분 간격으로 음악을 연주한다. 이는 해상무대에 설치된 빅오(Big-O)의 멀티미디어 쇼와 음악이 어우러지면서 그야말로 ‘엑스포 황홀경’이 연출된다.

 엑스포는 진화하고 있다. 특정한 제품이나 기술을 노골적으로 홍보하지 않는다. 문명의 지속가능성, 환경파괴 문제 등 보편적 가치에 대한 폭넓은 관심을 표현하려고 한다. 이 같은 현상은 기업관에서 잘 발견된다. 삼성, 현대자동차, LG, SK텔레콤, 포스코, 롯데, GS칼텍스 등 7개 기업이 독립적으로 각각의 기업관을 설치했다.

 정부가 주관하는 주제관, 한국관 등과 달리 기업관은 독립적으로 운영된다. ‘살아 있는 바다, 숨쉬는 연안’이라는 여수엑스포 전체의 주제는 기업관에서도 관통된다. 거기에 더해 기업관에서 공통적으로 발견되는 특징은 대체로 사회적 공감과 소통을 중시하는 방식으로 구성했다는 점이다. 기업은 경쟁이 덕목이다. 그와 동시에 이웃 배려의 공동체적 삶을 소홀히 해선 인류의 미래가 없다는 시대정신에 동참하려는 의지의 표현으로 읽혔다.

 전시의 형식은 첨단 디지털 영상물이 대세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현란한 영상에 환경과 공존의 가치를 담았다. 바다와 인류의 미래를 주제로 한 변주곡이 각기 다양한 방식으로 표현된다. 주제관, 기업관, 국제관 모두 그러했다. 디지털 영상 제작의 완성도가 조금씩 차이가 나고, 아날로그적 요소를 결합한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이었다.

 신중현이 작곡한 ‘아름다운 강산’을 1000명이 각각의 삶의 현장에서 합창하는 모습을 담은 영상물(SK텔레콤), 배 모양으로 설계한 전시장 속에서 해상도 높은 디지털 기술과 퍼포먼스를 잘 결합시킨 영상(삼성), 사람과 자연의 소통과 공존을 표현한 멀티미디어쇼(포스코), 환경이 더욱 중시되는 녹색 비전을 담은 3D 영상(LG), 한국관에 설치된 돔 영상관 등이 결코 놓치지 말아야 할 영상 관련 기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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