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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가 보니 … 중국은 일시 부진, 인도는 장기 불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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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신흥 자동차 시장의 양대 산맥, 인구 13억 명의 중국과 12억 명의 인도. 이곳에선 2006년 이후 꾸준히 두 자릿수 이상이던 자동차 판매 성장률이 지난해 한 자릿수로 꺾이며 둔화세로 접어들었다. 이에 따라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 당시 중국과 인도에서의 약진을 발판으로 글로벌 톱5로서의 입지를 다진 현대·기아차가 새로운 전략을 모색하고 있다.

10일 본지가 입수한 내부 전략 보고서 ‘어려워진 신흥 양대 시장 중국과 인도, 차별화 전략으로 위기 돌파’에 따르면, 올해 판매 전망이 모두 어두운 양국에서의 해법은 달랐다. 중국의 둔화세는 일시적으로 보는 반면, 인도의 불확실성은 장기적일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중국에선 생산시설을 늘려 수요 증대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전략을, 인도에선 외형을 늘리기보다는 신차 출시와 고급화를 통해 브랜드 이미지를 제고하는 전략을 택하기로 했다. ‘중국-양적 성장, 인도-질적 성장’을 전략으로 내세운 것이다.

 중국에선 글로벌 경기 침체를 겪은 2008년을 빼곤 2006~2010년 연평균 30% 이상(승용차 기준)의 판매 증가세를 보였다.

그러나 지난해엔 7.3% 성장에 그쳤고, 올 1분기엔 마이너스 성장으로 돌아섰다.

 그러나 보고서는 중국의 판매 둔화가 길어지지 않을 것으로 봤다. 중국 정부의 기준금리 인상과 신차 구입지원 정책 폐지가 겹쳐 올해 중국 자동차 시장의 증가율은 4%대로 전망(중국자동차협회)했지만 향후 성장성은 여전히 크다는 것이다. ▶선진국과 비교해 높은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상용차에서 개인적인 용도로의 승용차 구매행태 변화 ▶중서부 내륙지역 고성장이 주요인으로 꼽혔다. 특히 중국 관영 정보센터인 SIC는 중국 승용차 시장을 2014년 1793만 대, 2015년 1960만 대로 예측했다.

지난해 기준 1200만 대 시장이 수년 내 2배로 커진다는 얘기다. 따라서 현대·기아차는 증가하는 수요를 선점하기 위해 생산규모를 늘리기로 했다. 중국 시장 판매 100만 대를 넘어선 현대·기아차는 현재 103만 대의 생산규모를 공장 증설로 173만 대까지 확보한다는 구상이다. 올 하반기 준공 예정인 현대차 3공장(40만 대 규모)과 하반기 착공 계획인 기아차 3공장(30만 대 규모)이 그 주역이다.

 2009년 17.7%, 2010년 32.1%(트럭 제외)로 고공 비행하던 인도의 자동차 판매도 지난해 5.2% 느는 데 그쳤다. 유럽 금융위기의 여파를 직접 받은 것 외에 기준금리 인상, 휘발유 보조금 축소 정책 등이 원인이 됐다. 인도자동차협회는 올해 자동차 판매 성장률을 5.9%로 예측했다.

그러나 인도 자동차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글로벌 메이커들의 경쟁은 치열하다. 인도 최대 업체인 스즈키마루티는 13억 달러를 투자해 연간 생산 가능 대수를 100만 대로 늘리기로 했다. 도요타, 포드, GM은 총 60억 달러를 풀어 2015년까지 현재의 2배 수준인 600만 대 생산설비를 갖추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하지만 현대차는 인도 시장의 불확실성이 쉽게 해소되지 않아 판매 둔화세가 상당 기간 이어질 것으로 봤다. 그래서 공장 증설을 통해 판매량을 늘리기보다는 신차 및 전략 차종 출시와 브랜드 이미지 고급화 전략에 주력하기로 하고 전략 차종인 ‘이온’을 선봉장으로 내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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