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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남철수 공 세운 김백일 장군 동상, 법원 “철거 말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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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흥남 철수 작전 때 민간인 피란을 도왔지만 친일 행적 때문에 철거 논란이 일었던 김백일(1917~51) 장군 동상(사진)이 거제포로수용소 유적공원에 그대로 서 있을 수 있게 됐다. 창원지법 제1행정부는 10일 흥남철수작전기념사업회(회장 황덕호)가 거제시장을 상대로 낸 ‘동상 철거 명령 취소’ 소송에서 “거제시는 철거 명령 처분 등을 취소하라”고 원고 승소 판결했다.

 경남도는 김 장군의 동상이 1983년 문화재자료 제99호로 지정된 포로수용소 유적공원 ‘PX 잔존시설’에서 270여m 지점에 위치해 문화재 영향검토 기준인 300m 이내에 포함돼 있다며 거제시에 원상 복구하라고 통보했었다. 거제시는 이에 따라 기념사업회에 김 장군의 동상 철거 명령을 내렸다. 그러나 재판부는 이날 “기념사업회 쪽에 문화재 영향 검토 신청 의무가 있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김 장군은 1950년 10월 1일 국군 최초로 38선을 돌파(당시 육군 1군단장)하고, 같은 해 12월 흥남 철수 작전 때 미군을 설득해 피란민 9만여 명을 선박에 승선시켰다. 덕분에 피란민들은 부산과 거제도로 안전하게 대피할 수 있었다. 기념사업회는 김 장군을 호국인물로 평가해 지난해 5월 27일 거제포로수용소 유적공원에 동상을 세웠다.

 하지만 김 장군이 항일독립군을 토벌한 간도특설대 창설에서부터 부대 해산 때까지 근무하는 등 친일 행적이 알려져 거제시민단체연대협의회 등 시민단체의 반발을 사 철거 논란이 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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