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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동수 “정유사 과점 아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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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1면

허동수 회장

허동수(69) GS칼텍스 회장은 10일 전남 여수에서 열린 문화예술공원 ‘예울마루’ 개관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정부의 ‘정유사 과점론’에 대해 “개인적으로 국내 정유사는 과점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반박했다. 최근 정부는 국내 4대 정유사의 과점을 깨겠다며 삼성토탈을 알뜰주유소 사업에 참여시켰는데, 허 회장의 이번 발언은 이에 대한 노골적 반박이어서 주목된다.

 허 회장은 “아시아에서 영업 중인 수많은 정유사 사이에서 오히려 역차별적인 수출입 거래가 일어날 수 있는 여건이기 때문에 과점이 아니다”고 이유를 밝혔다. 그는 또 “과점이나 독점은 문호가 완전히 막혀 있을 때 하는 이야기”라며 “국내 정유사 수가 많은지 적은지는 주관적인 문제”라고 덧붙였다. 현재 국내 정유시장은 GS칼텍스를 비롯해 SK이노베이션·현대오일뱅크·에쓰오일 4개사가 주된 사업자로 영업 중이다.

 허 회장은 정유업계의 현황과 관련, “정유사업은 박리다매 구조이기 때문에 L당 기름값을 10∼20원씩 내려도 소비자는 피부로 느끼지 못하지만 정유사들은 1년에 6000억, 1조2000억원씩 손해를 본다”며 “이런 정책이 지속되면 정유사의 경쟁력은 완전히 사라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실제로 인도네시아에 이런 예가 있다”며 “자국의 정유사들은 없어지고 100% 수입하는 형태로 가면서 결과적으로 비용만 더 올라간 결과를 낳았다”고 지적했다.

 고유가 시대의 해법에 대해 허 회장은 “정유업계와 주유소 등이 함께 힘을 합쳐 극복해 나가는 것이 현명한 방법”이라며 “기름은 국민생활과 산업발전에 밀접하게 연관돼 있기 때문에 고유가가 지속되면 소비를 억제하고 에너지 수입을 줄이는 걸 우선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여수=조혜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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