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리포트] 갑자기 빈혈 증세 땐 검진을 … 내원환자 503명 중 31명이 암 진단

갑자기 빈혈이 생겼다면 서둘러 암 검진을 받아야 할 것 같다.

　가톨릭대 부천성모병원 이기현(혈액종양내과) 교수팀은 최근 5년간 빈혈 증세로 내원한 환자 총 503명(남성 63명, 여성 440명)을 추적 관찰했다. 그 결과 31명이 암으로 진단을 받았다. 이는 전체 환자의 6.2%로 16명 중 1명꼴이다. 특히 65세 이상에선 81명 중 17명(21%)이 암으로 진단받아 높은 빈도를 차지했다. 이는 전체 암 진단 환자 31명 중 약 55%를 차지한다. 암으로 진단된 비율은 남성이 25.4%(16명)로 여성 3.4%(15명)보다 7.5배 높았다. 암 종류는 대장암·혈액암·비뇨생식계암·위암 순으로 나타났다.

　암은 포식자다. 무한증식을 하며 다른 세포보다 더 많은 산소와 영양소를 빨아들인다. 암덩어리는 자신의 세력을 키우기 위해 ‘신생 혈관’을 만들어 혈액을 끌어들인다. 흥미로운 것은 이 신생 혈관이 다른 혈관보다 혈관벽이 약하다는 것. 따라서 작은 충격이나 자극에도 쉽게 출혈을 일으킨다. 암에 걸리면 혈관이 만성 출혈을 일으키고, 그 결과 빈혈 증상이 나타나는 것이다.

　암이 빈혈을 일으키는 이유는 또 있다. 혈액을 만드는 데 필요한 일부 영양소가 제대로 흡수되지 않거나 혈액을 만들어내는 기관이 망가져 빈혈을 유발할 수 있다.

　문제는 빈혈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며 방치하는 것이다. 빈혈의 대표 증상인 어지럼증의 원인이 다양한 데다 여성은 생리로 인해 빈혈이 흔하기 때문이다. 다음은 대표적인 빈혈 증상이다.

　▶앉았다가 갑자기 일어날 때 어지럽다 ▶피부가 창백해지고 누렇게 뜬다 ▶손톱과 발톱이 잘 부러진다 ▶집중력이 떨어지거나 가슴이 답답해지는 것을 자주 느낀다 ▶무기력하고 만성피로가 있다 ▶이유 없이 호흡이 곤란하다 등이다.

　이기현 교수는 “단순 빈혈로 생각되더라도 26%는 질병이 숨어 있을 가능성이 있다”며 “나이가 많을수록, 게다가 남성이라면 빈혈 증세를 소홀히 여기지 말고 서둘러 전문의를 찾을 것”을 당부했다.

고종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