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핏이 발굴한 탁구 천재소녀, 미 올림픽대표 됐다

중앙일보

입력 2012.05.03 00:13

업데이트 2012.05.03 0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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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애리얼 싱

‘오마하의 현인’으로 불리는 버크셔해서웨이의 워런 버핏이 75번째 생일을 맞은 2005년. 그의 브릿지게임(카드게임의 일종) 스승이자 친구인 샤론 오스버그는 버핏을 위해 깜짝 이벤트를 준비했다. 탁구광인 버핏을 놀래주기 위해 미국 캘리포니아주 탁구 코치에게 소녀 탁구선수를 초빙해 달라고 부탁한 것이다. 코치는 ‘눈치도 없이’ 당시 10세 이하 주니어 탁구 챔피언이었던 9살짜리 애리얼 싱을 데려갔다. 탁구라면 한가락한다고 믿었던 버핏은 이 소녀에게 톡톡히 망신을 당했다. 그렇지만 버핏은 싱에게 홀딱 반했다.

2년 뒤 버핏은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에 사는 싱의 가족을 네브래스카주 오마하에서 열린 버크셔해서웨이 주주총회장에 초대했다.

 버핏은 싱을 자선기금 마련 행사에 데려갔다. 싱을 이기는 사람에겐 큰 상을 주겠다고 말했다. 11살짜리 소녀를 얕잡아본 수십 명이 앞으로 나섰다. 그 중엔 마이크로소프트(MS)의 빌 게이츠 회장도 끼어있었다. 게이츠 역시 집에다 서브 넣는 기계까지 갖춰놓고 연습했을 정도로 탁구를 좋아했다. 그러나 이날 게이츠는 싱에게서 단 한 점도 따내지 못하고 완패했다. 게이츠뿐 아니라 싱과 상대한 VIP 손님 모두 한 점도 올리지 못했다. 이후 싱은 버크셔해서웨이 주주총회의 자선기금 마련 행사에 단골 초대손님이 됐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일(현지시간) 전했다.

 버핏의 총애를 받아온 싱은 지난달 20일 런던올림픽 북미지역 탁구예선전에 미국 대표로 출전해 당당히 본선 진출권을 따냈다. 그의 현재 랭킹은 18세 이하에선 미국 1위, 전체로도 2위다. 각각 중국과 대만에서 이민 온 싱의 부모는 애초 딸의 운동을 만류했다. 공부에 지장이 있을까 걱정해서다. 싱은 전과목 A학점을 받았을 정도로 학업성적도 우수했다. 11학년(한국 고교 2학년)이 된 싱은 요즘 오는 6월 예정된 미국대학 수학능력시험(SAT) 공부에 몰두하고 있다. 스탠퍼드대에 진학하기 위해서다. 버핏은 “싱을 처음 본 순간 천재임을 금방 알아봤다”며 “싱이 2012년이든 2016년이든 올림픽에 출전하면 반드시 응원 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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