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화 불매…'메이드 인 재팬' 日기업 수난

중앙일보

입력 2005.03.19 07:42

업데이트 2006.06.14 00:33

지면보기

종합 11면

지난 17일 서울 독립문 앞에 모인 서울흥사단 등 시민단체 회원들이 일본 우익교과서를 후원하는 일본기업 제품에 대한 불매운동을 벌이고 있다.김태성 기자

일본의 독도 영유권 주장과 역사 왜곡 교과서 문제의 불똥이 한국 내 일본 기업들한테 튀었다. 시민단체와 네티즌들이 일본 제품 불매운동을 벌이는가 하면 부산에서는 일본 자동차 업체가 주차장에 세워둔 차량에 대한 방화사건까지 발생했다. 이에 따라 국내에 진출한 일본 기업들은 위기관리팀을 구성하는 등 긴장하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18일 오전 4시30분쯤 부산시 수영구 광안동 혼다자동차 판매영업소 주차장에서 고객 시승용 혼다 어코드3.0에 누군가 불을 지르고 달아났다. 범인은 뒷바퀴 주변에 쓰레기를 모아놓고 방화했으나 불은 바퀴 뒤 흙받이만을 태우고 꺼졌다. 범인은 주차장 입구 바닥에 붉은 스프레이로 "일본차를 팔고 사면 가만두지 않겠다"는 내용의 글을 남겼다. 경찰은 범인이 일본의 독도 영유권 주장 등에 분개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고 있다.

일본 상품 불매운동도 확산하고 있다. 부산여성NGO연합회는 18일 성명에서 "독도를 지키려는 한국인의 단호한 의사를 보여주기 위해 불매운동에 나선다"고 밝혔다. 지난 17일에는 흥사단과 재경독도향우회원 50여 명이 서울 홍제동 독립문 앞에 모여 "역사 왜곡 교과서 편찬을 지원한 일본 기업을 대상으로 불매운동을 벌이겠다"고 발표했다.

디시인사이드(www.dcinside.com) 등 인터넷 전자제품 정보 사이트 게시판에도 일본 것을 사지 말자는 글이 줄줄이 올라왔다. 한 검색 포털의 게시판에는 '밖에 놓인 일본 제품에 생채기를 내겠다'는 협박성 글이 게재됐다.

국내의 일본 기업들은 불매운동이 앞으로 제품 판매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고 대책을 마련 중이다. 렉서스 관계자는 "극소수지만 오늘 일부 차량 계약이 취소됐다"면서 "앞으로 주위 여론을 의식해 일본 제품 사기를 꺼리는 고객이 늘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사무기기업체 한국후지제록스는 한국 법인의 사장.부사장 등과 일본 본사 경영진으로 위기관리팀을 구성하고 한.일 간에 연락을 하며 대응책을 논의하고 있다.

일부 기업은 일본 본사가 왜곡 교과서 편찬을 지원한다는 소문 때문에 홍역을 앓고 있다. 한국후지제록스, 디지털카메라회사 올림푸스, 전자기기회사 파나소닉은 18일 본지 기자와의 통화에서 "일부 방송이 그렇게 보도했으나 전혀 사실이 아니다"며 "일본 교과서 개정 홈페이지(www.tsukurukai.com)의 후원자 명단에 우리는 없다"고 밝혔다.

최준호.정강현 기자<joonho@joongang.co.kr>
사진=김태성 기자 <ts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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