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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둡고 묵직하다, 올 음악 주류는 덥스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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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유럽·미국에서 인기인 덥스텝을 차용한 한국 가요가 늘고 있다. 미니앨범 ‘터치’의 수록곡 ‘록앤룰’에서 덥스텝을 차용한 걸그룹 미스에이. 왼쪽부터 지아·민·페이·수지. [사진 JYP엔터테인먼트]

덥스텝(Dub Step)이 2012 대중음악을 달구고 있다. 덥스텝은 최근 영국·캐나다·미국 등지에서 폭발적 반응을 얻고 있는 일렉트로닉 음악 장르. 우리 가요계 관계자들도 하우스 뮤직·셔플 댄스의 뒤를 이을 음악으로 덥스텝을 주목하고 있다.

 덥스텝은 2002년 영국 남부에서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변화와 발전을 거듭해 현재의 강하고 묵직한 사운드로 발전했다. 덥스텝이 부상한 데는 로커 출신의 미국인 DJ 스크릴렉스(Skrillex)가 큰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된다. ‘덥스텝의 제왕’이라 불리는 그는 2010년 12월 ‘스캐리 몬스터스 앤 나이스 스피리츠(Scary Monsters And Nice Sprites)’ 앨범으로 덥스텝의 매력을 세계에 알렸다.

 2010년은 해외에서도 덥스텝이 주류 음반시장에 처음 진입한 해이기도 하다. 그룹 마그네틱 맨(Magnetic Man)의 ‘아이 니드 에어(I Need Air)’가 그 해 6월 영국 싱글차트 10위에 랭크된 것. 지난해 10월 영국의 대표 밴드 콜드플레이도 앨범 두 번째 싱글인 ‘파라다이스’ 도입부에 덥스텝 요소를 녹여냈다.

 국내에 덥스텝을 가장 먼저 사용한 곡은 지난해 여름 현아(포미닛)가 발표한 ‘버블팝(Bubble Pop)’이 꼽힌다.

 신사동호랭이가 작곡한 이 곡은 2분 20초부터 급격히 느려지며 무겁고 강렬한 사운드의 간주가 약 30초간 이어진다. 걸그룹 f(x)는 지난해 연말 한 가요시상식에서 히트곡 ‘피노키오’를 덥스텝 버전으로 선보이기도 했다.

 특히 올해 들어 덥스텝을 차용한 곡이 크게 늘고 있다. 틴탑의 ‘미치겠어’ 리믹스 버전, 원더걸스의 ‘더 디제이 이즈 마인(The DJ is Mine)’, 미료(브라운아이드걸스)의 ‘리벤저(Revenger)’, 미스에이의 ‘록앤룰(Rock n Rule)’, EXO-K의 ‘머신(Machine)’ 등이다.

뉴이스트

 신인 남성 5인조 뉴이스트는 덥스텝을 전면에 내세웠다. 타이틀곡 ‘페이스(Face)’, 인트로곡 ‘NU, Establish, Style, Tempo’ 두 곡에 사용했다. 무겁고 남성적이며 강한 느낌이다. 뉴이스트의 소속사 플레디스는 “2012년 가요계에 덥스텝 열풍이 불 것으로 예상해 이를 전격 반영했다”고 말했다.

 ◆국내 첫 덥스텝 음반=지난달엔 국내 최초의 덥스텝 장르 앨범도 나왔다. 뮤지션 포틀래치(Potlatch·본명 김정용·41)의 ‘더 사인(The Sign)’이다. 11곡을 덥스텝으로 채웠다. 1번 트랙 ‘아일(Isle)’과 3번 트랙 ‘알바트로스(Albatros)’는 어둡고 주술적인 분위기 속에 묵직한 덥스텝 비트와 베이스가 절묘하게 어우러진다. 4번 트랙 ‘워블 블루스(Wobble Blues)’는 덥스텝의 핵심 요소인 워블 베이스(떨리는 베이스)를 제대로 표현했다.

 포틀래치는 2001년 미국 앰비언트 음악(환경의 일부로서 자연스럽게 청취하게 되는 소리나 음악) 전문 음반사에서 첫 음반을 낸 뒤 주로 외국에서 활동해 왔다. 그는 “덥스텝은 올해 한국에서 가장 주목받는 음악 장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SM엔터테인먼트 이성수 팀장은 “덥스텝은 K-POP의 장점 중 하나인 강력한 퍼포먼스를 연출하는 데 적합하다. 늘 새로운 것을 원하는 대중의 요구와도 부합해 올해 덥스텝을 활용하는 팀이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덥스텝=사운드로는 덥(Dub), 리듬으로는 ‘투 스텝(2step)’이 결합된 일렉트로닉 장르다. ‘일렉트로닉계의 헤비메탈’로 불린다. 덥은 매우 낮은 주파수의 강력한 베이스와 울려 퍼지는 드럼, 둔탁하고 느린 템포의 사운드를 말한다. 투 스텝은 두 박자를 쪼개 4분의 4 박자를 만드는 것을 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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