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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자컴퓨터란 무엇인가? [3]

중앙일보

입력

양자컴퓨터가 이렇게 믿을 수 없을 만큼 빠르게 계산을 수행할 수 있는 비결은 과연 무엇인가? 이는 기존의 컴퓨터와는 다르게 양자컴퓨터는 중첩의 원리(principle of superpositon of states)에 의해 작동을 하기 때문이라고 말할 수 있다. 중첩의 원리란 임의의 상태 Ψ는 물리적인 가측량에 대한 고유상태의 중첩에 의해서 나타낼 수 있다는 양자역학적인 개념이다. 좀 딱딱한 얘기지만 일단 그렇다고만 알아두자.

간단한 양자 시스템은 스핀 1/2의 1개의 입자이다. 이것의 베이시스 벡터는 스핀다운(|↓>)과 스핀업(|↑>)으로 각각 |0>와 |1>로 재표현할 수 있다. 그러한 입자의 상태는 ψ=α|0>+β|1>로 표현할 수 있는데 결론을 먼저 얘기하자면 양자컴퓨터의 계산단위인 큐비트(qubit)란 바로 이런 각각의 확률을 가진 상태(state)들이 중첩된 것을 말한다.

일반컴퓨터의 최소 연산단위인 비트(bit)에 대응하여 큐비트는 양자컴퓨터의 연산단위 즉, 퀀텀 비트(quantim bit)를 의미한다. 양자컴퓨터에서 1바이트는 8개나 16개의 큐비트가 모여서 이루어진다. 이것을 스핀 1/2의 입자가 k개 있을 때로 일반화시킨다면 기저상태는 2의 k승 개가 존재하게 되는데 k가 증가함에 따라 힐버트 스페이스의 차원은 지수함수적으로 증가하게 된다.

여기에 유니터리 오퍼레이션(unitary operation)이란 작업을 수행하는 것이 양자컴퓨터의 계산 과정의 핵심이라 할 수 있겠는데 8개의 큐비트를 한번에 계산하는 양자컴퓨터(일반 컴퓨터로 얘기하자면 8비트 컴퓨터)라면 2의 8승인 256개의 다른 계산을 동시에 처리할 수 있는 것을 의미한다.(이것을 양자 병렬계산(quantum parallelism)이라 한다.)

레이저를 통한 큐비트 설정

보통의 컴퓨터는 전류가 흐르는 상태를 1, 전류가 끊긴 상태를 0으로 하여 8비트 컴퓨터라면 256까지의 계산을 한 번에 하나씩 처리하게 되지만 양자컴퓨터는 그 지수만큼의 수를 동시에 처리하게 되니 얼마나 계산이 빠른지는 비교하기 어려울 정도로 월등한 차이를 나타내는 것이다.

예컨대 일반 64비트 컴퓨터의 경우 한 번에 1개의 64비트 숫자를 처리할 수 있지만 양자컴퓨터는 모든 64비트 숫자들을 단 한번에 처리한다. 즉 2^64 가지의 숫자를 모두 처리한다는 의미인데. 2의 64승은 18,446,744,073,709,551,616으로 64큐비트의 양자컴퓨터는 64비트 일반 컴퓨터보다 18,446,744,073,709,551,616 배만큼 빠르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실로 놀라운 차이가 아닐 수 없다.

이 차이를 체감하기 위해 간단한 비교를 해보자면 일반 컴퓨터가 5천8백억년(백년이 아니라 백억년!)동안 계산해야 될 문제를 양자컴퓨터는 단 1초만에 풀어낸다고 할 수 있다.(2의 64승 초를 3600(시간)x24(일)x365(년)으로 나눠보라)

앞서 얘기한 소인수분해에 근거한 암호체계가 양자컴퓨터 앞에서는 무용지물이 된다는 것을 이제는 실감할 수 있으리라 본다.

물론 양자컴퓨터가 암호를 풀어헤치는데 사용되기 위해서 개발되는 것은 아니다. 이런 엄청난 계산능력으로 비선형 미분 방정식에 기인하는 여러 가지 문제(주가변동이나 날씨의 변화 등)에 좀 더 빠르고 정확한 예측을 할 수도 있으며 생명과학이나 신소재 개발 등에 필요한 시뮬레이션도 보다 복잡한 인자가 첨가된 실제와 가까운 상황을 재현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한 마디로 기존의 컴퓨터로는 시간상의 문제로 불가능했던 계산 영역을 넓힘으로서 새로운 발명과 발견들을 기대할 수 있다는 점이 양자컴퓨터에 과학자들이 그토록 관심을 갖는 이유가 될 것이다.

정구정
자료제공:pcBee(http://www.pcb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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