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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당 과반 막아달라” … “새누리100%결집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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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4·11 총선을 이틀 앞둔 9일 여야 지도부는 서울·수도권을 누비며 지지를 호소했다. 박근혜 새누리당 선거대책위원장이 양천구 목동역 앞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왼쪽). 한명숙 민주통합당 대표가 서대문구 신촌동 연세대 앞에서 투표 참여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김형수·오종택 기자]

투표란 누군가를 뽑기 위해서가 아니라, 누군가를 뽑지 않기 위해 하는 것이란 말이 있다. 누군가를 혼내는 일이 곧 투표라는 얘기는 정치권 속설 중 하나다. 4·11 총선을 이틀 앞둔 9일.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의 유세 컨셉트는 ‘분노’였다. 지지층의 분노를 유발시켜 상대 당에 대한 ‘응징투표’로 이어지게 하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양당은 지지층의 ‘위기감’을 최대한 끌어올리려 했다.

 새누리당 박근혜 선대위원장은 이날 서울 서부지역과 인천·김포·군포·과천 등지를 다니며 ‘거대 야당 심판론’을 강조했다. 야권의 과반 의석을 견제해 달라는 호소였다. 그는 영등포구 신길동 유세에서 “두 거대 야당(민주당과 통합진보당)이 다수당이 돼 연일 이념투쟁과 정치투쟁을 하는 최악의 국회는 막아야 되지 않겠는가. 거대 야당의 위험한 폭주를 막아 달라”고 말했다.

 잦은 악수로 인한 통증으로 오른손에 붕대를 감은 그는 “한 야당(민주당)은 자신들이 여당일 때 국익이라며 추진했던 FTA(자유무역협정)를 폐기하고, 안보를 지키기 위해 자신들이 꼭 필요하다고 시작한 제주 해군기지 건설도 폐기하겠다고 공약했다”며 “이 야당과 연대하고 있는 또 다른 야당(진보당)은 한미동맹 해체, 예비군 폐지, 대기업 해체, 주한미군 철수를 공약했는데, 두 당 연대가 다수당이 되면 국제사회에선 왕따가 되고 안보는 유례없는 혼란과 위기를 겪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용민 막말’도 이틀째 거론했다. 그는 “야당의 한 후보가 여성과 노인, 특정 종교에 대해 차마 입에 담을 수 없는 막말을 한 게 문제가 되고 있는데 자라나는 애들이 뭘 보고 자라겠느냐”고 되물었다.

 민주당 한명숙 대표는 오전 5시 가락동 농수산물시장을 시작으로 48시간 유세에 돌입했다.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한 그는 “이명박 정권과 새누리당은 한 몸이 돼 변화에 저항하고 있고 새누리당 지지층은 거의 100% 결집했다”며 “지금은 자칫 지난 4년간 절망의 시간이 반복될 수 있는 비상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명박 새누리당 정권 4년간 얼마나 힘들었느냐”며 “이번에 바꾸지 못하면 또다시 부자 감세, 국민 사찰, 민생대란으로 중산층과 서민의 삶은 무너져 내리고 우리 아이들의 미래는 어둡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 대표는 오전엔 연세대 정문 앞에서 젊은 층에게 투표 참여 캠페인을 벌였고 밤늦게까지 서울·경기·인천·충남 지역의 접전지를 돌았다. 또 이날 당 MB·새누리국민심판위원회는 민간인 불법사찰 당시 이영호 전 청와대 비서관이 증거 인멸을 위해 사용한 대포폰에 현 정권 실세였던 박영준 전 지식경제부 차관과 통화한 기록이 있다며 박 전 차관의 개입 의혹을 제기했다.

 한편 막말 파문의 장본인인 김용민(서울 노원갑) 후보는 이날 ‘나는 꼼수다(나꼼수)’에 출연해 “완전히 발가벗겨진 상태가 됐다. 걸레가 돼서라도 버티겠다”고 했다.

손국희·류정화 기자 <9ke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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